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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09/29
    정치의 무풍지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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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09/27
    음식의 국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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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09/24
    한겨레 신문을 인터넷으로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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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9/17
    별헤는 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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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09/13
    쟌다르크의 수난 DVD -I(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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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4/09/08
    날씨가 약간 덥다(6)
    hand

정치의 무풍지대

내가 사는 곳은 샌프란시스코 바로 옆동네다. 전철을 타고 가면 30분도 안걸려 샌프란시스코 한가운데로 갈 수 있으니, 실제로 무척이나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이곳과 샌프란시스코 주변 몇몇 도시들을 엮어서 Bay Area라고 부른다. 엄청나게 좋은 날씨(사시사철 가을 날씨)와 더불어 이곳을 특징짔는 것 중의 하나가 특이할 정도로 편향(?!)된 정치적 지형이다.

 

여러가지 들리는 말을 종합해보면,

1)이곳 출신 미하원의원이 9/11이후 애국자법과 테러방지법에 반대한 이유는 그녀가 찬성했다면 이곳에서 재선가능성 zero이기 때문이라서 였다는...또

2)지난 번 샌프란시스코 시장선거에서 1등은 민주당, 2등은 녹색당, 3등은 공화당이 했고

3)캘리포니아주지사 recall선거에서 거의 모든 지역에서 터미네이터가 이겼는데, 유독 이 지역에서만 패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스스로 확인하는 기회를 요즈음에 가질 수 있는데, 그게 뭔가 하면, 여러 신문에서 접하는 캐리/부시진영간의 비방성 TV정치광고전 소식을 단지 신문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뭔가 하면, 이곳에서는 그들의 정치광고를 볼 수 없다. 어떤 진영도 돈을 들여서 TV광고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엄청나게 편향되어 있어서 TV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 글쎄, 캐리나 부시나 그렇고 그런 놈들이란 건 확실하지만, 선거라는 건 대안세력이 확실하게 있지 않는 한 기존세력 중에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서, 이곳에서는 언제나 이런 결과만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아침에 연구실로 가는 길에 주욱 붙어 있던 전단 하나를 들고 왔는데, 거기에 

 

"The Demorats, just like the Republicans and Greens, are a capitalist party representing the same class interests that lay behind the occupation of Iraq and the attacks o workers here"(공화당과 녹생당과 같이, 민주당 역시 이라크 점령과 이곳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의 배후에 있는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강조는 유인물에서.

 

라고 써있고, 마지막에는 "Come meet the Marxists and join in a discussion of revolutionary politics(맑스주의자를 만나 보고 혁명적인 정치에 대한 논의에 동참합시다!)"로 끝났다. 엄청나게 주욱 붙어 있던 이 유인물의 발행인은 Spartacus Youth Club(스파르타쿠스 청년 클럽)이었다. 로자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는 그룹인가?라는 생각이 잠시 스치기도 했다. 그냥 조그만 그룹에서 전단을 주욱 붙여 놓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런 곳에서 이런 주장을 볼 수 있다는게 조금은 신선하고 놀라왔다. 물론, 거의 매일 국제사회주의자들이 'International Socialist'를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팔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몸이 불편한 노숙자조차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시내버스를 공짜로 타고다니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곳, 해고가 완전히 자유롭고 거의 대부분이 살인적인 집값과 물가에 허덕이는 곳, 공화당을 엄청 싫어하는 곳, 동성애든 트랜스젠더든 모든 종류의 사랑이 가능하고 그것이 합법적인 곳, 엄청난 백인 부자들은 물에 떠다니는 기름처럼 따로 떨어져 저 멀리 아름다운 바다와 도시를 볼 수 있는 곳을 점령해서 분리되어 살고 있는 곳, 그 반대로 흑인들도 몰려서 살며 엄청난 총기사망율을 기록하는 곳, 고등교육기관으로 가면 갈 수록 아시안계들이 점점 늘어나는 곳(사람들이 농담삼아 UC를 University of China라고 부른다)...

 

더 살아보면 더 알 수 있을까? 글쎄?..뭘하면 되지? 뭘 읽으면 가능하려나? 글쎄 그건 아는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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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국적

추석을 맞이하여 근처 커다란 수퍼마켓에 가서 과일과 맥주를 샀습니다. 이번에는 추석이기도 하니까, 여태껏 잘 먹어보지 못한 것을 시도하기로 하고(물론, 무엇에 쓰는 지, 어떻게 먹는지도 알기 어려운 요상하게 생긴 과일과 야채는 아직 시도를..--;;) 자주 먹던 독일산 맥주와 이 근처 맥주 대신에, 하이네켄이 아닌 네덜란드산 붉은맥주(다른 것보다 2000원 정도 비싼..고급!)를 샀죠. 1865년부터 만들었다니, 유럽기준으로 보면 '신흥'맥주회사 정도 될 것 같네요. 이름은, Murphys.

맛은 2000원 정도 더 비싼 것 치고(여섯병에 9천원), 그저 그렇습니다. 물론, 버드와이저나 쿠어스같은 미국 맥주의 shit스러운 맛보다 훨 낫지만 글쎄..이 정도 비싸면 1000원 정도 더 주고 벨기에산 레빼나 독일의 고급맥주(1600년대 부터 만들어져 온)가 더 좋았을 것이란 후회.

 

그리고 오렌지와 키위. 오렌지도 자주 먹던 캘리포니아 산이 아닌, 오스트레일리아 산 오렌지. 생긴 것도 요상하고 세일도 하고 있어서 샀어요. 그리고, 키위. 무지무지 비싸고 생각보다 만져보니 몰랑몰랑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산 오렌지는 만져보면, 보통 오렌지라 불리는 것 보다 훨씬 물렁한 것이 어찌 감귤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껍질은 조금 두꺼웠지만, 안은 거의 감귤과 비슷! 다음 부터 세일하면 이 오렌지만 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냥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껍질이 너무 딱딱하고 먹고 나면 온데로 과즙이 튀고...여하튼 괜찮은 선택.

 

키위는 진한 녹색에 가까운 색깔에 새콤한 맛이었다는 기억이 있는데(맥주집 과일안주로 먹은 기억외엔 없어서--;;) 왠걸, 껍질을 깍아 놓고 보니, 거의 연두색에 물렁물렁한 것이 새콤한 맛은 거의 있는 듯 없는 듯 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되지?... 음, 그냥 시원한 단맛이 났어요. 뉴질랜드 산 키위.

 

철들어서 추석은 그냥 부모님을 위한 의무방어전 성격이 짙어서 그냥 그저 그런 무미건조한 기억들만 가득차 있는데, 어릴때 추석을 생각하면, 평소에 잘 보지 못하던 여러가지 음식에 눈이 휘둥그래져서 이것저것 배가 터질때까지 먹던 기억이 아직도 가득합니다. 전, 송편, 돼지고기, 비빔밥...참...

 

이상, 네덜란드산 맥주와 호주산 오렌지, 뉴질랜드산 키위를 사서 먹은 후 인도네시아에서 조립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서 중국에서 조립된 노트북컴퓨터로 한국에 있는 진보넷 블로그에 미국에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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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을 인터넷으로 보다가

지만원의 인터뷰를  읽었다. 내용인 즉슨, 그가 '좌경용공'이라고 고소를 당했는데, 그는 억울해했다..라는 내용이다. 사실, 난 지만원을 잘 모른다. 그가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퍼져 나오는 그가 한 황당한 소리 정도를 접해보는게 전부다. 그렇지만 한 10여년전인가? 한겨레 신문에 군사 관계 칼럼을 몇편 썼던 것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여하튼, 인터뷰에서 그가 한 다음의 말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지. 박근혜의 정부참칭 포기의사, 국보법 대체 입법 가능성 제시 등은 우리 우익들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라면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대한민국에 대한 적개심을 길러온 주사파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안 되지.”

 

-- 자체가 국보법은 단지 정권의 안정을 위해 쓰이는 법이란 것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웃긴다.  헷갈리는 것은 이게 극우들의 보편적인 사고 방식인가 아니면 이 사람의 특이한 생각인가하는 것이다. 아마 이 사람의 특이한 생각이겠지.. 아마 절대 안된다는 사람이 더 '극'우일테니...

 

누가 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직 한국은 전후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데 무척이나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요즘의 일들이 먼 미래에 우리의 후손의 후손^3(헤헤) 들의 역사책에서는 해방후 오십년 정도를 묶어서, "전후체제에서의 정치적 갈등과 경제성장"이란 50여페이지짜리 챕터의 한두페이지를 장식할지도 모른다. 너무나 연속적이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챕터를 구성해야만 할 것 같다.

 

갑자기 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사실, 맥주 마시며 쓰고 있는 잡생각이라 용서하시길)  위에 단락처럼 주절거리고 나니 역사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된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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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 밤

사는 집(작은 빌라형태인데)이 '금연'이라서, 한 밤중에 담배가 피고 싶어지면, 집밖으로 나가서 한대 핀다. 멀리 샌프란시스코쪽으로는 불빛이 밝아서 별을 보기 힘들지만, 반대편 언덕쪽으로는 꽤 밝게 별이 빛난다.

 

가로등을 쳐다보니 괜히 달래무침이 생각나는건 왜 일까? 별하나 쳐다보고 또 냉이된장국이 생각난다. 냉이가 없다, 이곳엔. 깻잎장아찌도 뒤질세라 떠오르는 걸^_^;;(흠 내일 시장에 가서 깻잎사서 꼭 만들어봐야겠다-주1). 거의 이주일에 한번씩 먹던 통닭+맥주가 이제 거의 잊혀져간다. 도데체가 후라이드 치킨을 사먹을 곳이 없다(KFC도 없어요--;;). 학교 근처 맥주집의 부드러운 노가리가 통닭 뒤를 쫓아가고, 왜 갑자기 물김치가 떠오르지? 사랑하는 사람과 친한 친구들과 왁자지껄 시끄러운 이야기 소리가 밤하늘에 떠다닌다.

 

이렇게 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면 무수한 사람들의 얼굴과 엄청나게 많은 음식들이 UFO처럼 빠른 속도로 밤하늘을 스쳐 지나간다.

 

참으로 별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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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이곳은 인건비때문인지, 한국에서처럼 곱게 모아놓은 깻잎은 무지무지 비싸다. 그냥 땅에서 뽑힌 깻잎'나무'(?!ㅎㅎ)를 사서 주렁주렁 달려 있는 깻잎을 하나 하나 뜯어내서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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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다르크의 수난 DVD -I

철학자 강유원의 말을 인용하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관객의 기본적인 목적은 극장비를 건지는" 것이지만, 그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어떤 경우에 '극장비를 건졌다'고 판단하는지가 관객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오고가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합쳐서 얼추 4시간 가까이 들고 기본으로 7-8천원 정도 투자하여 영화를 보는 것이 그리 녹록한 경제행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에이, 이게 뭐야~~'하고 극장비를 아까워하면서도, 그 영화 씹으려고 같이 간 사람들과 술한잔해도, 좋은 술안주감 역할이라도 해주니 그리 나쁜 것은 아니리라.

 

  극장에 가는 목적이 그러하다면 DVD를 사는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사는 곳 근처에 꽤 큰 DVD매장이 있다. 중고품 거래도 하고, 일본 만화영화도 있고, '고양이를 부탁해', '거짓말' 등등의 한국 DVD를 포함(사실, 이것말고 본 것은 없다--;;) 다종다양한 DVD를 팔고 사고 하는 곳이다. 그러니 일단, 많은 사람들이 DVD를 사고 있는 듯 하다. DVD구입은 평균 극장비의 두세배 정도 하고 한 번 보고 계속 보관하는 것이 극장관람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음악CD처럼 그걸 틀어놓고 책을 읽거나 요리 혹은 청소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언제나 틀어놓고 눈으로 봐야 한다.(그렇지만, DVD를 틀어놓고 마늘을 깐다거나 혹은  콩나물, 미나리, 부추등등의 다듬기 정도는 가능하겠다) 또 비디오 테이프 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supplement를 제외하고도, 소리의 질과 화면의 비율과 선명도가 다르다) DVD를 제대로 감상하는 것 자체가 또한 어렵다.

 

 



  결국, 생각해보건데,  훨씬 더 과감한 경제행위와 즐기는 방법의 어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공통된 무언가가 사람들의 DVD구입배경에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런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거나 통계자료를 찾아볼 부지런함은 없기에, 왜 나는 DVD를 사는가?부터 우선 이야기하는게 좋을 듯 하다(그렇다고 처음의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을 나중에 할 생각은 없으니 기대하지 마세요^^;;).

 

  내가 극장에서 못 본 영화를 DVD로 구입하는 경우는 1)비디오로 혹은 TV로 봤으나 원래 영화의 색깔과 화면비율과 가위질 당하지 않은 영화를 꼭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음치거나, 혹은 2) 전혀 본 적은 없지만, 옛날 영화의 스틸화면이나 소개글 혹은 짜투리 화면등을 보고서는 영화전체를 다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할지만, 비디오로 보기 힘들 때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구입한 DVD에서 1)의 구분에 들어가는 것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감독판 [옛날옛적 미국에(once upon a time in america)]와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Clockwork Orange)], 2001년 우주방랑여행(2001 space odyssey)], 왕가위의 [열혈남아(As tears go by)],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이고,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a city of sadness)]는 아직 DVD가 나오지 않아서 못사고 있지만 계속 기다리고 있다. 2)의 구분에 들어가는 영화는 허우샤오시엔의 영화중 DVD로 나온 것 전부[희몽인생(the puppetmaster)],남국재견(Goodbye south goodbye),호남호녀(good man, good woman), 해상화(flowers of shanghai)]와 이번에 새로 구입한 드레이어 감독의 [쟌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이다. 그 이외에 극장에서 봤지만 엄청나게 싸게 사는 기회를 이용하여(하나에 2000원) 구입한 반지의 제왕1,2,3과 리안의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이 있다. 사실, 몇개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살때마다  DVD가게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고르다, 손에 쥐었나 놓았다 하다가 가격의 압박과 앞서 말한 즐기는 것의 어려움으로 포기하고 돌아서기를 너무나 많이 해기에 이렇게 산 DVD가 나 스스로에게는 참 어려운 결정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란 걸 강조하려는 마음에서다(단 반지의 제왕과 와호장룡은 충동구매).

 

  여하튼, 최근에 구입한 칼 드레이어(Carl Th. Dreyer)의 [쟌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 The Passion of Joan of Arc)]이 드디어 집으로 배달되었다. 물경, 한화로 4만원에 가까운 거금(평균 구입가의 2배가 넘는)을 투여하여, '그래 이거 사고 한두달은 DVD사는 것을 참자'고 결심하며 산 것이기에 그 기대감이 물경 4만원의 4만배 정도는 되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예전에 들은 것은 그냥 찬사 일색뿐이라, 여기서 인용하거나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amazon에서 구입한 사람의 평중에 "나는 내가 본 영화로 부터 엄청난 감명을 받아서 DVD를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I was tremendously impressed by the performance I saw and can't wait to own the DVD)"라는 DVD구매에 관한 최고의 극찬도 있다). 단지 그러한 찬사를 받은 무수한 영화들에 대해서 들어왔고, 보아왔기에 일정정도의 세월의 풍화작용을 빼더라도, 진지한 역사적 탐색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그런 영화를 그 자체로 즐기거나 심지어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주가는 DVD매장에서 본 고전영화품목들(7인의 사무라이류의 동양고전과 메트로폴리스류의 서양고전)에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참, 이 영화는 1928년 작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본 아래의 DVD의 표지사진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가끔씩 갈때마다 들었나 놓았다 하다 결국은 인터넷으로 이곳저곳을 뒤진 후에 주분을 해버렸다. 문제의 DVD의 앞,뒷표지 사진이다.

 

 

  또 하나, 구입에의 상승작용을 일으킨 동기는 '쟌다르크'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때문이다. 쟌다르크가 어려서 얼핏 본 신의 명령이 그녀가 죽음을 스스로 찾아가게 한 진실이었을까? 그녀는 회의하지 않았나? 끝없는 회유와 협박에 그녀가 굴복하지 않은 이유가 단지 신뿐이었는가 아니면 어떤 신인가? 여하튼, 이런저런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들이 끊이질 않았다. 근데 이 영화가 쟌다르크의 재판만을 다루었고, 그 재판에서 쟌다르크의 고뇌를 보여주는 대단한 영화라는 평이 있으니 사고 싶은 욕망이 한층 더 부풀어 오를 수 밖에.

 

 그래서 사서 보았다. 결과는? 흠...일단은 대만족이다. 내리 두번을 봤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2번 반정도 본 셈이다. 세가지 버젼으로 실려있는데, 첫번째는 완전히 무성영화로, 두번째는 무성영화에 음악을 덧쒸운 형태로, 마지막으로 코페하겐 대학에서 드레이어를 연구하는 카스퍼 티져르그(Casper Tybjerg)의 해설로 진행되는 형태로 되어있다. 무성영화 시대에는 주로 단촐한 혹은 규모가 큰 경우 오케스트라 연주가 영화와 함께 있었는데, 드레이어가 이 영화를 처음 상영할 때 쓴 음악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일단 그냥 무성영화로 한 번 보라는 뜻에서 무성영화 버젼이 있고, 최근에 들어서(이 영화필름에 대해서 아주 극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다음에) 이 영화를 감명을 받은 리쳐드 아인호른(Richard Einhorn)이 작곡한 "빛의 목소리(Voices of Light)"이라는 음악을 배경으로 한 버젼이 있다.

 

음..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나중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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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약간 덥다

이곳은 인디언 섬머라고 해서, 9월이 일년중에 가장 덥다. 최고로 올라가면 한 30도 아래 위. 그렇지만, 전혀 덥지 않다가 그러니 좀 많이 더운 느낌이다. 걷다가 땀이 나는게 이상한 동네인데 --;;

여하튼 오늘 진짜 걸어다니다 땀이 나서 그늘만 찾아서 다녔다. 그런데, 약간 더워지니까 뭔가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느낌....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해먹다가 불현듯 그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예비군 훈련'!

그래! 언제나 이맘때 햇볕쨍쨍나고 더워 죽겠는데, 예비군 훈련 받으러 4일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퇴근하던 그 고역을 올해는 빼먹은 것이다. 더위가 잊어버렸던 그걸 생각나게 만들었다. 저녁먹으며 그 생각으로 잠시 아주 즐거웠다. 외국에 살면서 느낀 몇 안되는 보람 중에 하나라고 하면 몇몇은 싫어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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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서 빼먹은 몇몇 그룹을 보충하면,

스위트피의 재발매된 옛날 엘범의 음악들(오! 나의 공주님)과 새앨범에 있는 음악들(kiss kiss), 그리고 허클베리핀의 새앨범-올랭피오의 별중에 올랭피오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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