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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도 유색인종, 아니면 투명인간?

흔히 아무 생각없이 쓰는 말 중의 하나가 유색인종이라는 말이다. 구글에서 people of color (유색인종), students of color (유색인종 학생), women of color (유색인종 여성) 찾아보면 그 쓰임이 엄청나다. 촘스키(Chomsky) 같은 진보 지식인도 수많은 진보 매체도 (한국, 영어권 모두) 이 말을 그냥 쓴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그럼 유색인종과 대비되는 말은 무엇인가? 그래, 그거, 바로 무색인종! 투명인간이다! 그러나 레슬리 로만(Leslie Roman)이 말했듯이 "흰색은 색깔이다!" ("What is a color!") 아이들 크레파스통을 보더라도 흰색은 색깔이다. 사전을 보더라도 흰색은 색으로 분류된다. 그렇다. 백인종도 유색인종이다! 흔히 백인이라고 불리는 인종도 피부색을 자세히 보면 흰색이 아니다. 흰색보다는 옅은 베이지 색에 가깝고 백인들 사이에서도 피부 농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코카시안(Caucasian)이 적당할 듯 한데 워낙 말의 관습이라는게 강하다. 3대 인종이라 하는 코카시안, 아시안(Asian), 아프리칸(African) 인종 구분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나 여러 인종의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미국흑인(Afro-American) 보더라도 완전히 아프리카 계통의 피부를 지닌 사람은 많지 않다. 백인, 아메리카 원주민, 아시안과 결합하면서 피부색이 옅은 미국흑인이 늘어나고 있다. 타이거 우즈(Tiger Woods)같이 스스로를 아프리칸-아시안-미국인(Afro-Asian-American)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인종에 민감해진 것은 단순히 피부색으로 사람을 식별하고자 하는 시각적 이유가 아니다. 시각적 식별 목적 이외에 왜 굳이 피부색을 말해야 되는가? 그건 인종이란 테두리로 얽힌 차별과 권력의 문제 때문이다. 한국 영어학원에서 코케시안 원어민 강사에게 그렇지 않은 원어민 강사(아프리칸 및 아시안 계통 북미 출신 강사 등)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 주는 것 (오로지 피부색 이유로). 한국 영어학원 수강생들이 코케시안 원어민 강사를 더 선호하는 것 (오로지 피부색 이유로). 한국 출입국관리소에서 피부색 짙은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철저히 통제하면서 관광비자로 취업하고 있는 코케시안 원어민 영어강사는 별로 통제하지 않는 것. 대충 인종을 피부색 농도에 따라 4등급 (코케시안 -> 한국/일본/중국출신 아시안 -> 동남 아시안 -> 아프리칸) 해 놓고 사는 관습이 무서운 거다. 참고: Roman, Leslie G. (1993). White is a color!: White defensiveness, postmodernism, and antiracist pedagogy," (pp. 279 - 378). In Cameron McCarthy and Warren Chrichlow (Eds.), Race, identity, and representation. New York, NY, USA: Routledge. 기사원문 * 이 글은 간장 오타맨...님의 [우리를 '불법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들] 에 관련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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