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들
북한산 자락 족두리봉에서 2019년 일출을 보려 새벽녘에 산길을 올랐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올 한 해 기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 눈 앞에 닥친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빌어볼까 하는 요량이었다. 아뿔사, 산자락은 인산인해였고, 그 사람들 죄다 한 마디씩 소원을 비는데, 떠오르는 태양이 그 소원 다 받아주다간 오늘 저녁에라도 다 식을 판이다. 그래도 절박한 조바심에 끝끝내 코 앞의 일이 잘 되기를 빌어두었다.
하루 한 편씩이라도 일기처럼 글을 써보자는 다짐을 수도 없이 했건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전적으로 게으름의 소산이겠다. 올해는 그래도 될 수 있는 한 이 다짐을 잘 이어가보고 싶다.
일주일에 한 편씩 논문을 읽고 생각을 다듬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판례도 좋다. 이 역시 지난 해에도 해보고자 생각만 하고 실천을 못했다. 마음만 앞서고 행동이 따르지 못했다.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자, 지난해는 삼사분기 이후 이 계획은 그럭저럭 조금씩 맞췄던 듯 하다. 연말부터는 알라딘에 독후감도 올리고 있다. '리뷰'로 분류했는데, 이게 뭐 평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리뷰는 아니고, 그냥 내가 그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감상 정도 정리한 수준이다.
올해는 운동을 잘 해보자. 지난해 여름 이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게 또 마음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지난해 4월부턴가 5월부턴가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좀 길렀던 것이 여름 한 철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인한 물심양면의 충격과 방전으로 본전 다 까먹기도 했다. 목전의 상황이 정리가 되는 대로 다시 운동을 체계적으로 시작해보고자 한다.
산에 들러 해를 보고, 산자락을 휘휘 돌아 고즈넉한 산사 다실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내친 김에 온천 목욕까지 한 후 돼지 목살 근으로 끊어 대충 구워먹고 나니 세상이 내 것 같아 잠이 솔솔 쏟아졌다. 저녁 다 지나 뉴스를 찾다보니 정치권에서 역시 새해 소망이 난무했구나.
뷰스앤뉴스: 나경원 "총선 승리의 복, 정권교체의 복이 올 것 같다"
이 멘트를 보니 갑자기 저 북쪽 동네에서 맨날 수령복 무슨 복 하던 게 떠오른다. 그나저나 어제 국회 운영위 보는데, 아니 이 자한당은 도대체 왜 총선을 겨우 1년 반도 안 남겨놓은 시점에서 조국과 임종석 띄워주느라 연말을 통으로 다 쓰고 앉았나 모르겠다. 저것들은 저짓 하면 남는 건 고사하고 밑천까지 털어먹는다는 걸 모른단 말인지. 아무리 봐도 이 자한당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후 컨트롤라인이라는 게 멸실된 듯 하다.
뷰스앤뉴스: 이해찬 "내년 총선서 압승하는 게 역사적 과업"
딴 말 필요 없고, 내년 총선서 더민이 압승하려면 지금 이해찬이 물러나는 게 역사적 과업이다.
새해엔 정치분석과 평가도 좀 활발하게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