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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be

1. 수영일지

9회차 수영은 강습없는 자유수영이었다.

초급반 다른 1인이 드디어 나왔음.

그사람은 배영 팔동작까지 배웠다 한다.

20대이고 운동신경도 뛰어나고 그러니 괜찮다 싶으면서도

뒤쳐진다는 느낌에 빠져 들었다가 다시 나오고 또 빠졌다가 다시 빠져나오고.

어쩌면 나는 일등병에 걸렸던 것같다.

20대에 내가 그렇게 헤맸던 것도

다들 대학졸업하고 자기 길을 가는데

뭘 할지 모르는 스스로에 대해서 조바심을 내서였을 수도 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가도 괜찮고

꼴찌를 해도 괜찮은데.

8차강습 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발차기를 하고 있으니

선배수강생들이 한 마디씩 조언을 던져주었던 경험.

꼴찌가 좋아,라고 생각했다가도

같이 시작한 사람이 앞서 나가는 모습에 본능적으로 기분이 안좋았다가

아니,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그러면서 생각한 거다.

나의 1등병은 이토록 뿌리깊다는 거.

이런 뒤늦은 깨달음.

 

10회차 강습은 2월 2일, 2월의 첫 강습이라 새로운 선생님을 만났다.

새로운 선생님은 배가 많이 나온, 개그맨 김준현같이 말하는 사람이었다.

걸쭉한 입담에 수강생들은 까르르 까르르 웃었다. 

아, 나는 지난 달 선생님처럼 드라이한 사람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함.

 

초급반 잘하던 학생은 2월에는 강습신청을 안했고

초급반에 새로 5명의 사람이 왔다.

나는 한달 먼저 왔다는 이유 때문에

갑자기 1등이 되어서 

뭐든 먼저 시범을 보이게 됐다.

이게 뭐야...........ㅠㅠ

 

11회차 강습에는 새로운 선생님이 안와서 1월달 선생님이 임시로 가르쳐주심.

50분이 그냥 정신없이 흘러갔다.

매일 수영을 다니면 좋을 것같다. 근데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아. 

 

2. Let it be

어제 장애인영화 소개를 끝내고 여의도에서 강화로 돌아오는 길.

12시 자유수영을 위해 체육관에 가는데

11시 CBS영화음악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옴.

매주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고3때 테이프의 앞 뒤로 가득

Let it be와 Honesty 두 곡만 녹음해서 들었다.

Let it be 를 들으면 독서실 책상 나무냄새가 코끝에 스친다. 지금도.

어제 들었던 노래는 <I am sam> 버전

 

 

 

3. 꿈

교수님들과 어디 시골같은 데로 놀러갔는데

어린 시절 하던 놀이를 하며 즐거워함.

 

같은 시공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내게 익숙한 어떤 장소(고인돌 체육관일 수도 있고 마니산영농협동조합법인일 수도 있다)가

예술인시장? 작업실? 마켓? 같은 것이 되어있었다.

넓고 큰 방 안에 구획된 채로 예술인들이(주로 수공예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기들 책상 위에 뭔가를 올려놓고서 판매하고 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복도에도 그런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뭔가를 팔거나

페이스페인팅이나 네일아트같은 걸 하고 있었다.

구역을 할당받은 사람들과 밖에서 난전을 편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없을까

나는 걱정했다.

 

그리고 또 어떤 꿈을 꿨는데

잡힐 듯 말 듯 잡히지 않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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