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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so good

1. 실수로 '블로그홈에 공개하지 않음' 버튼을 체크하지 않았더니

게시물에 블로그홈이 공개되어버렸고

비아그라 덧글이 다섯개나 붙었다.

얼른 지우고 이 글은 쓰기 전부터 '공개하지 않음' 버튼을 누름.

꼭꼭 숨어있어야지.

 

2.

강화읍에 일보러 나가는 길에 포켓볼을 얻으러 갔다.
우리 동네 포켓스탑은 '강화동종'과 전등사.
목요일에 전등사 앞까지 갔는데
차 세우고 걸어올라가야해서 포기.
강화동종은 평지에 있는 듯해서 네비를 켜고 갔다.
가보니 갑곶돈대다.
갑곶돈대에는 전쟁박물관이 있어서
그 안에 있나 해서 매표소에 물어보니
"여기엔 강화동종이 없어요" 라고 알려주심.

그래서 알게된 사실.
보물 제11-8호 강화동종은

본래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의 도로변에 있던 것을

1977년에 하점면 부근리로 옮겼다 함.
그러니까 원본은 하점면 부근리에 있고 사본은 강화읍에 있다는 건데

네비는 애꿎은 갑곶리를 가리켰고

나는 원본으로부터는 8km, 사본으로부터는 4km떨어진 곳에 서있었던 거다.

아이들에게 깜짝선물을 하고 싶었던 노력은 그렇게 실패.

사실 포켓스탑이 원본에 있는건지, 사본에 있는 건지 알지 못해서이기도.

집에 돌아와서 그 얘기를 하니
막내가 그런다.

"엄마, 집에 포켓스탑 있다는 그 친구랑 친해?"

아, 아는 선생님이신데 페이스북 친구야. 왜?

"그 집에 가서 자면서 볼 받고 싶어.
5분에 한 번 볼 받을 수 있어"

처음에 포켓몬이란 걸 알았을 때
대명항으로 볼 받으러 가는 하은친구들 얘기 듣고
막 웃었는데
우리도 그렇게 됐다.

포켓스탑 많은 도시인들은 정말 좋겠다..

참고로 나는 이제 포켓몬고 끊음.
강화 들판에 가끔 숨어있었던 이브이 몇개만 잡아본 상태에서
강화도서관 갔다가 
쥬벳을 발견해서 잡는데
볼 7개를 쓰고도 실패했다.
볼을 다 써버리면 애들이 울 것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돌아온 후에는
이제 안한다.
게임 초기에 쥬벳 만나서 다행이다.

어쨌든 내가 쓴 몬스터볼을 채워넣어야함.

 

3. Feel so good

아이스캣의 일러스트를 보다 알게 된 노래.

그때 나는 32살의 초보엄마였고

우리는 드라마에 나오는, 집 안에 목조 계단이 있는 2층집

지하에서 살다가

재건축으로 6개월 정도 다른 집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다.

3층짜리 연립을 막 산 주인은

의욕이 넘쳐서 

내가 사무실에 있는 동안 전화를 해서

집을 고쳐야하니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근무중이라 갈 수가 없다고 하니

그럼 저녁에 열쇠를 맡기고 가라고 했다.

나는....."저희 집인데 아무도 없을 때 들어오시는 건 좀 그런데요" 라고 말했고

그것으로 집주인과의 관계는 아주 안좋아짐.

집주인 공포증은 그렇게 더 강화됨

 

집주인들은 월세나 전세 다 받고서도

자기 집이다.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만난 집주인들은 다 그랬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주인이 한 번 다니러와서는

창고 비우라고 해서 컨테이너로 내 짐을 옮겼고

나무에 물 좀 잘 주라고 해서 열심히 물 줬고

고양이 키우지 말라고 해서 그건 그냥 모른척 하고 있는 중이다.

6개월간 살던 그 집은 반지하라

혼수로 해온 이불과 베개가 다 썩었고

비가 올 것같으면 벌레들이 다 집으로 들어와있었다.

참 이상한 집이었어.

거기서 나는 새벽이면 이 노래를 들으며 

뭉게뭉게 구름이 피어있는 하늘

그 하늘 아래 아련히 지평선이 보이는

황량한 사막?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황야?

뭐 그런 풍경을 상상하곤 했었다.

왜?

그냥 이 노래를 들으면 그런 풍경이 눈앞에 그려짐.

 

어제 토요 자유수영을 갔다가 

다시 이 음악을 들으며

"회원증 대서 락커룸 배정받으면 이 음악이 나와요. 오케이 사인인가봐요" 했더니

사무보던 분이

"아니예요. 이 음악은 생일날에만 나오는 거예요" 하고 설명해주심.

수영 가는 날은 다 내 생일.

이 음악은 그러니까 내 생일선물인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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