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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불경기라도 사랑은 인플레이션?

역시 사람이란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생각도 바뀌고 하는 법인가보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외유를 나섰다가 오도바이 타던 청년들이 커브길에서 자빠져 다치는 장면을 눈앞에서 보았다. 한 친구가 왼쪽팔이 부러진 듯했다. 아무래도 광복절 퍼레이드를 앞둔 8월이다 보니 ... 저녁에 길거리에 나가면 제법 눈에 많이 띤다. 암튼 내 생애에 걸쳐 세 번째로 오도바이 자빠지는 장면을 보니 ... 이제는 폭주족들의 질주를 이론적으로는 '긍정'하되 실제에서는 '걱정'해야겠다. 암튼 얘네들은 꼭 커브길에서 자빠진다. 100cc나 125cc 가지고 그것도 두 명 이상(네 명까지 타는 거 봤음) 타고 GP 써킷에서나 볼법한 코너웍을 시도하면 안자빠질 수가 없지.

 

저녁엔 오랜만에 갑자기 꽂혀서 모무스메의 '러브머신' PV 감상질을 했다.

 

거의 10분에 이르러 길기로 악명높은 프로모션 비디오 클립인데, 우와 ... 이건 뭐 ... 듣다보니 입이 딱 벌어지는 게 예전엔 별로 신경도 안 썼던 가사가 정말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이 싱글이 발매되었던 게 1999년이니까 십여년 전 노래이긴 한데, 암튼 대강 줄거리를 내맘대로 해석해 보면 불경기가 와도 여성들에겐 결혼이라는 취직자리가 있으니(그래서 일본은 좋은 나라랜다 ... '아무리 불경기래도 사랑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가사가 나올 땐 정말 뒤로 넘어갈 뻔했음) 나이스 바디를 가꾸고 사랑을 찾는 데 올인하자 ... 그리고 댄스! 댄스! 뭐 이런 건데 ... 이 곡이 오리콘을 오랜 기간 평정하고 200만장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음 ... 일단 모무스메 자체가 데뷔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어느 정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였다는 점, 야구치 마리를 비롯하여 멤버의 구성이 탄탄했고, 3기로 들어온 고토 마키(최근의 행적은 좀 안스럽지만)도 '물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곡 자체가 구성도 짜임새 있고 폭넓은 연령대에서 호응을 얻을 만한 것이었다. 얼핏 들어보면 당황스럽기도 한 가사도 생각해보면 호응을 얻을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가사를 곱씹어 보면 버블 붕괴 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동안 울적해 있던 '버블녀'들에게는 다시금 자신감을 심어주고, 절제와 다소곳함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짜증나 있던 한창 젊은 여성들의 속을 풀어줄 만한 부분이 있는 것이었다. 암튼 십여년 간의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모무스메보다 AKB에 보다 애착이 가는 건 아키P가 써내는 가사들이 그래도 괜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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