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진술거부권 행사
조국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는 중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또 조국을 비난하는 쪽에서는 전직 법무부장관씩이나 한 자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느냐며 손가락질을 한다. 진술거부권은 형사피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 중 하나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비난할 이유가 없다. 조국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불리한 진술이 수행될 가능성이 있을 때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조국 주변 인물들이 위법행위를 했는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고, 사법부의 판단을 거쳐야 할 일이다. 이 과정에서 조국이 진술거부권은 물론이고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은 다 동원되어야 하며, 이는 정당한 권리로서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난 자꾸만 앞서의 의심을 버릴 수가 없는데,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하여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조국이 결국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며 그저 (정경심을 포함한) 주변인들이 저지른 일로 치부하려는 전략으로 일관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뷰스앤뉴스: 조국 8시간 만에 귀가, "모든 혐의 사실과 달라"
사실과 다른 것과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난 이 사건이 결국 정치권 한남의 전형적인 회피신공, 즉 "아내가 했어요" 신공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다.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고 뭐 그게 통상의 한남들이 보여준 행태니 새삼스러울 게 없을 수도 있다만, 조국 같은 사람도 다른 넘들이나 똑같다는 걸 보는 건 역시 찝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조국에게 뭐 하나 기대한 게 없는데도 그런데, 조국을 대단하게 봤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감도 안 잡힌다.
어쨌거나 그래서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앞으로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는 죄다 비혼 내지 미혼으로 하던지 아니면 아예 죄다 여성으로 한정하던지 할 일이다. 난 아직까지 여성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가 신상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남편 탓 하는 건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