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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휴일풍경/아기 책/가족/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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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8
    2008/02/18(5)
    일어나

2008/02/18

며칠전 연서가 책과 아가용 교구(? 이런 저런 발달에 좋은 놀이들을 하는 기구라는 거 같은데.. 이걸 뭐라 불러야 하는지 몰라서리...)등을 한 아름 물려받았다.

베이비 몬테소리 시리즈랑 리틀어쩌고 하는 손바닥만한 책 시리즈.

 

글찮아도 책이 몇 권 없어서 단행본으로 몇 권 사줘야 하나, 어디서 물려받을 곳 없나 기웃거려볼까, 엄마들 중고사이트 좀 뒤져봐야 하나하고 있었는데,

(연서는 책을 가지고 잘 노는 편이라서,

웬만한 장난감보다는-그 장난감이라는 것도 몇 개 없어서 사실 비교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보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던지기에도 책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아주 잘 되었다.

전집 종류는 종류도 너무 많고

비싸기는 무진장 비싸서 아예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한동안 고민 안해도 되게 생겼다.

 

근데 이 두가지 책 시리즈를 보니 가족에 대한 그림들이 나와있는 책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둘이 꼭 짜기라도 하듯이 구성이 똑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형, 누나, 나, 아가...

이 가족 구성도 거시기 하거니와 그 역할이라는 것도 요리하는 엄마, 소파에서 신문보는 아빠,

운동 혹은 놀이를 하는 형(오빠), 인형 가지고 노는 누나.

쳇!!

심정 상해서 그 책은 안보여주리라 맘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생각난 건

연서가 보는 실물 가정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요즘 남편이 집에 잘 없기도 하거니와 있는 날에는 주로 연서를 보고 있고,

그 사이 나는 밀린 집안일을 줄창 하고 있다.

부쩍 엄마한테만 매달리는 아이를 데리고 평일에는 하기 힘든 일들을

-주로 이유식 꺼리 준비해놓기인데-

남편이 애를 보고 있을 때 몰아서 하는 거다.

 

불려서 말려놓은 쌀 가루내놓기, 야채 몇가지 다듬어서 데치거나 쪄서 다져놓기,

고기랑 생선 삶아서 다져놓기, 하루 세끼 연서 이유식 준비, 간식 준비 등등을 하고

중간에 우리 밥 준비해서 먹기(둘이 같이 있을 때는 그냥 밥만 해서 냉장고에 있는 반찬

-시엄마한테 얻어온 김치 종류뿐이다..-만 먹기는 좀 그래서 한 두 가지 찌개나 반찬을 하려면

그것도 시간이 좀 걸린다) ,

뒷정리 등등을 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싱크대 앞이나 가스렌지 앞을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집에서도 그러니 자주 가는 시댁은 더하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일하고 남자들은 밥상 차려 놓으면 들고가서 먹고 씽크대 앞으로 다시 상 가져다놓으면 땡.

결혼하고 초반에는 남편이 가끔 설거지도 하고, 시누 남편들도 한 두번 일을 도와주나 싶었는데,

요즘은 당췌 그러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

지난 설에도 일박이일 동안 설거지를 총 여섯번인가 일곱번을 했는데,

그중에 딱 한 번 남편이 도와주는 시늉을 하길래 돌아오는 길에 한마디 했더니

'그랬나?' 하더라.

그랬거든!!

뭐 근데 내가 시댁에서 워낙 하는 일이 설거지 말고는 없으니 시댁가서 크게 뭐라 하기도 뭐하고ㅠ^ㅠ

 

이건 꼭 시댁에 가서만 드는 생각이 아니다.

육아와 가사를 내가 전담하면서 뭔가 삐드덕하는 느낌이 드는데

(물론 여전히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육아를 자기일처럼 하려고 한다. 가사는 청소만 한달에 한 두번)

꼭 찍어서 어떤 게 문제인지 아직 정리가 잘 안된다.

 

여튼 조금씩 혈압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다 어느날 버럭질 한 번 크게 하지 싶다.

그 짓은 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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