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점점

조금씩은, 확실히,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 여럿 있는 데서 우는 일은, 아마도 이번이 벌써 몇 번째로, 이제 나는 단지 '눈물이 많다'고밖에(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할 수 없게 된 버린 듯하다. 공감 능력이 좋다고(만) 하기에는, 눈물과 정리되지 않는 막막한 분노를 티 내지 않고도 마음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이야... 그래도 아마, '즐기며 남 눈 신경 쓰지 않고 푹 빠져 노래하는 추하기도 한 - 그 자유로움이 멋진' 모습에 대한 벗의 지지와 칭찬이 힘이 되었듯이, 오늘 괜찮냐며 챙겨 준 문자 하나가 또 내겐 크고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었다. 사실 좀더 자유로워져서 초기의 글 두 개를 공개로 마침내 바꿀 수 있었던 건, 역시나 아주 솔직한 다른 블로그들을 보면서였다. 그동안에도 몇 번 많이 마주쳤지만, 이제야 마일리지가(?) 쌓인 것 같다. 집에 오면서 생각하건대, 예전에는 누군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누가 와 주거나 말거나 한쪽에서 뭔가를 외치고 있고, 이상하게 보거나 경계하는 눈빛에조차 흔들리지 않고 씩씩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하면 '그들'을 보면서, 마치 뭔가를 파는 일이 몸에 밴 사람처럼, '그런 (센) 사람들이 따로 있다' 또는 '정말 철판 깔지 않으면 못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름 한때 철없이도 사진기를 들이대며 철판은 많이 두꺼워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나는 저렇게 못해, 하는 생각이 좀더 셌던 것이다. 그러나 뻘쭘하고 거절당할 것이 두려운데도 잠시 망설임을 멈추고 자기도 모르게 나서는 작은 용기가, 좀더 큰 두려움에도 망설임이 허용되지 않는 수많은 용기들 앞에는 비할 바 없다는 것 - 대체 어떤 선택의 여지가 있었겠는가, 자기 삶을 계속 살아갈 용기를 내는 것밖에는 - 동시에 물론 작은 용기 하나하나도, 아무리 겸손 뒤에 숨어 어느 정도 안주하고 있더라도, 이미 각기 소중하고 의미 있고, 충분히 지지하고 긍정할 만하다는 것. 함께 울 수 없다면 함께 웃을 수도 없을 것이다 - 울 일이 너무 많아서, 하루에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휙휙 지나가도록 많아서, 마치 지구가 도는 것을 인식하지 않듯이 당연한 것처럼 넘겨 버려야 내 일상이 가능한 것처럼 되어 버려, 그 일상의 틈에도 뭔가 쓸쓸하고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이 계속 고갤 드는데도, 그 아니다 싶다는 느낌이 좀더 기운이 셀 때는 우울과 한숨으로(또는 급눈물로), 둔함이 좀더 셀 때에는 무감각과 잊음으로, 하루하루가 모자이크처럼 얼룩덜룩 지나가고 나중에 그 형체는 잘 알 수도 없게 되어 버리곤 하는데 - 그렇게 함께 웃을 생각, 여유 있게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생각, 어쩐지 이제는 조금씩,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어차피 나는 '그래서 결론은 절망이구나' 하는 냉정한 판단을 택할 용기보다는, 뭐든 간에 다른 것을 택할 마음을 품기가 쉬울 테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