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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거로는...

이런 선거로는 무엇 하나 바꿀 수 없다.

 

 

이런 선거는 백만 번을 해 봐야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바통만 넘겨 줬을 뿐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뭐하나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민주당이면 족하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이 너무 빈약한 게 아닐까?

 

 

인물을 넘어선 정책선거가 가능할까?
 

어찌어찌하여 직접 선거운동에 개입하다보니 주변 후보들의 명함을 건네받는데, 하나같이 큰 사진에 약력만 빼곡하다. 내가보기엔 별로 내세울 것 없는 그런 한줄 한줄이 그들에겐 무엇보다도 소중한가보다. 중학교는 어디고 고등학교는 어디인지, 무슨 모임에 가입하고 어디어디 운영위원회에 들어가 있는지... 하긴 대부분 남성들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하면 개거품 물듯이 고등학교 동창, 또는 동문이라고 하면 일단 밀어주는 분위기니깐~
수원에서는 선관위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열었다가 한 후보만 행사 5분전에 정책 자료를 제출해 급급하게 취소를 한 헤프닝이 있다. 이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들에게 정책선거란 것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거다.
이런 사태는 정작 시민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한국사회의 정치는 내용중심이 아니라 인물중심이다.
그래서 한 인물이 자신의 마음에 들면 그 사람은 항상 옳아야하고,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서는 큰일 난다. 또한 그 사람이 당선되고 나면 잘했건 잘못했건 무조건 지지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역이다. 도대체가 비판이라고는 없는 나라다. 이명박이 그러하고, 노무현이 그랬다. 그 이전으로 가면 더욱 심한데, 김대중이 그랬고 김영삼, 노태우... 심지어 대통령을 욕한다고 잡아가기까지 했으니...
이런 구시대의 정치를 넘어서야 정책선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각 후보에게 내가 생각하는 바를 질의하고 그것을 타당성있게 받아들이면 뽑아준 후, 시정이나 정치에서 그것을 반영하는 지 감시하는 과정, 이런 정책교감의 과정을 선거운동에서 찾아볼 수 없으니 공약이나 정책이 아무리 잘 정리되어 있으면 뭘 하겠느냐 말이다. 아무리 정책비교를 한다한들 정책 교감 없이 그럴듯한 정책을 내어놓은 인물을 찍으면 내 할 도리를 다했다는 선거판은, 결국 인물중심의 정치형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선거
 

이번에 다들 아쉬워한 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였다.
경기도지사를 보면 김문수와 유시민이 52.2 : 47.8로 김문수가 당선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촉각은 누가 당선 되느냐였지만 정작 내가보기엔 누가 당선되어도 결국 반쪽짜리 도지사란 거다. 
선거에 패배한 쪽에서는 아쉬움이 많겠지만, 어느 쪽이 되었건 간에 나머지 50%에 달하는 의견은 어떻게 반영 할 것인가?
한국사회가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인건 사실이지만, 그것을 바꾸려는 노력들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보면,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일등만 기억하는 선거 프레임에 너무나 충실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다양성이라고는 인정될 수 없는, 일등만 살아남는 그런 선거프레임...
그런 선거프레임에 너무나 충실한 진보진영과 시민들...
그래서 선거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승패와 상관없이 일등만을 기억하는 사회로 흘러가는 사회분위기...
과연 한나라당이 아닌 야권이 당선되었으면 나머지 50%의 의견을 수렴하는 구조를 고민했을까?

 

 

선거프레임을 넘어서 정치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야한다.
 

기존 선거제도를 넘어선 한 예가 중선거구제로 개편된 기초의원선거다. 중선거구제로 인해 1등뿐만이 아니라 2등, 3등 역시 기초의회에 진출해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51%의 사회분위기로 의회를 독식하는 다수결의 횡포를 완화시켜주는 하나의 장치라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들의 상상력을 키워야한다.
사회적 소수인 진보진영이, 약자가 어떻게 다수가 되는가의 고민(다수 의석을 획득하려는 고민)보다 그 소수의견이 어떻게 존중 될 수 있는가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자치단체장 1인의 무한한 권력보다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 즉 주민참여예산이나 정책자문단 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이 구시대의 유물인 인맥, 인물정치, 그리고 다수결의 횡포인 일등만 기억하는 선거프레임을 넘어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풀뿌리정치를, 그에 맞는 선거제도를 만들어 가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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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인권센터에 쓴 글이다. 

선거를 치르고 나니 여러가지로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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