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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앞에 있으면 극도의 조심스러움으로 서로를 대하게 된다.
평상시야 투닥투닥 싸우다가 화해하면 그 뿐이지만
명절 직전에 싸우게되면 각자의 집안 어른 앞에서
고도의 연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일산집에 가면 완전 홈그라운드.
나는 광명집에 와도 도토리. 외톨이가 맞나?
최근 몇 년간, 명절 때마다 우리 부부를 소재로 부부클릭닉이 열렸는데
다들 나한테만 뭐라고 그런다.
몇 번 반복되니 남편은 광명집에서 열리는 부부클리닉 애호가가 된듯.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술자리에 안끼고 방에서 공부했다.
명절을 앞둔 조심스러움은 때로 의외의 국면에서 예민함으로 변해서
어제 아침에도 언쟁을 벌였는데
그러고나니 피차 약속이라도 한 듯 조심조심.
명절맞이 이발을 하고 선물을 사고 지금은 광명집에서 놀고 있다.
강화의 미용실에서 가족 모두가 순서를 기다리며 머리를 잘랐는데
머리 잘라주신 분이 다 끝낸 후에 거울 속 나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자~ 촌에서 자른 것 같지 않죠?"
옆에 서있던 다른 미용사 분이 환성을 지르며
"다른 분 같으세요. 엄청 세련되어지셨어요~" 했다.
광명집에 와서 tv를 보고 있는데
속속 도착하는 가족들이 다 내 머리 보고 말했다.
"강화에서 머리 잘랐냐? "
네.
이번 머리의 특징. 아이들이 나를 그릴 때 앞머리는 사선으로 그어야한다는 것. 개성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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