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상황실

얼리 버드 노릇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잔다는 명박쓰... 새벽종이 울렸던 그 아득했던 시절을 기억하며 새벽같이 일어나 청기와집 거주자 일동을 다 깨워놓고는 하루 종일 조류독감 걸린 병아리처럼 꾸벅꾸벅 존다는 유언비어가 횡행하는데.

 

이러한 유언비어를 일거에 날려버리려는 듯이 또다시 부지런한 청기와집의 가풍을 만방에 과시하려 한다. 그리하여 만들어 낸 것이 그 유명한 지하벙커 작전상황실. 쫌 웃겼다. 대세는 역시 코메디다. 웃겨야 산다는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에피소드다. 물론 그 상황실에서 뭔가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나올 건 이미 지하 벙커에 몸을 묻기 전에 다 나왔기 때문이다. 이건 걍 생 쑈일 뿐이다. 야채시장에 나가 행상 할머니 목에 목도리 둘러주던 쑈의 연장에 다름 아니다.

 

안 그래도 잠이 모자라 흐리멍텅한 머리에서 오로지 삽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삽질을 외칠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 명박쓰. 기껏 녹색 어쩌구 일자리 창출 궁시렁 하더니 4년 간 천문학적인 돈을 쳐들여서 노가다 양산사업을 한단다. 재밌다. 그런데 참 암울하다.

 

국가경제가 누란의 위기상황에 몰렸다는 상황판단이야 뭐 어제 오늘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해결방안을 이야기하는 이 정부는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간단히 말해 이 정부가 하는 짓거리를 보면 예측가능성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가 없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경제주체들은 장래 자신이 뭘 해야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가 없다.

 

공황에 버금가는 현재 경제상태를 해소하겠다고 하면서 정부는 계획적인 일자리 창출, 소위 말해 '뉴딜'이라는 것을 하려 한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케인즈형 문제해결방식처럼 보이지만, 다른 분야를 보면 이게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예컨대 최저임금의 실질적 무력화 작업. 이건 아무리 봐도 시장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전형적인 하이에크류의 발상이다.

 

경제학적으로도 '자본주의 vs 자본주의'의 고전적 테마였던 케인즈 주의와 하이에크 주의의 방식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이 두 가지 형태의 문제해결방식을 동시적용할 때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어떤 신념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걍 무식의 소치인지 궁금하다. 물론 이론이라는 것이 교조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케인즈가 되었던 하이에크가 되었던 간에 '실용주의'의 한 길을 걷고 있는 명박쓰는 지 꼴리는 대로 뭐든 채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도 그렇지, 이건 뭐 지조가 있어야지, 지조가...

 

꽉 막힌 벙커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얼리버드들, 갈수록 줄어드는 산소와 점점 늘어가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눈꺼풀은 점점 내려 앉고 하품은 쏟아지고, 결국 삽질 삽질 삽질 삽질... 이러다가 애꿎은 마빡만 책상머리에 들이 받고 말 듯하다. 세상에나 네상에나... 이런 병닭들을 두고 언제까지 지둘려야 하려는지 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1/07 17:41 2009/01/07 17:41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i/trackback/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