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선무는 주제파악
1. 당의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당은 위기다. 분명하다. 그런데 그 위기는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숙명처럼 안고 살아야 할 스스로 떠맡은 책임이다.
2. 위기의 해법을 두고 논의가 분분하다. 해묵은 독자 vs 통합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해산론과 퇴각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 논의를 보면 각각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된 전제가 보인다. 그것은 바로 현재의 노동당이 유구한 역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지닌 당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3. 물론 노동당은 과거 민주노동당 이후 진보정당의 역사를 온전하게 계승한 정당이라는 자기규정을 하고 있다(당 홈페이지 당 역사 참조). 그리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의 강령을 현 강령의 부속문서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면 민주노동당 이래 노동당은 14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정당처럼 보인다.
4.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 노동당은 불과 창당한지 1년 남짓된 신생정당이라는 점이다. 14년의 역사와 전통은 우리의 뿌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노동당이라는 당명을 정하고 노동당의 강령을 채택한 것이 불과 1년 조금 넘었을 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만 한다.
5. 오히려 여기서 우리의 문제는 신생정당으로서의 참신함과 활력, 신선한 기획과 저돌적인 실행을 못찾았다는 점에 있다. (그 과정에 일정한 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고 당원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6. 상당한 부분, 이러한 문제는 마치 노동당이라는 당으로 매우 오랜 기간 활동했다는 착각에서 유발된다. 노동당이 2013년 숱한 격론을 거치면서 강령과 당명을 채택한 것은 이 당이 전환기에 임시로 만들어진 가설정당이 아니라 완전한 정당으로 건설되었음을 확인한 것이었다.
7. 그렇다면 이제 논의는 14년 진보정당의 역사를 계승하였다는 자부심과는 별개로 1년된 신생정당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여야 한다. 진지하게 제안하는 것은 이 기획을 하기 위해 영광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관성에서 자유로운 당원들이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