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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23회)

 

들리세요? (23회)

 

 

1

 

한 달 동안 비염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코감기인 줄 알고 몸보신 하면서 면역력을 높이려고 했는데

코에서 귀까지 막히기 시작하니까 중이염으로 발전하나 걱정했습니다.

이것저것 나름 해보다가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비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수술까지 했던 중이염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보름 동안 약을 먹고 코에 스프레이 액을 뿌려도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 것입니다.

 

코와 귀가 막히는 게 많이 답답한 일이라서

한 달 동안 나름 많은 노력을 해봤습니다.

간단한 진찰만 하고 약만 처방할 뿐인 의사는 별다른 얘기가 없어서

인터넷 검색과 책을 찾아보면서 이것저것 해볼 수밖에요.

몸보신 한다고 삼계탕도 세 번이나 먹고

민간요법으로 파뿌리를 삶아서 먹어도 보고

코와 긴밀한 폐에 좋다는 오미자랑 율무차도 사오고

운동도 신경 써서 열심히 하고

집안 구석구석 신경 써서 청소도 하고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가습기도 꺼내서 돌려보고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도 쓰고...

 

이런 온갖 노력들이 무색하게 막힌 코와 귀는 좀처럼 시원해지질 않는데

오래간만에 비가 내리더니 코와 귀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었습니다.

비염이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지만 훨씬 좋아졌습니다.

추운 기온과 건조한 날씨와 탁한 공기가 제 코와 귀를 막아 놓았는데

비가 그 모든 걸 조금은 씻어 버렸습니다.

 

아직 완전히 나아진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조금 더 고생은 해야겠지만

이제 별다른 설명 없이 처방전만 내미는 병원은 더 이상 가지 않을 것이고

만성질환이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은근한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먹는 것이랑 생활환경이랑 운동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오래간만에 내린 비가 저에게는 최고의 약이 됐습니다.

이제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봄기운을 코 속으로 빨아들어야겠습니다.

 

박인희의 노래 듣겠습니다.

‘비야 비야’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 속을 씻어 주는 비야

비야 비야 울려주는 비야

내 마음을 달래 주는 비~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 속을 씻어 주는 비야

비야 비야 울려주는 비야

내 마음을 달래 주는 비~

 

하늘과 저 바다 이어 주는 비야

세상에 근심을 거둬가렴 비야

기다림에 지친 모든 사람들이 일어 설수 있도록~

 

어둠을 헤치고 내려오는 비야

눈물과 웃음을 이어주는 비야

돌아갈 곳 없는 모든 사람들이 안식을 찾도록~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 속을 씻어주는 비야

비야 비야 울려주는 비야

내 마음을 달래 주는 비~

 

하늘과 저 바다 이어주는 비야

세상애 근심을 거둬가렴 비야

기다림에 지친 모든 사람들이 일어 설수 있도록~

 

어둠을 헤치고 내려오는 비야

눈물과 웃음을 이어주는 비야

돌아갈 곳 없는 모든 사람들이 안식을 찾도록~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속을 씻어주는 비야

비야 비야 울려주는 비야

내 마음을 달래주는 비~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 속을 씻어주는 비야

비야 비야 울려주는 비야

내 마음을 달래주는 비~

 

비야 비야 쏟아지는 비야

가슴속을 씻어주는 비야

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나

 

 

2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동안거에 들어갔다 왔습니다.

스님들이 겨울 동안 한 곳에 머물면서 수련을 하는 것을 동안거라고 합니다.

친구 소개로 멀지 않은 절에서 진행되는 겨울 프로그램이 참여 했는데요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하고 깨달으며 보낸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스님과 대담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참 많은 얘기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어요.

스님이 얘기 중에 ‘강해져야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는데요

얘기를 듣다보니 나중에는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길게 얘기하긴 그렇고 아주 간단히 요점만 정리하면

풍진세상을 살아가려면

허약한 것보다는 건강한 게 낫고

나약한 것보다는 강직한 게 낫다는 겁니다.

강하다는 것이 남을 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름을 떠받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빠가 아이를 누른다고 아이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아이에게 가해지는 누름을 떠받쳐줌으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고

아이가 잘 자라야 아빠도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직 혼자인 저는 떠받쳐줄 아이는 없고

우선 제 자신을 떠받쳐주는 것부터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을 떠받쳐주려면 제가 강해져야 하겠지요.

그렇게 제 안의 저와 밖의 저가 서로 잘 자라도록 해봐야겠습니다.

 

스님에게 전해들은 풍월을 어설프게 읊은 꼴이 되버렸나요? ^.^;;

성민씨를 비롯해서 이 방송을 보시는 여러분도 강해지시기 바랍니다.

 

 

오래간만에 ‘들풀’님의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한 달 씩이나 절에 가서 수련을 하고 왔다니 부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수련을 하면서 깨달은 좋은 얘기까지 전해주셨습니다.

‘강해진다’는 말에 저도 조금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해석하니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조금은 강해지도록 노력해볼까요.

 

‘벨라차우’ 듣겠습니다.

 

 

Una mattina mi sono alzat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Una mattina mi sono alzato

E ho trovato l'invasor

 

O partigiano portami via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O partigiano portami via

Qui mi sento di moror

 

E so io muoio da partigia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so io muoio da partigiano

Tu mi devi seppellir

 

E seppellire sulla montagna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seppellire sulla montagna

Sott l'ombra di un bel fior

 

Casi le genti che passeran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Casi le genti che passeranno

Mi diranno che bel fior

 

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Morto per la liberta

 

 

3

 

평소 걷던 길을 가고 있는데 꽃다발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주변을 보니 바로 앞에 중학교가 있었고

학교 입구에는 ‘졸업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습니다.

그제야 졸업시즌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들과 학부모들 사이를 지나면서

저의 졸업식을 떠올려봤습니다.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해서 세 번의 졸업식을 했었는데

즐겁고 설레는 그런 기분보다는

왠지 모를 중압감과 두려움 비슷한 느낌으로 기억됐습니다.
졸업이라는 것은

그동안 익숙해서 편안했던 곳을 떠나서

잘 알지 못하고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드는 상급학교로 가야 한다는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은 예외로 해방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때 저는 대학입시에 떨어졌기 때문에 그 해방감을 맘껏 즐기지도 못했지요.

 

왜 그렇게 졸업이 무겁게 느껴졌을까요?

여러분들이 기억하는 졸업과 입학의 느낌은 어떤가요?

제 조카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며칠 전에 통화를 했는데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얼마나 큰지

약간 들뜬 목소리로 벌써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랑하더군요.

분명히 학교는 어린이집보다 재미가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그런 조카의 목소리에서 제가 활기를 얻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에 기대를 걸고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조카는

우중충한 경험에 발목 잡혀 어두운 에너지로 뒤덥힌 삼촌에게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요즘 조카에게 선물로 줄 종이 모빌을 접고 있는데요

모빌을 접으면서 조카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조카가 웃는 얼굴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해줍니다.

 

“삼촌, 고마워. 사랑해, 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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