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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지고 가는

1.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이.

친구.

 

D선배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은 친구가 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슬픔이 너무 진하고 무거워서

친구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내 시간은 너무 함부로 흐르고 있다.

미사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집에 왔는데

학회에서 발표했던 내 글을 쓰려는 분이 전화를 했고......

통화를 끝내고나니 56분이 흘러있었다.

발표했던 글의 출처를 찾아보라고 했는데

못 찾는다고 해서 2000년대 썼던 잡지를 검색하다가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한숨이 나왔다.

나의 친구는 누구인가.

친구가 되고 싶은 이는 너무 멀리 있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는 이들에게 나는 나눠줄 마음을 갖지 못했다.

 

멀리 있는 이들을 위해

친구가 되고 싶어서

자료를 모으고 화면을 고르고 글을 쓴다.

그런데 묽어지지 않은 슬픔이 그대로 전해져 와서

명치 위 어딘가가 딱딱하게 뭉쳐진다.

 

친구가 되는 일은

슬픔을 지고 가는 일은

어렵다.

내가 지금 쉽지 않은 시간 중에 있는 듯

 

2. 페북에서 링크따라 들은 노래.

오늘 올레뮤직닷컴의 다운로드 기한이 며칠 안남았다고 해서

쉬는 시간 틈틈히 노래들을 다운받았는데.

그러면서 추억의 노래들을 생각하고 그리고 노래 때문에 떠오르는 추억들을 생각했다.

리아의 화살기도,를 찾았는데 내가 알던 노래는 '고백성사'였고

'화살기도'는 조성모의 노래였다.

더블데크 테이프에 노래들을 짜깁기해서 듣던 그때.

티샤니의 <하루하루>

리아의 <눈물>

장혜진의 <키작은 하늘> 같은 것들이

그 시간을 채웠었는데

오늘 다시 그 노래들을 모으며

그 시절 그 시간 그 사람들을 생각했다. 

M선배님, 잘 지내시나요?

나는 늘 당신이 노숙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걱정하곤 했는데

아마도 그건 나의 착각이겠지요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보기 싫은 사람들은 간간히 소식을 듣거나 우연히 마주치는데

가끔 생각나는 선배는

웹서핑에도 이름이 안나와....

잘 지내고 있길.

나는 잘 지냅니다.

당신과 헤어진 덕분에.

 

3. 아 이 노래 얘기를 하려고 그랬지.

페북에서 링크따라갔다 들은 노래.

한국말로 번역하면

'떨거지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 노래를 듣던 그 시기에

나는 내가 그렇다고 생각했다.

20년이 지난 후에

무려 조니 뎁 주연의 뮤비로 이 노래를 듣게 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여자의 손에는 반지, <creep>을 함께 듣는 남자.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끝나지 않은 노래를 버려두고 남자를 찾아 헤맨다.

둘은 다시 만나지만 그저 같은 CD를 샀다는 것만 확인하고 여자는 돌아선다.

순간의 섬광은 한쪽에만 비쳤던 것.

그건 내내 알았음. 눈빛이 달랐으니까. ㅎ 

 

반전은 없다.

http://youtu.be/iz8TTCq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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