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문제점

'프랑스 핵재처리 시설을 통해 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문제점' 이라는 제목의 세미나에 갔었다. 프랑스 활동가를 초청해서 이미 방폐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핵연료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작년만해도 방폐장만 따오면 지역경제가 확~ 달라진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온 도시가 미친 것 처럼 들썩거리다가 결국 90%에 가까운 압도적 찬성으로 방폐장 유치에 성공한 경주의 지역 민심은 이제 완전히 역전되었다. 그리고 지금에와서야 핵연료의 위험성에 대해 진지하게 돌이켜보는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초청 세미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Reversibility (가역성) 이다.

가역성이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폐기물을 꺼내올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한 여부를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 활동가의 연구로는 기술이 발전하여 핵폐기물을 꺼내어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삼중수소 등의 오염으로 이미 황폐화 되어버린 방폐장 지역을 원상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임시저장이라는 명목으로  핵폐기물을 콘크리트 덩어리로 감싸고 있는 것은 영원히 회복 불가능한 위험지대를 자꾸 만들어가는 것 일 뿐이라는 결론.

 

나는 방폐장 건설을 국민투표로 결정한 것에 대해 기본적인 의문을 갖는다. 자신들이 살아 생전에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그렇게 무책임하게 한번의 투표행위로 결정해도 되는 것인지? 후손 몇대에 걸쳐 핵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지닌 국토에 살게 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일을 후손들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마음대로 결정지어 놓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묻고 싶은 충동이 막 생겼다.

 

아마 경주지역의 반핵 운동은 투표행위에 참여했던 그 손가락들의 책임을 묻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