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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된 동지를 만나다.

얼마전 석방된 동지를 만났다.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인 그 동지는 단협과 파업때문에 집행유예기간이었고,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다가 징역6개월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이후 노조, 집회등의 벌금과 판결이 무거워졌고 그 영향이 컸던것 같다. 징역 6개월보다 그 뒤에 붙어 다닐 집행유예가 더 부담이었던 그 동지...

나에게 다가온 더 큰 문제는 그 동지와 사귀는 사람이 나와 모임을 함께하는 친구라는것이다.

불확실한 재판진행때문에 많이도 어려워했고, 많이도 힘들어 했던 친구. 면회한번 다녀오면 기분이 들쭉날쭉이었고, 변호사를 만나고 나면 한숨만 내쉬었다.

활동을 하는 사람이건 안하는 사람이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는건 매 한가지라고....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많이 힘들어 했던 친구...

 

석방된 동지 환영식에 갔더니 너무나 해맑게 웃고 있는 친구의 얼굴을 보았다.

"정말, 고생 많았다. 정말..."

석방된 동지보다 그친구의 손을 꼭 잡고 그렇게 말해주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나 또한 영등포구치소에 잠시 머물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당시 꽉 막힌 조직에서는 조직보안을 핑계로 면회조차 안시켜주었다.

비가오는 날이면 밖에 있는 친구가 얼마나 그리웠던지...

하루종일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았고, 운동삼아 나간 뒷뜰에 조그맣게 피어있는 민들레가 얼마나 가슴아픈지...

 

집행유예를 받고 나오던날 그립던 친구를 만나서

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해주었다.

그 한마디로 그간의 그리움을 드러내기엔 너무 부족해서일까?

그 친구 역시 밖에서 나를 그리워했던 기간만큼의 일기를 엮어 편지를 안겨주었다.

그 편지 한장한장이 얼마나 애절한지... 눈물이 배어난 나날도 많았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편지...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는건 가슴아픈 일이다.

안에있는 사람이나 밖에 있는 사람이나 너무나 그리워 가슴메인 나날들...

 

한참을 기다리던 동지를 만나서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참을 그리던 친구를 만나서 얼마나 좋을까?

그런 좋은 맘 오래 갔으면 좋겠다. 그런 그리운 맘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잊지못할 추억은 있는거니깐~

 

석방된 동지를 만났다.

나는 많은 생각들과 감정들이 스치고 지나갔고,

힘들었을텐데 태연히 웃는 그 동지가 듬직했다.

그리고...

맘고생 많았던 그 힘든기간을 잘 견뎌온 친구가 웃던

해맑은 웃음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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