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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을 쳤구나.

참고 참고 참다가 결국 질러버렸다.

말 섞기 싫어서라도 그 게시판에는 안 올리려고 했는데...

한밤중, 그거 안하면 딴 거 암것도 손에 안잡힐 거 같애서...

끝내야 할 일을 제 시간안에 끝내야 하니...

뒷감당이 좀 걸리긴 한다만.

뭐 나도 태감독처럼 다시 안보면 그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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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님.
한국독립영화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계시다는 거 다 아는 처지에,
이렇게 딴지를 걸어 죄송합니다.
근데, 글 올리신 거 보니까 할 얘기 있으면 다 해보자 라고 하시는 거 같아서요.

먼저 태감독 글에서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서(태감독이 풀어도 될 것을 오지랖만 넓은 관계로) 짚고 넘어가는 건데요, 저도 동의하는 지점인지라...

1.번은 [실리를 위해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지켜야 할 원칙을, 실리를 위해서 팔아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동의하실지 하지 않으실지 모르나(동의하지 않으니 이명박과의 악수가 정당하다고 얘기하는 거겠지만요), 저는  실리를 잃더라도 지켜야하는 그 최소한의 원칙은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을 만나지 않는거? 맞습니다. 그건 최소한 지켜졌어야 하는 원칙이라고 봅니다.
이명박이 자신의 정치적인 명분과 문화정책적인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극장을 찾았을 때 거기에 구색에 맞춰 그들 부부의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독립영화 지원 폐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다던가, 주무부처 장관인 유인촌을 만나 간담회를 한다던가 하는 것과는 질이 다른 문제입니다.
위의 두 개의 사안과 이명박의 극장나들이에 구색을 맞춰준 것을 연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만나지 못할 이유? 글쎄요, 만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시기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내용을 가지고 만나는 가는 문제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철거민들이 망루에 갖혀 불에 타 죽었습니다. 한달이 넘었는데 그렇게 죽은 철거민들은 폭도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그렇게 학살한 것에 대해 최고 국정책임자인 이명박은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철거민 투쟁에, 일제고사에 반대해서 쫓겨난 교사들에,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장애인과 여성과 환경과 소수자와 이주노동자들...
그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과 소통하려는 게 독립영화라면,
향후 몇 년 제작지원 못받아도, 향후 몇 년 전용극장이 없더라도 이 시기에, 그런 자리에는 나가지 않는게 옳았다는 겁니다.
다시 제작지원 따내고, 전용극장 만들고 그러기 위해서 피곤하더라도 다시 싸워야지요.
여태 그러지 않았습니까?
원칙이고, 명분이고, 최소한의 도리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고, 철거민들 학살한 대통령 한 번 보좌해서 영화보는데 그 옆에서 웃어주고 사진 찍혀주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나서 제작지원 받고, 전용극장 따내면, 그걸로 실리를 챙겼으니 됐다고 하면 운동 뭐하러 합니까?(뭐 제가 운동 운운 하는 것도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만)
만약 그들이 한 번으로는 부족하니, 늬들 영화 자주 봐줄테니 그때마다 나와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사진찍어달라고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실 겁니까?
늬들 원하는 거, 까짓거 돈으로 할 수 있는거 다 해줄테니 파트너쉽 가지고 잘 해보자고 하면 그렇게 하실 겁니까?
그게 사무총장님이 생각하는, 박정숙 인디다큐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 생각하는 독립영화입니까?

아니겠죠. 제가 오바했습니다.

2.번은 뭐... 뭐라 할말이 없고요...

3.번은 사무총장님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나, 시기가 시기인지라 기부를 선언한 시점이 좀 묘하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동료의식이 부족했구나라는 반성이... 뭐 더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한독협 회원도 아닌 주제에, 워낭소리도 못 본 처지에(워낭소리라는 영화 자체와 이 사안과는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논란의 와중에 워낭소리가 도덕적인 치명상(?)을 입는 것 같아 힘들게 작업하셨을 감독께 좀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암말 말고 엎드려 있어야지 생각했는데 지르고 말았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하고 싶은 말 다하겠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명박 부부를 보좌하고 그 청와대 참모들과 떨거지들과 함께 그들의 정치쇼에 놀아난 것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치명적인 실수, 혹은 과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히 공적인 자리에 있는, 그래서 한국독립영화의 대표격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신 박정숙 인디다큐페스티벌 집행위원장께서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을 하셔야 한다고 봅니다.(저도 지난 몇 년 동안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집행위원으로 발을 걸치고 있던 지라 더 그런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무총장께서 강권을 하셨으니, 그리고 이제 또 그분께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그만인가요?
뭐 그렇게 말씀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만, 그래도 자신의 정치적인 행동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 아니면 최소한의 입장표명이라도 기대합니다. 집행위원장님의 행보대로 표현하자면 이명박과의 회동에 참석하신 것은 과연 인디다큐페스티벌에 득이 되었을까요? 실이 되었을까요?

저도 뱀발,
['용산참사책임지고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그 앞에서 외쳤다면 원칙적으로 맞는 건가요?]
=> 라고 물으셨죠? 예. 차라리 저는 그렇게 하는게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더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명박이가 내가 만든 영화를 보러 온다는데 거부하는 게 더 독립영화를 위하는 길이었는지도 모른다는(이것도 언론에서 떠들어줄때 더 효과적인 일이지만) 생각이 드네요.
뭐 저는 능력이 없어서 흥행성공은 꿈 같은 일이고, 더더구나 대통령님께서 제 영화 따위를 보러오실 일은 절대 없을테니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부질없는 일이지만요.

 



>질문1) 도대체 실리를 위해서 지켜야할 원칙이라는 것은 무엇이지요?
>이명박을 만나지 않는 것?
>이명박은 대중들이 알고, 강한섭은 모르니, 문제는 다르다?
>그 논리대로 따지면 대통령을 만나지 말라는 뜻 아닌가?
>만약 노무현은 만나면 괜찮았을까요? 한참 뜨겁게 한미FTA반대 싸움을 진행했고, 그 시발점이 된 사람이 노무현인데? 대중들이 노무현을 알았을까요? 안정숙위원장님을 알았을까요?
>문제는 대통령을 못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인데, 자꾸 대중이 아는가? 모르는가?로 문제를 돌리시네요.
>나도 궁금하네요. 최소한 지켜야할 원칙은 무엇입니까?
>'용산참사책임지고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그 앞에서 외쳤다면 원칙적으로 맞는 건가요?
>실리를 위해서 영혼을 팔았다?
>'워낭소리 보고 싶었는데, 이명박 꼴배기 싫어서 보기 싫어졌다' 어떤 분들이 이렇게 말합디다.
>'꼴배기 싫은 이명박에게 왜 갔냐?' 내가 읽는 모든 행간은 그말 이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것은 제가 잘못 본 겁니까?
>
>질문2) 두 사람만 보호하고, 당혹스러운 독립영화감독에게는 왜 사과나 사죄가 없나?
>앞뒤과정모르고, 앞뒤 상황 다 짤린 기사를 보면서 독립영화감독들에게 당혹스러운 광경을 연출하게 된 점은 백번 사과드리겠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데, 그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
>질문3) 왜 그 시점에서 기부를 운운하느냐? 받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문근영이는 조용히 기부하는데?
>참 동료의식 너무나 없소이다. MB와 영화본 것에 대한 당혹감은 알겠고, 그 기사만 참 많이 보았나 보네요. <우리학교>때 제가 언제 선언하면서 기부한 것 본적 있습니까? <워낭소리>기사만 보셨나보지만, 지금까지 배가 고프던 고프지 않던 상관없이 사회환원에 대한 고민 참 많이 했소이다. 말도 안되는 인간들에게 돈내노라는 전화 엄청 받았소이다. 로또 맞은 사람취급하더이다. ㅋㅋ. 어차피 나중에 기부할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으니, 그냥 선언했소이다.
>선언하고 났더니, 귀찮은 전화 정말 한통도 안오더이다.
>기자들에게 시달리고, 얼굴한번 본적 없는 사람들에게 시달렸는데, 그래도 독립영화함께 한다는 사람들에게 이런 지적까지 받으니, 참 인생 더럽게 살았네? 싶습니다.
>불쌍한 사람 도와준다는 심정으로 기부하는 것은 전혀 아니오나, 뜻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억지로 넘기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소이다.
>
>추신)
>정말 깔끔하게 본인의 의견을 설파하시려거든 위탁사업 맡고 있는 기관에서 절대로 강의도 하지 마시고, 개봉도 하지 마시고, 지원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니 당당하게 사용했던 것 아닙니까?
>세금을 총괄집행하는 총책임자를 못만날 이유는 역설적으로 어떤 이유인지 꼭 알고 싶네요.
>그리고 그게 가능하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도 알고 싶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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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다림 끝에 사무총장님의 입장을 봤습니다.
>>워낭소리 제작자 이전에 한국의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조직의 최고 책임자 입장이 이제야 올라왔습니다. 그 사이 악감정과 오해는 커졌고, 본질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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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을 통해 문제제기가 된 이후, 사무총장님은 기자회견을 한번 하셨고 워낭소리 블로그에 입장 글 두 개를 쓰셨습니다. 논란이 되자 그 바쁜 와중에 일본에서도 글을 쓰셨더군요.
>>
>>대부분의 내용은 명박이를 만나는 것에 대한 당연함을 설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유감정도의 표명도 없었습니다. 급기야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독립영화를 위해 수익의 30%를 내놓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고, 그 논란의 중요한 한 책임이 있으신 분이 사과나 유감은커녕 받겠다는 사람의 의중 따위는 헤아리지도 않은 체 일방적으로 지급을 선언하셨습니다. 그 선의야 어떻든 시기와 발표방식이 매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다못해 문근영도 그 많은 돈을 기부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안 알리려고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기부행위의 제일 첫 번째는 수혜자의 입장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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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님의 글 속에서는 별다른 사실이 있지 않습니다. 박정숙씨(사무총장님이 실명을 언급하시기에 저도 그리합니다)가 개인자격으로 참여치 않았다는 것은 이미 사무국장님의 글 속에서 확인이 되었고, 또 그러하기에 박정숙씨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들은 최소한 이 게시판을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 중에는 없을 것입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사무총장님이 그동안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 왔는지 상세히 언급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그 이야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복잡한 관계가 작동되어지는 현실 속에 고군분투 하신 거 잘 알지만 도대체 명박이와 한독협의 악수라는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강한섭과 이명박이 다를 게 없다구요? 용산참사로 희생된 유가족들이 강한섭을 압니까? 이명박을 압니까? 우리가 항상 함께해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강한섭을 압니까? 이명박을 압니까? 그리고 이 곳의 억압받는 소수자들은 강한섭을 압니까? 이명박을 압니까? 그리고 대다수의 독립영화인들이 강한섭과 이명박을 같은 정치적 표상으로 해석하고 있나요? 그건 혹시 사무총장님만의 생각 아닙니까? 자꾸 실리를 위해선 이명박도 만날 수 있다고 연결시키시는데 실리를 위해선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만 실리를 위해서 지켜야 할 원칙마저도 팔 수 있다고, 그 누구도 한독협 사무총장에게 권위를 부여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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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연히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봅니다. 근데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한국의 독립영화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자기 성찰입니다. 이틀이라는 시간동안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천천히 보셨다면서 오랜 시간동안 독립영화를 해온 사람들의 황당함과 어이없음이 보이지 않았나요? 그저 박정숙씨와 이충열씨가 겪는 곤혹스러운 만이 보이셨나요? 그 곤혹스러움 때문에 책임을 지신다면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책임을 지어야 한다면 한국독립영화협회라는 공적인 조직의 책임자로서 일것입니다.
>>
>>영혼 없는 공무원들을 다시 만나서 어떤 선물을 가져 오실지 모르지만, 독립영화하려면 대통령 한번 만나야 일이 술술 풀린다는 이야기가 횡행할까봐 저는 매우 무섭습니다.
>>
>>
>>남은 것은 워낭소리 30% 수익금 뿐인 지금의 이 상황... 아주 훈늉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허허~
>>
>>
>>
>>
>>
>>뱀발 1 ; 갑자기 게시판이 로그인 하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군요. 좋은 일인가요? 나쁜 일인가요?
>>뱀바 2 ; 서울영상집단에서 제안한 토론회에 현재로서는 참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 토론회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토론회에 내가 참여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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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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