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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아동 예산안 국회 통과를 바라며...

 

입양 수수료와 입양 아동에 대한 보육료 지급이 국회에서 난항을 격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몇 자 적습니다.


전 경기도 광명시에 예본 교회라는 미자립 교회와 징검다리 어린이 도서관을 섬기고 있는 이광흠 목사입니다. 우리 부부는 지난 2005년 아내가 자궁내막암 2기라는 진단을 받고 자궁을 척출했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형편이지만 현재는 하경이라는 한 여자 아이의 부모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하경이를 공개 입양을 했지만 입양 신고를 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져 7월 10일 광명시청에 입양 신고를 했습니다. 출생 신고를 했다면 하경이가 집에 온 6월 15일 신고를 했겠지만 하경이를 입양기관으로 만나러 가기 바로 직전까지 출생 신고와 입양 신고를 고민하다 입양 신고로 결정했기 때문에 입양 신고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다보니 7월 10일 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하경이는 지난 7월 12일 호적이 정리되었습니다.


8월 7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하경이의 개명을 신청했고 10월 27일 개명허가를 받았습니다. 개명된 것을 11월 16일 광명시청 호적계에 신고를 했고 11월 20일 호적에 드디어 이하경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하경이가 6월 15일 가족이 되었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호적등본을 입양기관에 보내 입양확인서를 받아 동사무소에 제출해서 하경이가 의료보험 1종 혜택을 받게 하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입양 신고 절차가 끝난 후 바로 1종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하경이의 입양 절차가 모두 끝날 때까지(개명신청이 끝날 때까지) 미뤘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하경이는 지역보험에 부모와 함께 가입되어 있습니다.


입양아동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시행된다 해도 큰 소리 내는 사람들만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걱정의 소리를 대할 때마다 이것이 바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입양 가정에 대한 큰 편견이다라고 말 하고 싶습니다.


한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아이를 양육해 본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입양 아동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입양 아동이 살아가는 가정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입양 부모들이 주위에서 많이 듣지만 듣기가 거북해 하는 “참 좋은 일을 하십니다”라는 말을 계속 실천하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입양 가정도 어느 가정에서나 겪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고 갈등이 있습니다. 입양으로 인해 행복해 하면서도 어느 가정처럼 물질적인 필요에 갈등 합니다. 입양 부모들은 현재까지 정부의 지원 없이도 아이들을 잘 양육해 왔지만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입양 아동의 부모들에게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입양은 낭만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입양 아동은 입양 부모가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좋은 사람이다.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하는 대상이 아닌 소중한 자녀입니다. 어느 부모나 자녀를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의 삶을 누릴 수 있는 형편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입양부모는 재정적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입양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해외 입양이 어떻다느니 장애 아동에 대한 입양이 어떻다느니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양 가정에 대한 적절한 지원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우리 사회는 입양은 어느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입양을 이야기 하게 될 것입니다.


입양 아동에 대한 보육료 지원과 입양 아동 수수료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입양 가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입양 수수료 200만원의 지원과 입양 아동에 대한 보육료 10만원 지원을 우습게 보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입양 아동과 그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물질적 도움으로 나타날 때 입양 부모와 아동은 감사할 것입니다. 제발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예산을 국회에서 보태지는 못할망정 깍지는 말아주십시오


이 글은 하경이가 처음 가족이 되던 날 하경이가 살아가며 넘어야 할 편견의 벽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그리고 하경이와 같은 많은 아동이 사랑하는 부모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하경이 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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