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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능력

촬영본이 소실되었다. 이번에 네번째이다.

그날 나는 6시로 예정되어있는 세월호 미디어팀 회의에 참석해야했고

다음날이 마감이라 꼭 그날 출력을 해야 했다.

그때 나는 셋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첫번째, 편집이 끝난 하드를 푸른영상 사무실에 두고 회의에 가는 것

둘째, 회의장소에 가서 jp의 도움을 받아 출력을 하는 것.

하지만 랜더링에는  2시간이 더 필요했고 남의 사무실에서 신세지고 싶진 않았다..

세째, 내가 하는 것. 

 

나는 세번째를 선택했고 그래서 출력을 걸어놓고 서울에 갔었다.

다녀왔더니 하드가 틱틱거리고 있었고

그 사항을 페북에 올렸더니

고마우신 분이 복구및 수리를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분은 공인된 전문가였고 그래서 그분께 보내고 나니

그 며칠 동안은 희망의 기운이 내 일상을 꽉 채웠고

그래서 기다리던 그 며칠동안 나는 밀린 숙제들을 싹 다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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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더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네.

암튼 어떤 각성상태가 되어서 

나는 잠도 적게 잤고 몸도 아프지않았다.

그리고 그 전문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복구 불가.

 

하드가 깨졌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심적 고통은 다 치러냈던 것인지

최종통고를 받았을 때

나는 담담하게 애써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고

별다른 동요없이 잘 지내고 있다.

촬영본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그 엄청난 일들을 해낼 수 있게 해준 것같다.

희망의 능력이란 이토록 대단.

그보다 그 엄청난 일을 맡은 내가 더 한심.

늘 거절을 하지만 

상대방의 간절한 부탁을 듣다 보면

내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일을 다 맡고 만다.

그리고나서 늘 뒷머리를 잡아끄는 듯한 부담감.

하지만 느린 머리, 느린 몸.

그렇게 마감이 닥쳐오고 마감을 넘기고

그런 식으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다는...

삶의 태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하는 건 아닌지....

라고 써놓고 생각해보니 아직 못 보낸 원고 하나가 더 있구나......ㅠㅠ

적절한 문구를 준비한 후

작업 이외의 요청들은 차단하는 게 절실히 필요.

 

그런데 지금 작업몰입은 불가능한 상태.

사무실 M은 잦은 사고의 원인이

불안정한 배선때문은 아닐까라는 진단을 제시했고

그 진단에 마음이 쏠린 순간부터

작업은 제자리..

 

전기 배선 전문가에게

컨테이너 작업실의 전원 상태를 진단받아야할 것같다.

자....언제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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