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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태안

태안을 다녀왔다.  몇천, 몇만명의 자원봉사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참담한 현장이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심각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참담한 현실에 대한 탄식과,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함이 짬뽕이 되어 눈물이 찔끔 났다.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이렇게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고도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 책임을 서로 미루기에만 급급해 피폐해져만 가는 주민들의 삶에는 안중에도 없는 자본의 뻔뻔함에 대해 욕하고, 분노하면서도 그저 기름 닦는 것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는 나의 무기력함이 슬프고...

그렇게 복잡한 생각과 감정으로 심란한 일정이었다.

 

#1.  접근이 용이한 곳은 그나마 기름이 많이 제거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택한 현장은 저렇게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험한 곳이었다.  파도리 해안 부근이다.

 

 

 

#2. 해안의 돌들이 거의 기름 찌꺼기에 덮여 저렇게 시커멓다. 마을 주민들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삼이며, 멍게며, 성게 등을 채취하던 삶의 터전이라고 한다. 왠만하면 자리를 옮기지 않는다는 갈매기들이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생명체를 다시 보기위해서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한다.

 

 

#3. 온통 기름 투성이인 해안에서 마을 주민들과 공동작업을 했다. 날씨가 추워 기름이 굳어 작업에 어려움이 많다. 이렇게 몇날 몇일을 닦아야 저 바위의 기름들이 없어질지... 일하는 내내 한숨과 눈물이 났다.

 

 

#4. 하얗던 헌 옷가지들이 조금만 작업하면 저렇게 기름때 투성이가 되고만다. 한자루씩 들고간 헌 옷들이 금새 기름투성이가 되어 모자란다. 이곳 현장에선 헌 옷가지들도 귀중한 자원이다.

 

#5. 오전 몇시간의 작업에도 기진맥진한 우리 일행들. 이곳의 주민들은 70이 넘은 노인들까지 매일 같이 기름 닦는 현장에서 땀흘린다고 한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주어 고맙기만 하다고 말씀하시지만, 바다를 터전으로 생계를 이어 가시던 분들이라 앞날이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시고는 한다.

 

 

 

 

 #6.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별로 힘이 되지 못한 자원봉사 활동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석양이 너무도 아름다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하루 빨리 태안에 다시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생시키고, 아프게한 거대자본 삼성이 제발 진심어린 반성과 책임감 있는 보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에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른 인간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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