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다시 쓰는 일기 2006/09/21 12:51

봉숭아를 데리고 밤산책을 몇번 다녔다.

솔직히 '다녔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고 번개같이 나갔다가 순식간에 들어오는 일이었다.

고양이는 밖에 데리고 다니는 것이 불가능한 동물이다.

불러도 오지 않고 낯선 사람이 보이면 숨어버리기 때문에 잃어버리기 딱 좋다.

그래도 하루중 절반을 베란다에 앉아 밖을 내다보거나 신발장 위에서 잠드는걸 보면 마음이

짠해져서 한번씩 바깥바람을 쐬어주고 싶어진다.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코에 바람에 드니까 요즘은 점점 더

밖엘 나가려고 한다..으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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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12:51 2006/09/21 12:51

2집앨범을 만들면서, 정확하게 말하면 믹싱을 하면서 모니터를 할때

우리는 주로 밸런스를 들었다.

저음이 많진 않은지 고음이 쏘진 않는지 특정 주파수 대역이 넘치거나 부족하진 않은지..

그것들이 조화롭게 들려와 어느 하나도 튀거나 거슬리지 않을때 믹싱은 완성되는 것이라

스튜디오에서 듣고 시디로 구워 차에서도 듣고 집으로 가져와 가정용 오디오로도 듣고

엠피쓰리로 만들어서도 들었다.

그렇게 해서 믹싱이 완성된 것을 가지고 우리는 또 마스터링이란 것을 하러 갔는데

거기서는 소리를 전체적으로 균질하게 뽑아주는 작업을 한다.

믹싱 단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잡음도 뺄 수 있다!(신기하다)

마스터링까지 마치고 나면 또 여기저기를 전전하며 모니터링한다.

마스터링이 결정적 마지막 단계이기땜시 이후에야 어찌할 바가 없지만

그래도 또 듣는다.

들으면서 아쉬워도 하고 만족감도 느낀다.

이만하면 사운드 잘 빠졌네...

그런데....

며칠전에 디비디플레이어로 시디를 듣다가 문득 깨달았다.

어차피 우리는 절대로 이 시디에 담겨있는 곡들의 100% 순정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

어디에서도 진짜 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것.

그냥 카오디오의 소리를 들을 뿐이고 디비디플레이어의 소리를 들을 뿐이고 좋은 스피커로 들을땐 그 고급 스피커의 성능을 체험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

좀 허무했다.

그리고나서는 좀 자유로워지는듯도 했다.

누가 듣든 다를 수 밖에 없다...진짜는 세상에 없다.

자기가 듣고 있는게 진짜라고 믿는것 뿐이다.

오...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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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8 19:51 2006/09/18 19:51

앨범사진 찍으러 선유도 갔던 날....

너무 더워서 죽을뻔 했는데...

폰카...

그 섬은 참 예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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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3 20:09 2006/09/13 20:09

9월 8일

다시 쓰는 일기 2006/09/08 16:26

끝났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늘 한가지 일이 끝나면 이렇게 허전한데 아직 끝나지 않은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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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8 16:26 2006/09/08 16:26

8월 21일

다시 쓰는 일기 2006/08/21 22:02

요즘 계속 너무나 정신없이 바빠서 해가 뜨는지 지는지 날짜가 바뀌는지 어쩌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은 어쩐일로 아홉시밖에 안되서 집에 들어왔다.

간만에 진서 얼굴도 오래 보고  마침 털갈이중인듯한 봉숭아 털손질도 좀 해주고 그래도 열시도 안된 시간이 너무 신기해서 ㅎㅎㅎ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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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22:02 2006/08/21 22:02

8월 20일

다시 쓰는 일기 2006/08/20 17:47

이번 일이 끝나면 뭘 할까... 먹고 살아야 하고 차 할부금 내야하고 카드값 갚아야하니까

죽어라 또 일을 해야겠지만... 응... 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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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0 17:47 2006/08/20 17:47

2집을 준비하면서 앨범자켓에 넣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았다.

일정은 바쁘고 원하는 컨셉을 작가에게 설명하는 일은 너무나 힘들고..

하던 와중에..

싸이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발견한 보석같은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이 사진을 찍어준 사람이다.

조리를 공부하는 학생이고 사진은 그저 취미로 찍는다는 이 사람에게서 나는 아주 오랜만에

감동을 느꼈다.

요 며칠간은 그의 싸이를 뒤지는게 낙일 정도로 사진첩은 아름다운 사진들로 가득했다.

사진들도 예술이지만...

뭐랄까..

나를 정말 감동케 한 것은..

그의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이었다.

그저 자기가 찍고 싶은 것을 찍을 뿐..

인물사진으로는 유일하게 여친만을 모델로 삼아 찍는 그의 사진 속에는

피사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녹아 있었다.

무엇을 찍어드릴까요...가 아니라...내가 찍고 싶은 것을 찍습니다...라는 그 순수한 예술행위란..

나는 잠시 내가 하고 있는 작업들에 회의를 느꼈다.

나는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있는가...

정답은 그것이었다.

나의 모든것이지만 또한 나를 지독하게 힘들게 만드는 음악과 사이좋게 일생을 함께하려면..

나는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야한다.

 

한번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셔터를 눌러본 일이 없다는 그에게 이번 작업이 상처가 되거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의 카메라가 포착한 우리 스스로의 모습에 많이 감동했는데...

그에게는 무엇이 남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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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9 03:12 2006/08/19 03:12

8월 17일

다시 쓰는 일기 2006/08/17 15:42

2집 마무리중...

나의 한계를 너무나 분명하게 보고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점점 더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점점 더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나이가 든다는게 그런것일까..

 

몸통은 어디로 가고 건반만 남아있는 피아노....

100년은 되었을거다..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을까..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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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15:42 2006/08/17 15:42

터널..

다시 쓰는 일기 2006/08/13 14:11

김해에 다녀왔다.

무리한 일정때문에 공연 전날 밤에 내려갈 수밖에 없었고 역시 담날 공연이 끝나자마자 바로

밤길을 달려 서울로 올라와야했다.

밤고속도로는 차갑고 쓸쓸했다.

터널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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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3 14:11 2006/08/13 14:11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온다.

원래 비 오는 것을 좋아해서 장마가 싫지 않고, 수해만 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라도 비가 내리는 것은 좋아....라고 생각해 왔는데...

오늘은 조금 우울하다.

비 때문만은 아니다.

가입한지 오랜된(그러나 활동은 거의 없었던) 동호회 게시판에 최근 글을 하나 올렸는데

오늘 관리자가 쪽지를 보냈다.

"귀하의 글이 삭제되었으며 앞으로 XX관련질문은 질답게시판에 올려주시기 바란다'

는, 무지하게 정중한 투의 쪽지였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물론 공지 한번 안 읽어보고 글을 올린 내가 전적으로 잘못한것이며

허구헌날 똑같은 실수로 게시판을 어지럽히는 회원들의 글을 정리하느라 시간과 정신을 빼앗기는 관리자의 고충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조금 기분이 나빴다..

기분 나쁘면 안되는데....

평소에 내가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날 무슨 무개념 반 공중도덕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것 같은...느낌이 들어서인지도....

잘못은 잘못인데...그냥 인정하면 될 일인데...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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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6:03 2006/07/27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