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과음 [過飮, crapulence]

나는 어제 소주를 세잔 마셨다. 과음했다. 겨우 세잔이 과음이냐고 묻겠지만 나의 몸이 알코올을 받아들이는 한계는 소주 딱 두잔이다. 

 

소주를 세잔 마시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이다. 분명히 과음했다.

 

어젯 밤에는 공부방 '다음세대를 위한 친구'의 스텝들과 회식이었다. 스텝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흑돼지를 사서 공부방에서 구웠고 신나게 먹다가 친구 하나가 이제 한창 제철인 과메기를 들고 오는 바람에 흑돼지는 찬밥신세가 되었다.

 

*과메기 : 겨울철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여 건조시킨 것.

 

역시 안주가 맛있으니 술도 많이 먹게된다. 푸핫핫 세잔 먹고 취했다.

 

생각보다 진전되지 못한 우리 공부방 사업과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는 아이들의 풍물 수업을 걱정하면서 빈병이 자꾸만 쌓여갔다. 결국 2차까지 열대여섯병의 소주를 비우는 동안 나는 자그만치 세잔의 소주를 비웠다.

 

 

나는 어젯밤 최선을 다해 마셨다.

 

'술마시고 싶을 땐 한번쯤은 목숨을 내걸고 마셔보거라.' 라는 민중가요의 한 구절을 떠올리면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