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얘네들이??
국민학교 땐지 언젠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무튼 언젠가 수업시간에 "악법도 법이다"라는 거창한 구호를 배운 바 있었다. 그 유명짜한 말은 다름 아닌 소크라테스의 말이었다고 한다. 세계 4대 성현 중의 한 명이 했다는 말이니까 그게 진짜 좋은 말인줄 알았다. 하긴 뭐 그 때 무슨 비판의식이고 나발이고가 있었겠는가?
그러다가 철이 좀 든 후에 가만히 보니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 한 적이 없더란 말이다. 약 2500년 전쯤에 희랍의 어느 땅에서 태어나 "너 자신을 알라"라고 대갈일성하고 다니다가 독배를 마시고 죽어간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의 일대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가 씨잘데기 없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을까 하는 의문이 팍팍 들게 된다.
그럼 이거 누가 이따위 소리를 하고 다니면서 소크라테스를 팔아먹었는가? 누가 처음 이 말을 소크라테스의 말이라고 떠들었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이 말같지 않은 말로 꽤나 덕을 보았던 집단은 다름 아닌 박정희 쿠데타 정권이었다는 거다. 물론 그 대를 이은 전두환 정권 역시 이 말을 금과옥조처럼 써먹었다.
실제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아주 유용한 이데올로기가 된다. 법의 본질 중 "정의"라는 부분과 "법적 안정성"이라는 부분은 이렇게 법의 실질을 표상하기 위한 내부투쟁을 벌인다. 독재정권 하에서는 당연히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이 강조된다. "정의"는 애시당초 지들이 이야기할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경 30년에 걸친 장기독재의 철권통치를 해왔던 군부독재의 잔당들이 이제 "법의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거창하게 운동까지 조직화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선전전술을 동원한다. 이름하여 "4대 국민분열법 바로알기, 네티즌운동 선포식"까지 진행했다. 모두모두 즐거워 어쩔줄을 모르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당대표 장면. 좌로부터 전여옥, 심재철, 김형오, 박근혜, 김희정
열우당이 '4대 개혁입법'이라고 내놓은 각 법률안들이 어떻게 나라망칠 법인지를 보여주겠다는 그 장한 결의가 이렇게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네티즌 사로잡기 운동은 홈페이지 특별게시판 개장 뿐만 아니라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에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바야흐로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4대 국민분열법 바로알기 특별 홈페이지
싸이 미니홈피. 오른쪽 끝의 말풍선, "행동하는 네티즌 모이세요~" ㅋㅋㅋ
한나라당이 밝히고 있는 바, 열우당이 이 "4대 국민분열법"을 내놓은 이유는 "교육, 언론, 검찰, 역사를 장악하기 위한 것"이고 "기존의 안보, 사회, 역사, 치안, 교육 기반을 허물고... 자유민주헌정질서를 바꾸고 사회 주류세력을 교체해 좌파 장기독재체제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그 동네 가서 확인하시기 바란다. 옮기기도 귀찮다.
아무래도 얘네들은 지들의 뿌리가 어딘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자신의 뿌리가 박정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나보다. 정형근, 지 뿌리가 전두환이한테 있다는 사실을 까먹었나보다. 뭐 죄들 그렇고 그런 수준이다. 지들의 정치적 뿌리였던 군사쿠데타 정권이 죽으나 사나 "법대로"를 외치면서 까라면 까라는 투철한 군바리 정신을 전 국민에게 강조했었던 추억을 이들은 외면하고 있다.
사실 "4대 국민분열법"을 비판하기 앞서 과거 지들이 저질렀던 각종 잘못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과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순리일 것이다. 죽으나 사나 국가보안법 없애면 안 된다고 설레발이치면서 까무러치기조차 하는 정형근, 김용갑 콤비. 그동안 국가보안법 울궈먹으면서 애먼 사람들 간첩만들어 주어패고, 그 덕에 지들은 호의호식해왔다.
박근혜 역시 마찬가지다. 궁정동에서 안주 대신 총알을 가슴으로 받고 박정희가 골로 가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죄목을 쓰고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나? 애꿎은 사람 잡아 간첩만들고 죽이는 것이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판에 지들 입에서 어떻게 국민분열법이니 악법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열우당이 내놓은 4대입법안, 이거 개혁정신은 사라지고 완전히 누더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지금 있는 법이나 새로 만든 법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걸 '개혁공조'라는 이름으로 2중대 노릇하면서 얼레벌레 같이 가져가려했던 민주노동당,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무서워 하던 버릇 못버리고 비판적 지지하다가 결국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알맹이 없는 개혁에 공조한 죄값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한나라당, 연일 빨간칠하기를 그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대안없는 비난만 일삼고 있다. 악법을 법이라고 우기면서 온 국민을 짓밟았던 자들의 후예들이 악법을 유지시키기 위해 악법을 부정하는 묘한 아이러니를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그래, 어차피 여기까지다. 네티즌들 선동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네티즌들, 딱 여기까지가 한나라당의 한계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로그인을 하고 글을 쓰도록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쓸만한 이야기로 의견제시하는 사람들 보면 상당수가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하는 네티즌들 글 한번씩 읽어보시라. 웃기고 자빠졌다. 대한민국 우익의 수준은 지들이 지들 얼굴에 X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좋아서 시시덕 거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의 사진 보면 딱 그짝이다.
열우당 안은 그들 스스로 개혁적 입장을 견지하지 못한 덕분에 국론 분열만 조장하고 말았다. 한나라당이 열우당의 4대 입법안을 두고 "국민분열법"이라고 명명한 것은 그나마 재치가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그 재치있는 임기응변과 네티즌들에 대한 선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얘네들 약이라도 좀 먹여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거다. 뭘 좀 씨알이라도 먹힐 수 있는 건덕지라도 있어야 그 재치가 돋보이는 거 아닌가?
정당은 대안세력이 되어야 한다. 그거 못할 거면 정당 때려치고 그냥 시민단체 해라. 재향군인회도 시민단체라고 우기는 판인데, 한나라당 간판 떼고 '한나라 시민연대' 만들어 열심히 싸워라. 호국기독교세력과 연대해서 서울 시청앞 "명박 잔디광장"에서 시위도 하고. 딱 그정도면 지금 수준에 맞다.
그나 저나 얘네들에게 무슨 약을 먹여야 하나? 별 수 없다. 대한민국 의학계가 만들어낸 만병통치의 신약, 조까라 마이신이나 듬뿍 먹여야 겠다.
조까라 마이신 이거 압권임다. 무림사에 길이 남을 천하제일권 되겠음다.
그거 진짜 예전에 나온 약이야... ㅋㅋㅋ... 대한민국 유일 신약이라고 할 수 있쥐... 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