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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4
    2009/04/14
    일어나

2009/04/14

나도 내가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안다

 

 

이진명 시인의 시를 읽으며

나는 내가 왜 이렇게 모래처럼

외로운지를 알았다

나도 내가 많이 망가졌음을 안다

그리고 모든 망가지는 것들이 한때는

새것이었음을

 

하지만 나에게 무슨 영광이 있었던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세상을 바라보았으나

사람들은 내가 한쪽 눈으로만 본다고

그래서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다고

세상은 그렇게 일목요연한 게 아니라고

 

네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다른 무엇일 거라고

결코 상상해서는 안된다고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이념을 내려놓으라고

그런데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버릴 수 없는 꿈이 있기에

 

나는 내가 많이 망가졌음을 알면서도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고 우기면서

내가 더 망가지기 전에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아서 그래서

나는 더 외로운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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