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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쫙 뻗은 대로를 걷는 게 아니라는 건 오래 전에 짐작을 했지만
그래도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모퉁이길에 접어들면 궁금하기는 하다.
이 길을 돌아서면 무엇이 나올까와 같은 그런 의문.
하늘의 입학 전부터 계획하던 이사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금요일, 3심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도 언론에서 곧 소식을 전할 것이라 생각하고
문제는 우리보다는 처음 비리를 고발한 노조분들이다.
그 분들은 비리세력이 곧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햇수로 3년을 끌던 재판이 저들의 승리로 끝이 나버렸다.
우리집이야 충격은 컸지만 곧 담담해질 수 있을지 몰라도
삶을 바쳤던 그 분들에게 이 소식은 정말....청천벽력이리라.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역사가 발전한다라든지
정의는 승리한다라든지
뭐 이런 평범한 진리라는 게 재빠르게 실현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정의의 편에 선 이들이 감당해야할 시간이 너무나 가혹한 건 아닌지.
나야 고작 블로그를 닫아 이곳으로 이사를 했고
그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나와 남편의 이름을 거론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정도의 인내면 되었지만
삶의 터전을 옮겨야할지도 모르는 그분들의 앞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길> 시사회 때 변영주 감독이 해주었던 말을 다시 떠올린다.
어청수가 매일 새벽 올림픽공원을 산책하며 민심을 수렴한다는 얘기를 듣고
변감독이 그를 만나기 위해 며칠동안 새벽산책을 했다.
어청수는 만나지 못했지만 변감독은 올림픽공원을 보았다.
10여년 전에 개발독재의 표상처럼 파시즘을 연상케했던 그 공원의 나무들, 조각들은
세월의 때를 입어 나무들은 푸르게 땅을 뒤덮었고
조각들은 바람과 이끼의 도움으로 부드럽게 변해갔다.
변감독이 말을 했다.
살아있자고. 살아있음이 힘이 되는 시대일 수 있다고.
그 말을 들은 지 열흘이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들었다.
늦게 소식을 접하고 문득 떠올랐던 게 변영주감독님의 말이었다.
살아남아서 이 시간을 잘 견디어야 한다.
위로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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