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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가지씩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있다.

 

1.

누군가 전화를 해서 후배인 아무개 감독을 찾았다.

지금 사무실에 없으니 핸드폰으로 전화해보라고 하니까

핸드폰 번호 아는데 안되서 그러니까 나보고 전화될 때까지 전화해보라고....

그러면서 전해야할 메모를 불러주었다. 

내가 사무실에 들어오면 메모를 전해드릴 수는 있지만

핸드폰 연결은 직접 해보시라고 그랬더니 화를 내면서 명령이다. 

알았다고 그랬다. 이런 전화, 꼭 온다.

여자가 전화받으면 사환이라고 생각하는 거, 다 안다.

그냥 알았다고 하고 안하고 말았다. 그런데 정말 짜증나.

 

2.

전주에서 상영회를 하는데 중간에 유선전화 번호가 떴다.

전화를 못 받아서 나중에 전화를 해봤더니 아무개가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 아무개는 내가 아는 사람이라서 상영이 끝난 후

아무개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봤더니 전화를 안받았다.

피차 전화번호를 아는 사이라 번호가 뜨면 다시 전화하겠거니 했다.

아니면 문자라도 보내지않을까 싶었는데 별 연락없이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며칠 후, 그 아무개가 사무실 다른 동료한테 전화를 했길래

나 좀 바꿔달라고 해서 며칠 전에 왜 전화하셨는지 물어보니

후원해주셔서 고맙다는 거 전하려고 했단다.

역시나 부재중 전화는 그냥 씹어주는 게 예의인가?

후원에 대한 감사를  이런 식으로 받는다.

감사...인거야?

엎드려 절받기.

 

3.

그래도 기쁜 일들이 더 많다.

영화를 틀고 사람들을 만나고 격려를 받는다.

물론 상대방이 표하는 공감이 내가 표현하려고 했던 거랑

강물 하나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걸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정도면

내 영화를 보면서 보는 그 누군가가

내 처지와 자신의 처지 사이에 바다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

......

나는 아직도 멀었다. 내 영화도.

 

4.

강화 유치원에 앵두의 지원서를 냈다.

12월 4일에 추첨을 한다고 한다.

온 가족이 모여살지 말지가 걸려있는 추첨이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앵두는, 갈 수 있는 어린이집이 없다.

올초에 대기자명단에 올려둔 어린이집에 문의를 해보니

내년에 딱 한 자리가 빌텐데 대기자가 몇 십명이라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유치원은 오늘 접수 시작이었다.

아이를 낳으면 뭐하냐고.

맡길 데도 없는 걸.

정말 한심한 보육정책.

 

5.

우는 시늉을 하면 앵두가 말한다.

"울지 마~~"

'울지 마 엄마'라는 영화를 만들어볼까.

울지 말고 지치지 말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내보자.

 

6.

mia가 보내주었던 그림.

작업기간 내내 파티션에 붙여두고 쉬는 시간 틈틈히 들여다보곤 했다.

mia는 여성과 동물들을 나와 아이들인 것같고

거울을 보는 여성은 관객인 것같지 않냐며 보내주었다.

그 때 작업은 막혀있었고 시간은 얼마 없어서 아침 저녁으로 버스 안에서 울고 다닐 때였다.

그림을 보면 그림도 그림이지만 먼 데서 어떻게라도 돕고싶어하던 mia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낯가림도 심하고 성격도 좋지 못한 내가 이 바닥에서 겨우겨우 사귄 사람.

 

이 그림은...편안하고 좋다.

 

 lady sitting in a field_barbara s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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