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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기억하기 위해서,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가져다 놓아야 겠다.

참세상에서 복사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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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일한 대가는 휘어지고 뒤틀린 손가락에 월급 67만 원
[인터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김종욱 조직부장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충북 영동에 위치한 (주)엔텍은 주방기구인 후드를 생산하는 업체다. 2천억 원이 넘는 매출로 유명한 주방기구 전문 생산업체인 '에넥스'의 박유재 회장이 6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그의 셋째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는 지독한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시달리다 4월 5일 노조를 설립한 신규노조다. 서울에서의 4일간 상경투쟁을 마무리하고 파업 31일차, 직장폐쇄 26일차를 맞는 6월 10일 김종욱 조직부장을 만났다.

'노동조합'을 모르고 일만 했던 15년

김종욱 엔텍지회 조직부장
"노조 만든 이유는 별거 아니고... 임금이 너무 적기 때문이죠. 한 달 월급이 여자는 63만 원이고 남자는 70만 원인데, 잔업하고 뼈빠지게 일해봤자 일 년에 천오백만 원도 안되거든요. 그런데 회사 매출은 작년에 600억 원이고 박유재 회장이 챙긴 순 이익만 38억 원이랍니다"

실제로, 직원 86명인 (주)엔텍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800억 원이고 내년에는 천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업에서 한 달 64만 원인 최저임금에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는 셈. 노동시간 변형과 작업장 환경, 현장통제 또한 심각하다.

"임금도 임금이지만 처우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노동자들 거의가 4,50대인데 젊은 관리자들이 '야자'는 기본에다, 출근이 조금만 늦어도 욕하고 불량 나와도 욕하고... 거기다 '20분씩 일찍 나와서 일해라', '월차는 이날 이날에 써라', '잔업 못하겠으면 나가라'고 하기 일쑤입니다. 작업시간엔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손가락은 휘어지는데 위험수당은 없고요. 우리가 후드를 만드는데 정작 작업장에는 후드가 안 돌아가요."

'높으신 대표이사'와 상견례도 했지만

노동조합을 설립한 후에 보인 사측의 태도는 그간 자행해 왔던 탄압만큼이나 실망스러웠다. 지난 4월 8일 간담회에서 사측은 연월차 사용 강요, 일방적인 대치근무, 조기출근 문제, 강제 잔업, 작업시간 중 화장실 통제, 관리직의 반말 등의 사항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했고 4월 12일 상견례 자리에서는 노동조합 사무실과 집기를 지원하기로 합의하여 단체협약 체결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했다. 처음으로 사측과의 협상을 경험한 지회 간부들은 "이제 회사 그만둬도 여한이 없다", "높으신 대표이사와 교섭 가졌다는 자체에 노동자의 자존심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엔텍 앞에 설치한 노조 천막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4월 18일에 2차교섭을 하기로 했는데 교섭 시작하기 몇 시간 전에 팩스가 왔어요. 그 내용이 교섭은 연기하고, 교섭권은 충북 경총에 위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사측은 태도를 바꾸어, 노조 탄압 작전에 돌입했다. 4월 18일부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관계자들의 정문출입을 봉쇄하고, 몸져 누운 지회장에 대해서는 무단결근 징계를 예고했으며 노조와 상의 없이 '연장근로 동의서'를 배포하기도 하고 대전충북지부와 엔텍지회 교섭위원들을 고소했다. 그리고 영동과 황간 지역에서 '힘 좀 쓰는' 용역깡패를 소집하기 시작했다.

70여 명이었던 조합원은 끈질긴 탈퇴 권유로 현재 34명이 남았다. 이 작업의 일등공신(?)은 사측에서 조직한 '사원협의회'다. "노동조합은 우리의 조용한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사원협의회는 조를 편성하여 남아있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하면서 탈퇴를 조직했다. 노조 간부들의 술자리까지 찾아와 술상을 뒤엎고 멱살잡이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현재의 조합원 34명은 "사원협의회로 가느니 차라리 사표를 쓰겠다"는 결의로 뭉쳐 있는 사람들.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파업에 돌입한지 일주일 여만인 5월 16일에 사측은 조합원을 상대로 한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영동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엔텍지회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노조 파괴에 들이는 돈 10억 원

사측에서 이같은 공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충북 경총이 있다. 경총으로 교섭권을 위임한 이후부터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 심지어 몇 차례의 조정회의에도 불참하고 노동부 중재의 교섭 테이블에서도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무교섭에 참가한 충북 경총은 예상대로 '파업으로 인한 손배가압류'만 운운할 뿐이다.

(주)엔텍이 충북 경총에 지급한 계약금은 무려 10억 원. 엔텍 노동자 전부에게 월 10만 원씩 10년 간 지급할 수 있는 액수다. 금속노조 충북지부의 경우 '충북 경총'이라면 고개를 내젓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교섭에서 충북 경총이 보여준 열성적인 노조 파괴 공작을 이미 경험한 탓이다.

박유재 회장, "노조는 절대 안 된다"

영동 지역에서의 거리 선전전을 해온 엔텍 지회는 이에 더해 6월 1일에 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매일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7일에는 김종욱 조직부장을 비롯한 3명의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했다.

"박유재 회장 집 앞에 와보고 깜짝 놀랐죠. 외국 저택같이 으리으리한데 외제차는 3대가 있고 기사에 집사까지... 집앞 1인 시위 하면서 보니까 생수도 택배로 배달시켜서 먹더군요. 그런 집 담벼락에 대자보 붙였다가 경찰서까지 갔다왔죠."

박유재 회장 집앞에서의 피켓시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마침 김종욱 조직부장을 만난 때는 궂은 날씨에 1인 시위를 하던 도중 우비와 피켓까지 빼앗기고 돌아나오던 길이었다. 1인 시위 4일만에 회장 집안까지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지만 박유재 회장은 "노조는 인정 못하겠으니 사원들끼리 대화해 봐라"고 딱 잘라 말했다는 것. 경총의 교육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사원협의회'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회장댁 직원'인 듯한 3명의 남자에게 둘러싸여 모자, 우비, 피켓 등을 다 빼앗겼다고 한다.

"노동부에서 허가 내준 노동조합을 왜 회사에서는 인정을 안한답니까? 우리가 벌어다 준 돈을 작업장 개선에 조금만 투자한다면 우리가 이러지도 않을텐데..."

임금인상안은 아직 제출도 못 해 봤다. 노동조합 인정, 나이많은 노동자에게 반말 금지, 작업장 환경 개선 같은 소박한 요구들이 갓 노조를 설립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엔텍 지회는 13일부터 다시 회장집 앞 시위를 재개할 예정이며 본사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에서 4일간 투쟁한 소감을 묻자 김종욱 조직부장은 "서울에 올라와서 13명이서 4년 동안 싸우고 있다는 노조(하이텍노조)를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린 두 달밖에 안됐지만 잘 싸워서 잘 풀릴거라고 자신합니다. 난생 처음 회장 얼굴도 봤고 한 마디지만 입장도 들었으니 이것도 성과가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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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

오늘 비가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쳐다보니 뿌옇게 흐린 걸 보고, 어.. 아직 안개가 겉히지 않았나..하고 생각하다 가까이 보니,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부슬비가 내렸어요. 그런데, 지금 저녁이 되도록 아직 부슬비가 내리고 있어요. 오늘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왔다갔다 하며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났는데 모두 'it's weird(기묘하네)'라고 이야기 합니다(마감 abc뉴스에서도..^_^;;). 사실, 스스로도 무척이나 기묘하다고 생각해요. 보슬비만 왔었거든요.. 오늘 하루종일..근데 그게 통계적으로 한달 내도록 내려야 할 강수량의 두배가 넘는데요.. 사실, 평균적으로 원래 이 맘때의 강수량은 밤과 새벽의 안개가 사실 전부예요(하지만 놀랍게도 그게 이 근처의 무지무지 커다란 나무들을 푸르면서도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하죠).. 작년에 제가 본 이 맘때 본 물방울이라고는, 근처에 인공적으로 물을 뿌리는 수돗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전부였거든요.... 사실, 지금 비가 온다는 건, 한국에서 여름에 함박눈이 내리는 것처럼 황당한 일인데... 무슨 일 일까요????... 일년에 3분의 1동안 비가 오지만 그 결과로 공기가 깨끗하고 시원한 북 북아메리카 지역(캐나다의 뱅쿠버와 미국 시에틀)과 일년 내도록 뜨근 건조하고 겨울에 비가 와서 시원하게 식혀주는 후끈한 남 북아메리카 지역(LA와 샌디에고) 사이에 제가 살고 있는 곳(샌프란시스코 근처)이 중간에 끼여 있어서, 제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앞에서 가끔씩 이야기 한 것 처럼, 일년 내내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가을 날씨 같은 곳이 일년 내내 계속지속되는 곳인데(비슷한 곳으로는 지구상에 북서부 이탈리아가 거의 유일하다고 하던데.. 그 어떤 지중해 기후도 이곳의 기후만큼 지중해스럽지 않다고.. 하는 아이러니가....) 지금 이런 비가 오다니, 이건 정말 대재앙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혹... 북 북아메리카의 기후 처럼 되는 걸까요? 시애틀의 .. 그것..

 

북아메리카 서해안의 날씨를 결정짓는 것은 북극의 차가운 해류라고 하더라구요.. 카더라 통신입니다...저는 확실하게 아는 과학적 근거가 없답니다.... 여하튼, 그렇다면, 헤헤 미안.., 그게 조금이라도 변하면 날씨가 변할 것 같아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이 곳에 하루종일 부슬비가 내리는 것은 사막에 소낙 비가 오는 거랑 같은 건데..계속 알아봐야 겠습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

영국의 동해안도 북극해의 차가운 물의 온도가 날씨를 결정한답니다. 최근에 런던의 날씨가 황당할 정도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영국친구 한테 들은 적이 있습니다. ....

 

한국의 날씨는 복잡하고 영향을 주는 조건이 너무 많아서, 사실 경향을 판단하기가 힘들답니다. 다르게 말하면 기후에 영향을 주는 "자연적"인 조건이 너무 많아요.. 제가 있는 지역의 일기예보를 2차방정식 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하면 한국은 한 5차방정식정도? 별도의 이야기지만 여하튼 미국에서의 일기예보는 한국보다 백만배 쉬어보입니다...

 

여하튼 이곳의 일기예보가 아침에 안개, 화창한 캘리포니아...오후에 서늘함...에서 어... 오늘 비가 와요...라는 이상하고 황당한..... 이미 누렇게 말라버려야 할 언덕의 풀들이 아직도 겨울 처럼 퍼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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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느낌표

정말 오랫만에 MBC의 느낌표 지난주 지지난주 방송을 봤는데, 재미있다...갑자기 드는 두가지 생각.

 

각막기증방송은 참으로 눈물나도록 슬프지만 힘내는 방송을 하는 것 같은데.... 문제를 조금 제도적으로 바꿔보는 운동을 하면 좋을 듯 한데..  방송을 지금 포함해서 한 6번 정도 본 것 같은데.. 전부 미국에서 각막을 가지고 온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 보면 65살 넘는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미국보다 의료보험이 좋은 것 같은데... 왜 미국에서 각막을 가지고 올까?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딴 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 없지만, 여기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따면 바로 개인이 운전면허증에 운전면허증을 받자마자 각자가 판단해서 모든 장기기증을 표시하도록 되어있다(다른 뭔가가 또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귀찮아서 찾아보지는..). 즉, 운전면허증이 장기기증서약서이다. 혹시 그래서 미국에서 각막을 쉽게 공수해 올 수 있는게 아닐까?...교통사고는...기증의 가능성이 많을 것 같은데.. --;; 그렇다면 해볼만 한 제도 인 듯 하다.

 

이곳에 와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보조 산소 공급기를 달고, 손가락으로 알파벳을 찍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낮에 그냥 돌아다닌다는 것이었다. 

 

확실하게 이야기하자면, 전동휠체어을 타고 다니는 노숙자들도 많고, "전동휠체어에 보조 산소 호흡기"를 달고 다니거나, "전동휠체어에 알파벳을 손가락으로 찍어서 의사소통"하는 사람이랑, "전동휠체어에 호흡을 뒤에 모터로부터 도움받으며 손가락"만으로 의사소통하는 사람들이 그냥 나와 같이 인도와 건널목을 건너 다닌다. 그리고 버스를 탄다.

 

이런 사회를 이루어 놓은 건, 한 사회의 부의 차이로부터 나오는 건 아닐 것 같다. 이곳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배우지 못한 어떤 투쟁의 과정이 있을 듯 하다. 헬렌켈러가 사회주의자였다는 든가 하는 그런 이미 잊혀진 이야기..등등.. 내가 확실히 모르는 이 사회의 그런 지난 했던 투쟁들....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즉, 장기기증을 운전면허증에 표시하고 전국적인 이식네크워크가 이뤄져 있는 그 바탕에는 그걸 이뤄낸 사람들의 투쟁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원 목표는 이미 희석되어서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문외안인 나의 대강대강  추측이다. 

 

왜냐하면,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의료가 레이건 일당들로 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공격받고 있는데... 과여 그것이 언제 사라질 것인가? 즉, 공짜 전동휠체어가 언제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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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어린이 맞추기를 한 초등학생 친구들이 도라산역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데, 나도 그 친구들이 말한 것 중 하나는 꼭 한 번 이루어 졌으면...  

 

베이징 올림픽이 2008년인니까, 이제 3년 남았는데, 한국에서 기차타고 베이징 가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의 위기만 잘 넘기면 될 것 같은데...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여하튼, 중국도 평양도 서울도 부산도 2008년에 기차타면서 한 번에 좀 가봤으면 좋겠다. 올해만 잘 넘기면 되지 않을까...

 

근데, 정말 미국이든 북한이든 중국이든 한국이든 이 네 나라의 지배계급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거래와 협상을 하고 있는지 내 깜냥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으니... 제발 북한의 지배계급들이 미국의 부시가문들과 협상을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서로 확인해서 영원히 싸우는 듯 마는 듯 하는 중동의 20여년을 반복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느낌표에서 "남한어린이 희망"하면서 서울에서 파리까지 기차역 표시되는 지도는 사실,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갔다와서 금방 그렇게 될 줄 알고, 가출청소년의 로망은 이제 중앙아시아다........ 하던 그런 지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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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가끔씩 저녁밥을 너무 해먹기 싫어질 때는 길거리에 팔던 튀김이나 순대같은 포장마차 음식이 그립다. 밥먹기 싫어서 포도주 사다가 대충 반찬하고 술마시며 배채우다, 만두를 구워먹다가 든 생각이 이것저것 떠오르는데, 포도주를 너무 많이 먹어서 나중에 적어야 겠다. 하나 빼고. 

맥주는 싸구려 미국 맥주랑, 좋은 맥주랑 혓바닥이 잘 구분해 내는데 그래봤자 6병당 2달러(2000원) 차이다. 고급맥주 좇아가서 먹어봐야 한 병당 300원씩 차이.. 근데, 20달러짜리 포도주랑 2달러짜리 포도주랑 맛의 차이를 모르겠다. 오늘 산 4달러짜리 포도주가 정말 맛있다. 영국애 한테 물어봤더니 포도주만큼 가격차이가 맛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술이 없다고 하던데(한 번 좋은 포도주를 맛보면 도저히 싼 포도주를 맛볼 수 없다....라고) 나는 그 차이를 아직 모르니 어쩌면 이렇게 행복한 지도 모른다. 아마 영국 혹은 이태리 친구들이 느끼는 김치 같은 건가? 여하튼 도저히 모르겠네.. 그렇지만 진로포도주 보다는 마주앙이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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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들2

한국에서 일어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부시와는 의견이 다르지만 나는 약간 기분이 좋지만은 않고 걱정한다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 몇몇과 이야기해 봤는데, 아시아에서 온 한 친구는 도데체 복제인간이 뭐가 잘 못되었냐고 이야기하고, 유럽에서 온 한 친구는 도데체 무슨 이유로 사람들이 복제인간을 시도할 거라고 생각하냐고 묻고, 미국 친구는 글쎄... 이해 한다고 하지만(부시의 이유가 편협하다는 것은 서로 동의)...  여하튼 그들은 나와 같은 직업군이라서.. 다양성이 부족하네.. 그렇지만 한 아시아 친구가 이야기한데로, 복제인간이란 것은 그렇게 심각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clone's war같은 것? designer's baby...사실, designer's baby는 이미 영국에서 치열한 법정싸움 끝에 합법으로 인정받기는 했는데... 사실, 복제인간이 그것과 다르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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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들

황우석 교수 연구실에서 발표한 논문 해설을 이곳저곳에서 읽어보았다. 물론, 출판된 논문도 보았으나 초록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해불가능한 암호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 꼭 기술적인 부분을 완전히 이해할 필요는 없기에,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로 여기에 적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생명과 인간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definition)를 하기는 무척이나 힘들지만 (http://en.wikipedia.org/wiki/Life), 개인적으로 생명과 인간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있다. 생명은 스스로 조직이 가능하고 복제할 수 있는 분자의 덩어리이고, 인간은 정자가 수정된 난자 혹은 체세포 핵으로 치환된(복제된) 난자가 자궁 혹은 그와 비슷한 기계에 착상되어 다양한 기관으로 분화된 형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정자와 난자, 체세포는 인간의 것이어야 하고 자궁은 꼭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특정 신체구성부분으로 만들기 위한 조작을 살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이러한 연구방향을 '인간'을 다루는 행위라고 생각하여 반대하는 행위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낙태는 살인이다. 하지만 나는 여성 자신의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13주 이내의 낙태를 지지한다. 즉, 판단에 따른 살인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반대한다..으으...). 사실, 아직 많이 가다듬어야 하는 생각이다. 헛점이 많이 보이는 정의를 가지고 너무 많은 판단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도 수정하는 순간(체세포 복제되는 순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도데체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사실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보건데, 이번에 발표된 황우석교수연구실의 실험결과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연구방향에 대해 원칙적으로 커다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 또, 그들의 연구 성과는 무척이나 놀랍다. 어떤 인류도 다가서보지 못한 곳에 어느날 밤 혹은 낮에 갑자기 도달하여 황홀해 했을 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들에게 축하를 혹은...!  사실, 내가 알고 있는 한도내에서, 복제의 가능/불가능을 판단하는 명확한 과학적 판단방법이 없기때문에 (얼마나 많은 실험데이터가 쌓이면 이런 방법론이 정립될까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 이번 타인간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불가능할 이유도 성공해야 할 이유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지금도 이유는 모른다고 말하는게 정확하지 않을까?). 결국, 시도는 해보지만 성공할지 실패할지 아무도 모를 문제였는데, 황우석교수연구실의 살인적인 연구노동이 그 시간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앞당겨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이건 따로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지만, 밤샘을 밥먹듯이 하며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집단적이고 살인적인 연구노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가능 할 까? '황우석교수를 통해 본 경영'... 뭐 이런 따위의 것이 나올까 두렵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란은 이런 연구에 연방정부연구기금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그것이 아닌 사람들간의 다툼이다. 이들과는 시작부터 대화가 불가능하다(일관성있게, 한국의 일부 교회가 황우석교수연구 반대 시청앞 집회를 개최하기를 기대해 본다). 연방정부연구기금이 엄청난 규모이긴 하지만, 다른 돈도 많기 때문에, 곧 이곳저곳에서 이런 연구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민투표로 지난 해 통과된 proposition 71에 따라서 올해부터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일년에 3천억원씩 10년간 3조원을 줄기세포 연구 한 부분에만 쏟아붓기로 했으니, 지금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솔직히,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러니 지금 난치병을 앓고 있는 10대를 가지고 있는 부모들은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돈을 모으는 게 로또만큼의 확률은 보장할 것이다. 물론 많은 돈을 모으는 게 좋을 것이다. 멀쩡하게 치료할 수 있어도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여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지만, 난치병을 가진 "사람"들을 공짜로 치료해 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을 보라. 예전에 병원에서 본, 18살에 교통사고로 뇌와 척추세포를 다쳐 25살이 될 때까지 병원침대에서 단발마적인 말과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 밖에 못하는 청년에게 이런 연구는 치료가능성을 제로에서 제로가 아닌 것으로 바꿀 '수 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단, 이제 집 한채 이상 살 돈을 모을 준비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제부터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학적 응용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대학이든 연구소든 기업이든 특허를 만들어 한몫 단단히 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복제줄기세포연구가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인간복제는 더욱 더 쉬워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추측이라고 말한 이유는 착상 이후의 과정이 연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복제된 난자와 그것의 착상 이후 분화중 어떤 부분이 복제인간의 형성에 중요한 과정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험관아기의 예를 봤을때, 배아복제기술이 완벽해 질 수록, 착상 이후의 과정은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황우석교수가 주술처럼 인터뷰에서 반복하는 인간복제불가와 불가능은 오히려 스스로 돌파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한계에 대한 스스로의 주문같은 것 아닐까? 물론, 복제동물과 이종체세포복제(호랑이 체세포를 소의 난자에 집어 넣고 소나 돼지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연구)에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그 스스로 자신의 연구가 복제인간탄생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알 것이다. 성체줄기세포 연구에서 알려져 있듯 면역거부없는 배아복제줄기세포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상호작용의 세계로 들어가는 시작이다. 어쩌면 성체줄기세포 연구보다 배아복제줄기세포 연구가 다양한 가능성은 커보이지만 안정성 면에서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갑자기 만화 아키라에서 데쓰오의 마지막 폭주가 생각이 난다).  만약, 이 단계의 연구가 지지부진해지면(특히 상업적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 극단적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쉬운(지 확실하지는 않다) 인간복제를 통한 병의 치료를 원하는 부류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생화학무기가 빈자의 핵무기라고 불리는 이유는 원리를 알고 있으면 제조할 때 겪는 어려움이 핵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돈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무진장한 돈과 엄청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카피약은 쉽게 만들지만 처음으로 약품을 개발하기는 힘들다. 이런 초기투자를 특허를 통해서 만회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법이다. 자, 그럼, 여러가지 난관을 뚫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난치병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치자.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이제 정확한 receipe가 완성되었다는 이야기다. 초기에는 특허로 혹은 비밀유지로 이 기술을 배타적으로 소유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가 알게되고 모두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도데체 누가 이런 기술의 응용을 제어할 수 있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복제인간의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황우석교수 스스로 밝혔 듯 이번 연구에 들어간 비용은 24만 달러다.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제대로 쳐주고 시간외 노동을 제대로 후하게 쳐준다고 쳐서 100만달러, 10억원이라고 하자. 이 정도의 돈은 실리콘벨리의 벤쳐 케피탈이 매년 버리는 셈치고 투자하는 돈의 새발에 피도 않되는 양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연구와 투자가 진행된다면, 50여년전의 진공관 컴퓨터에서 현재의 컴퓨터로의 변화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생명공학 기술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여기에 황우석교수실험실의 연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 난치병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되길 나 스스로도 바란다. 하지만, 인간복제의 도래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혹은 더 한 것도. 사실, 인류는 이미 지구를 반토막 낼만큼의 핵폭탄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다. 그러니, 그것보다 더한 괴물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대수겠는가?(반어법을 이해하시길)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사람은(나를 포함해서) 복제인간차별금지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를 대비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인류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처음으로 본 황우석교수연구실의 대학원생의 실험은 어떻게든 정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가는 문을 연 시작일 수 있겠다. 그러니 축하 혹은 저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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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5.18이다. 제발, 반성도 사죄도 없는 전두환과 노태우, 그리고 그들의 협력자들에게, 그들이 살아있을때 지옥같은 고통을 맛볼 수 있기를. 혹은 맛보게 할 수 있기를.

 

5.18이라 생각나는게 많아서 이것 저것 쓰다 지웠다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실, 내가 쓰려던 건, 결국, 위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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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 Avakian

지난 금요일, 근처에 사는 친구와 같이 Bob avakian이라는 모택동주의자의 회고록 출간기념회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Bob avakian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단지 Bob Avakian은 미국의 혁명적 공산주의자 당 당의장(Chairman of the Revolutionary Communist Party, USA 이하 RCP)인데 그의 회고록 출판을 기념하여 친구들과 동지들이 음악, 시, 영상을 준비했으니 참석해서 서로서로 축하하자라는 초대글에 끌려 행사를 알려준 친구와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의 Maoist라니..라는 궁금증도 있었구요. 오른쪽 위 사진이 Bob의 사진이고 아래는 RCP의 상징입니다.

 

동네 중학교 강당을 빌려서 영사기와 스피커를 가져다 놓고,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그의 회고록의 일부분을 읽고 거기에 맞는 영상을 보여주고, 사이사이에 음악을 틀고, 창작 시를 낭송하고, 약식 talk show도 하였더니, 얼추 약 2시간 정도의 약식 집회같이 출판기념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같이 간 친구의 부인도 예전에 참석했던 집회 생각이 난다고 하더군요.

 

Bob avakian이라는 모택동주의자(스스로  Maoist라고 하기때문에)는  미국 버클리대학을 다니다 60년대 반전운동부터 시작하여 혁명적 청년운동II(Revolutionary Youth movement II), 흑표범당(Black Panthers Party)의 활동가를 거쳐 현 RCP의장으로 있답니다. 그런데, 그는 약 30여년을 프랑스에 거주하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등소평이 미국을 방문했을때, 자본주의자 등소평과 제국주의자 지미카터의 만남을 반대한다며 등소평 환영만찬이 벌어지고 있던 시각에 백악관을 진입해 들어가서 시위를 벌여 약 240 여년의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되자 프랑스로 탈출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미국에는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왜냐하면 출판기념회에 Bob이 등장하거나 혹은 그를 닮은 사람을 본적도 없고, 그가 연설하는 장면만 중간에 상영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참석한 약 100여명의 사람은 모두 그를 잘 아는 사람들 같아 보여서 그런지 몰라도 모두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부재를 이해하고 있는듯 보였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그를 전혀모르고, Maoism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답니다. 독일에서 살다온 제 친구는 이상하게 서유럽에서도 Maoist를 자처하는 공산주의자가 많다고 하더군요. 남미의 많은 전투적 공산주의자들이 Mao의 혁명방식을 따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약간 이해가 될 것도 같은데, 이곳에서 모택동주의 전위정당(Maoist vanguard party)이란 말을 들으니..., 그 이유가 뭘까뭘까..하고 생각해보았으나, 아직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당연하죠. Maoism도 그들의 주장도 아는게 없으니까요. 그러니 조금 더 공부해보면 알 수 있겠죠.

 

한가지 단서는 그의 친구들의 말 중간중간에, 또 RCP대변인의 말에서도 문화혁명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한 Mao시절의 중국 공산당의 업적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물론 부작용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요). RCP는 평화적으로 미국을 공산주의 국가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민중항쟁(People's war)을 통한 실현을 목표로 활동하는 정당입니다. 그러니, 이것저것으로 Mao와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또, 흑표범당(나중에 틈이 나면 꼭 한 번 이야기하겠지만, 60년대를 관통하면서, 제 생각에 가장 의미있는 맑스레닌주의 흑인정당-백인의 권력구조 거부, 군사적 무장을 주장하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다 FBI에 의한 지도자들의 암살과 체포로 결국 와해, 자세한 것은 위의 링크와 이곳으로)에서의 활동가 시절의 열정적인 연설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People's war개념은 아마 흑표범당 시절부터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모든 억압적 사상에 반대하는 시를 두명의 청년이 나와서 낭송을 했습니다, 감정의 진폭과 음율을 아무런 반주없이 커다란 목소리로 서로 주고 받으며 낭송을 하니, 거의 Hardcore rap처럼 들렸습니다. 오랬만에 본 굉장히 멋있고 혁명적인 시낭송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가져갔지만, 밧데리를 확인하는 것을 깜빡해서, 어두운 곳에서 긴 노출로 사진 한장을 찍었더니, 그냥 맛이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남은 사진은 없네요. 책도 팔던데, 현금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구입은 못했습니다. 마음 한켠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기운이 아직까지 느껴집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Bob Avakian의 글과 RCP의 기관지를 보고 싶으시면 http://rwor.org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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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장아찌

어느날 갑자기 마늘장아찌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 근처 한국 수퍼마켓을 찾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진열돼어 있던 마늘장아찌들을 훑어보니, 이건, 전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품질의 것들만 있더라구요. 역시, 이곳의 식품류들의 질은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에이, 만들어 먹자, 하고는, 잠시 생각해보니, 식초, 간장, 소금, 설탕은 있으니, 마늘만 사면 되겠구나, 싶어 마늘 한 봉지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가끔 궁금하면 찾아가보는 요리사이트에서 마늘 장아찌 항목을 찾아보니, 이런, 이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처럼 보였습니다. 아.. 이상하게 보였어도 그냥 파는 것들 중에 하나 골라서 사올 껄 하는 후회. 요리 방법은 굉장히 간단한 것인데, "마늘을 소금물에 담궈서 일주일 뒀다가, 소금 식초 간장등등을 넣고 끓인 물에 넣어 하루에 한 번씩 다시 끓여서 담궈주는 것을 두세번 반복한다" 였습니다. 언뜻 간단하지만, 소금의 양이라든지 간장의 양등을 제가 가지고 있는 마늘의 양에 적당히 맞춰서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중간에 맛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 데로 한 후에 마지막이 되어서야(일주일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니... 귀챦기도 하고.

 

여하튼, 시키는 데로 한 후 겨우 오늘에야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위 사진처럼 꽤 괜찮은데... 아직 씁쓸한 마늘 맛이 다 빠지지 않아서, 마늘 한 쪽을 먹고 나자 속이 약간 쓰립니다. 이런 마늘류는 그냥 날로 먹는 것 보다, 이렇게 잘 못 삭히면 왜 더 매운 맛을 내는 걸까요? 조금 더 기다린 후 먹어봐야겠습니다. 즉, 겉보기는 멀쩡하나 맛은 그저 그런 마늘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씁쓸한 마늘 조각을 먹다가 떠오르는 생각들.

 

이런 장아찌나 장류들을 기막힌 솜씨로 담그시는 예전 나이 드신 할머니들의 솜씨에 새삼.. 참으로..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국을 끓인다고 하면, 끓이다 먹어보고 좀 짜면 물넣고 싱거우면 소금 넣으면 되지만, 이런 장아찌와 장류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보이는데... 한달씩 삭히는 젓갈류나 장아찌는 도데체 그 배합을 처음에 어떻게 생각해서 한 드럼통씩 담는 걸까요?  역시 신기합니다.

 

또 하나 든 생각은...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북한에 대한 교육중에서 밥공장 반찬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배운 기억이 납니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없지만, 북한은 집단농장-집단 밥,반찬공장등등으로 집단화 되어있다..개인인격이 말살되어 있다...뭐 이런 이야기따위를 수업중에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하지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건데,

밥공장, 반찬공장이 동네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란다고 하는게 더 맞을 듯.

 

아주 가끔씩 요리를 해먹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작은 이벤트로 괜찮기는 하지만, 매일매일 아침, 저녁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는다면(아낀다고 점심도시락까지 챙긴다면!) 이건 굉장한 고역이 아닐까요? 물론, 해주는 밥 먹는 사람이야 고생이 없겠지만, 정작 당사자가 되어서 밥과 반찬을 매일 매일 한다는 것은 .. 혹은 둘이 번갈아 혹은 같이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메뉴의 선택과 요리과정의 노동이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식사를 사먹기는 힘들고 돈도 많이 들고 또 메뉴도 한정되어 있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과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고 아주 싼 전자레인지도 많으니, 음식의 보관과 손쉬운 가열에는 큰 문제가 없고 또, 조금만 더 신경쓰면 동결건조기 같은 걸 반찬공장에 비치해서 오래 보관해도 별 문제가 없는 종류의 반찬을 따로 만들어 놓으면(예를 들어 칼국수에 들어갈 양념과 야채를 동결건조 블럭으로 만들어 놓는다던지...^_^;;) 매일매일 퇴근할때 반찬공장의 반찬들과 밥공장에서 포장된 밥을 가져와서 하루하루 식사를 한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쿠폰제를 하면 좋겠죠. 그러다, 예를 들어 신혼집들이 때문에 손님들이 와서, 식사를 같이 하게 된다면, 흠, 아침에 반찬공장에 전화를 해서 조금 더 많은 양을 주문해 놓고, 저녁때 식사를 하면서,

"우와, 이 동네 반찬공장의 찬이 굉장히 맛있는걸, 우리 동네 반찬공장장에게 한마디 해야 겠어. 하하하"

라는 정겨운 대화(^_^/)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등의 장류는 많은 사람들이 사서 먹습니다.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죠. 다르게 말한다면 만들어 먹기 너무 힘든 음식이라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중노동을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에게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가족-사회구조가 가족 중 한 사람은 집안에서의 일을 전담해서 하거나, 부부가 같이 일하더라도 가사를 가족이(주로 여성이) 전담하도록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하는 요리의 지겨움과 힘듦에 대한 한 명의 불만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가정 요리"라는 압력과 바램에 눌려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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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문 분야도 아니면서 월권을 행사한다고 인권위의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권고안에 대해 술취한 사람처럼 말을 한 노동부장관의 인터뷰기사를 유심히 보니, 결국, 그는 전문가란 말인데, 왜 설득력있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조선일보 사설을 보니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괜히, 혹시, 다른 뭔가가 있는가 싶어서 궁금했었는데...

이해가 되지만,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일한 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그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때문에 진짜 이 사안이 너무 복잡해서, 지금 정부(자신)의 해법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충분히 그럴 수도). 그러니 내가 이해가 된다는 말은, 사실, 약간 넘겨 짚는 면도 있다(첫번째 생각으로).

장황하게 이야기하면서(특히, 이 주제는 복잡하다고 말하며) 주장을 펼치는, 그 주제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사실 그 주장의 대상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혹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공부하는 자연과학을 계속하면 할 수록 느끼는 점이다(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_^;;).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몇가지 갈피를 통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가능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뜻하는 바 다름 아니다. 즉, 잘 알면 아무리 복잡해도 쉽게 이야기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 아니면 모른다고 밝힌다. 

물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같을 수는 없지만, 자연과학이 "물질"에 대한 통제된 실험의 반복된 측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해를(약간 논란이 있지만^_^;)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보편적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회과학은 인간들이 이루고 있는 "사회"의 작동원리를 관찰하여 얻어진 역사적 해석으로 "인간"집단의 보편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보면, 조선일보의 사설처럼 이번 일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가능하게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세상을 해석하는 근거(부르주아적 보편성)에 바탕하여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부장관의 말은 그의 과거를 보고 추측하건데, 굉장히 비겁하거나, 혹은 그의 과거가 거짓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의 행적을 타인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니 그걸 거짓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의 월권이고, 그렇다면, 결국, 그는 지금 굉장히 비겁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내가 아는 그의 과거란 그의 이력서이니, 이력서를 가지고 내가 알 수 있는 그의 과거가 도데체 무얼 뜻하는 걸까?)

 

얼마전에, 같이 일하던 중국인이 회사로 옮길려고 이런 저런 회사를 알아보면서, 협상을 하는것을 옆에서 보았는데, 주된 협상의 내용은 "언제 해고를 통보하는가"였다. 그러니까, 정리해고가 있을때, 삼개월 전에 할 것인가 육개월 전에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어차피 정규직이라는 것이 별로 없는 미국이니, 해고를 언제 알려 줄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협상의 내용이다.(물론, 협상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사람에 한해서) 그렇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사회보장은 지켜진다. 나도 비정규직이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동일 사회보장을 받는다. 내 연구실을 청소하는 파견직 멕시코계 아줌마도 정식으로 고용된 대학 수위와 동일한 노동-보험계약을 한다. 그가 불법 체류자가 아닌한. 그걸 그 장관이 모를까? 아직 동일시간 노동 동일 임금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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