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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2/21
    연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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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2/20
    스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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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12/14
    일상의 기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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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2/07
    한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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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12/03
    농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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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이곳은 이제 곧 Holiday Season이라고 불리는 긴 연휴에 들어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끼고 새해 첫날까지 죽 놀죠.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고, 그냥 그 사이에 전부 휴가를 주는 형식으로 노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곳도 강제로 휴가를 줍니다. 미국식 '정치적 옳바름'과 긴 연휴의 영향때문인지, 사람들이 인사를 할때, 'Merry Christmas'란 말은 거의 쓰지 않고, 'Happy Holidays'란 말을 씁니다. 어쨌든, 길게 노니까 좋긴 좋네요. 길거리에도 사람들이 없어서 텅 빈 느낌이 듭니다. 대학과 큰 연구소가 있는 조그만 도시라서 그런지, 더더욱, 사람들이 모두 다 빠져 나간 느낌이 드네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도 마냥 그 자리에 그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 그런지, 매년 매년 연말의 기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상하고도 슬픈 소식이 올해가 끝나는 12월까지 끊임없이 들려서, 마냥 즐겁게 연말의 기분에 빠져들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도 또 한해가 지나가니, 제 자신의 짦은 개인사에서도, 삐걱거리는 한국의 역사에서도, 수난받고 있는 지구의 연대기에서도, 그리고 우주의 일생(^_^;;)에서도 일년이 지나갔습니다.  10만년 정도 후에 인류가(그때까지 있다면) 관찰 할 수 있을 새로운 별이 은하 저편에서 탄생했을 것이고, 이미 지구가 가지고 있는 석유 매장량의 절 반 이상을 올해 다 써버렸을 것 같고,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했고, 제가 진보블로그에 찔금찔금 외국 생활에 대한 글을 썼던 일년이 지나가고 있네요.

 

한국에 잠시 다니러 갈때 사려고 적어둔 책 목록을 죽 훑어봅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순간 참 많이 들었었는데, 이상하게 점점 더 머리 속이 하얗게 지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왼쪽 사진은 예전 세쿼이어 나무 군락지에서 찍은 '어려서 죽은 나무'입니다. 2000년 이상을 거뜬히 버틴 거인나무들 속에서 이미 말라 그 생명을 읽어버린 나무의 모습입니다. 근데 자세히 보면 뭔가 큰 자연재해가 있었던지, 그 주변의 모든 나무들이 쓰러져 있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많이 자란 나무들은 너무 커서 그 자연재해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쓰러져서 죽어 있었습니다. 사실, 크리스마스라서 온전한 나무 사진 하나를 올려 보려고 했는데.. 이 나무의 모습이 웬지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_^;; 언젠가 이 나무들도 다시 땅속 깊은 곳으로 내려갈 겁니다. 일년씩 지나서 결국 언젠가 10만년이 지나겠죠.

 

내년이라고 올해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는 하루하루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결심의 목록을 올해가 가기전에 한 번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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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이 글은 진보네님의 [블로그 스킨 바꾸세요] 에 관련된 글입니다.

 

진보넷블로그 담당자분들의 수고에 힘입어 이제 마음대로 스킨을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스킨을 바꾸는 일이 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주말을 맞아서 바꿔 보았습니다. 이번에 바꾼 것은 그렇게 독창적인 것은 아니고, 예전에 웹서핑을 하다 한 번 본 적이 있는 urlgrey greenish orange style의 웹페이지 디자인 형식과 비슷하게 만들어봤습니다. 예전에는 css도 참고할 수 있도록 보여주곤 했었는데, 지금보니 그냥 작은 그림으로만 볼 수 있게 되어 있군요. 여하튼 한 번 바꿔 보니 기분 좋네요. 참고한 웹페이지의 대략적인 모양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거의 비슷하죠... 다음번에는 나름의 웹페이지를 한 번 디자인해봐야겠네요... 시간이 나면 말이죠.. 진보넷 블로그 담당자분들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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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쁨

이라고 제목을 써놓으니, 쓰려고 하는 내용과 잘맞지 않는 것 같네요. 다시 생각해보면, 아마, '맥주가 전해준 행복감'이라고 쓰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신문에 나는 여러가지 소식을 보면 이렇게 저렇게 술먹게 만드는 일들이 많네요. 이럴 때, 친구들 하고 같이 오뎅국물에 소주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러나, 이곳은 그런게 없죠.

 

그래도, 후배를 불러서 주말에 맥주 한잔 했습니다. 몇일 전에, 맥주의 왕국, 아일랜드에서 온 친구에게 맥주추천을 부탁했었드랬죠(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를 제외하고 말이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추천한 맥주는,

 

St. Peter's Cream Stout.(성 베드로 크림 흑맥주)

 

위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예전에 수퍼에서 팔던 "진로관광소주"병을 약간 부드럽게 처리한 모양입니다. ^_^.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의 설레임, It's CREAM ! stout !. 그랬더니, 그 친구가 향이 너무 진해서 초콜렛 ! 향기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구요. 아~~ 기대가 충만한 금요일을 보내고 주말에 맥주를 사러 갔었습니다. 이 맥주는 영국산이고, 병은 1770년부터 같은 모양을 쓰고 있고 맥주는 700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병에 적혀 있었습니다. 맛은, 말 그대로, 엄청나게 진하고 두터운 검은 맥주의 향기와 목넘김이 짙고 쓴 초콜렛처럼 입안 전체를 휘감는 아름다운 맛이었습니다. ^_^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이, 연구원이라는 직업도 시계추처럼 하루하루를 보내죠. 특히나 컴컴해지면 모두모두 각자의 집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이곳의 생활이 더해지면, 혼자서 사는 사람들은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생활이 계속 반복된답니다.

 

그 와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맥주맛을 보게 되니, 나름대로 맥주값이 싼 나라에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어쩨, 쓰고 보니 약간 슬퍼지네요.

 

대문에 걸어둔 사진은 주말에 집근처 골목을 모두 막고 벌어진 동네 축제+장터 사진입니다. 젊은 악사의 흥겨운 바이올린 연주소리처럼, 들썩들썩거리는 장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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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이제 이곳은 우기. 동쪽 내륙으로 들어가면 둥글둥글한 언덕(꽤 커서 언덕이라고 부르기는 뭣하고...나지막한 산이라고 해야할까..)들이 있는데 보통 나무 하나 없고 잔디같은 잡초(잔디가 잡초인가?)만 덮혀 있습니다. 보통 여름에 보면 바싹 말라서 누렇게 보이죠. 마치 황금들판(!) 같이 생겼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비가 자주 와서 파릇파릇해집니다. 마치 천연 골프장 같이 보여요.. 여하튼 이렇게 또 계절이 지나가고, 눈도 없이 비가 주룩주룩 오는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저녁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평소보다 한시간 정도 먼저 집에 와서 저녁 해먹으며 TV를 틀어봐도... 별 재미 있는 것도 없고.. 미식축구와 핀트가 않맞는 코미디 프로... 헐리우드 연예소식... 안테나 올리면 나오는 공중파가 5개 정도 잡히는데, 채널을 잘 맞추면 공중파가 하나 더 잡히죠...중국방송!

 

이곳의 중국인 이주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 되었고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이 산답니다. 세계 어딜가도 중국인은 많지만, 이곳은 더더욱 많은데, 혹자는 과거 미국의 철도공사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120-130여년전 대륙을 잊는 철도 대공사의 거의 모든 부분을 중국 이주노동자들이 담당했답니다.(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옛날옛적 서부에(once upon a time in the west)라는 영화를 보면 배경으로 잡히는 철도공사 장면에 엄청난 중국인들이 보이죠...) 여하튼, 그래서 중국 공중파가 잡힙니다.

 

틀어보니, 헛.. 이병헌, 송혜교, 허준호등등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올인'이었습니다. 근데, 재미있게도, mandarin(보통 중국말)으로 더빙된 데다 밑에는 cantonese(홍콩, 마카오에서 쓰는 말) 자막이 나오는 겁니다. 헛! 가만히 보니, 내가 만약 그 배우들을 몰랐고 건성건성으로 봤다면 이건 영락없이 중국드라마라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재미있고도 요상한 기분이네요. 연구실의 싱가포르 친구가 자기 나라에서도 온통 한국드라마 본다고, 난리라고 하던데, 여기서도 '중화'드라마 올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학교앞 문방구에서 코팅해서 팔던, 왕조연, 유덕화 책받침이 생각나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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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위 사진은 레이버 투데이에서 무단으로 가져왔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레이버 투데이의 기사에서

 

"전비연은 타워크레인 점거로 공사 진행이 중단돼 피해를 입은 현장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본의 아니게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의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계를 힘겹게 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라는 말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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