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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야기2

아이는 아직도 현실감각이 무척 떨어져있다.

아니, 없다고 해야 하나?

 

두달쯤 전이었나?

아이에게 새 옷을 몇벌 장만해주었다.

요즘 돌아가는 치마가 입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기에

여기 저기 쇼핑몰을 전전해가며 찾아냈다.

(돌아가는 치마란 한바퀴 빙 돌면 치마폭이 확 퍼지는 스타일의 플레어 스커트를 얘기하는 듯하다)

 

선물이라고 건내주고 하나씩 입어보는데

 

"엄마, 고맙습니다, 엄마,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감동의 폭풍이었다.

 

며칠 뒤 할머니댁에 놀러가느라 새로 산 옷을 입히는데

 

"할머니가 깜짝 놀라시겠지? 고모도 깜짝 놀라겠지?"

계속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나; "왜?"

아이 ; "연서가 너무~ 예쁘니까"

 

또 며칠 후 차를 타고 가는데 아이가 요술봉 이야기를 꺼낸다

 

"엄마, 요술봉 알아? 그거 정말 예쁘다! 공주님으로 변신도 한다! 그거 사줘"

"안돼."

"왜? 싫어, 사줘"

"니가 가지고 싶은 걸 다 가질 수는 없어. 연서는 다른 장난감들도 많으니까 그건 안돼"

"아냐 요술봉은 꼭 있어야 돼. 사줘"

"왜 요술봉이 꼭 있어야 되는데?"

"연서는 예쁘니까"

"...(얘야, 왜 그러니)"

 

요즘은 쭉 이런식이다.

식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사촌오빠들이 연서의 이런 발언들에 엄청난 이의를 제기하자

울고불고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몇 살 더 먹었다고 오빠들이 예쁜 거 맞다고 수습해주고... ㅠㅠ

 

자신감이 넘치시니 좋기는 하나,

나중에 좀 커서 자기가 그랬다는 걸 알면 창피하지 않을라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가는 치마 중 하나를 입은 착용컷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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