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수준 혹은?
빚을 지고 사는 마음은 편할 수가 없다. 김우중이야 "빚도 재산이다"는 청사에 길이 빛날 명언을 남기고 대우 홀랑 말아먹은 채 지금도 "세계는 넓고 토낄 곳은 많다"는 신념을 실천으로 입증하고 있는 중이긴 하다. 어쨌든 빚지고 사는 사람들, 하루 하루 속이 새까맣게 탄다. 그 빚 다 갚기 전까지는.
국가에 있어서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청산해야할 과거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하면 후대가 고생한다. 아예 청산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죄악 자체를 국익이라고 생각해버리면 부시같이 못된 짓을 해도 거리낌이 없긴 하겠지만. 청산받을 대상을 완전히 멸절시켜버리면 청산이 불필요한 법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잘못한 일이 있고, 빚 진 것이 있으면 그것 부터 갚을 일이다. 청산하지 않고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하면 웃기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 대표적 케이스를 보려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한나라당만 보면 된다. 왜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후의 모든 행동이 코메디가 되는지 한나라당을 살펴보라.
오늘 그래서 한나라당 논평 하나를 가지고 왜 한나라당이 코메디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도록 하겠다. 따끈따끈한 오늘 나온 논평이다. 실제하고 있는 일본을 없다고 벅벅 우기던 전여옥 여사가 작성한 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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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부정 - 법과 규칙을 지키는 사람을 조롱했다 [논평](2004-11-30)
= 역쉬 기자 출신이라 제목 하나는 정말 섹쉬하게 뽑는다. 이거 배워야 한다. 우리들도 내용만 좋다고 자족하지 말고 제목 뽑는 연습 열심히 하자. 나로부터 결의결사~~!!
수능입시 부정이 전국적으로 이뤄졌고 전문적인 브로커가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주고받은 ‘숫자 메시지’에는 정답이 거의 대부분으로 드러났다.
= 일단 요 부분은 팩트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의 고질적 병폐는 팩트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항상 가정법을 쓴다는 거다. 그럼으로써 결국 그들이 이야기하는 팩트가 진짜 팩트인지를 사람들로 하여금 의심케 만든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돈을 받고 정답을 거래한 대대적인 조직이 전국적으로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또한 대물림, 대리시험등 온갖 방법으로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당국과 세상을 비웃으며 수능고득점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 바로 이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 문장에서는 "드러났다"고 해놓고 뭘 또 "사실이라면"이라는 가정법이 필요할까? 하긴 뭐 이런 실수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다. 한번 실수는 봐준다. 그런데 여기서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당국과 세상"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그거야 당연히 현재 정부에 대한 비판이다. 애들 관리조차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을 까고 싶은 거다.
그러나 정작 웃기는 것은 한나라당 자체가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여기서부터 코메디는 시작된다. 한나라당이 새로 시작한 "4대 국민분열법 바로알기 네티즌 운동" 홈페이지에서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하는 코메디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 서명란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올라오는 비판의견은 죄다 삭제하는 것이다. 서명란이니까 동의하지 않는 글은 삭제한다는 변명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 서명란 보라. 그게 자유게시판 형식이다. 그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서명? 올라오는 글을 다른 곳에 옮기는 것도 아니라 바로 삭제하고 있다. 네티즌 알기를 개코딱지로 알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수준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부정에 대해 점수위주의 세태반영이니하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된다. 교육부와 경찰 그리고 관련부서는 철저하게 수능부정에 대해 단 하나 의혹도 없이 파헤쳐야 한다.
= 지금 교육부와 경찰 그리고 관련부서가 지나치게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어서 문제다. 당일 문자메시지 보낸 모든 사람들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경찰의 손에 들어갔다. 이넘의 이동통신사들은 문자메시지 내용까지 삭제도 않고 보관하고 있었던 거다. 그리하여 숫자로 이루어진 문자를 추출하고, 그 중 1부터 5까지로 이루어진 숫자 메시지를 다시 선별하고, 핸드폰 소지자와 소유권자의 관계를 추적한단다. 국민의 프라이버시 같은 것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점수위주의 세태반영"으로 평가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왜? 그거 지들이 만든 세태거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점수위주의 세태"를 만든 것이 바로 한나라당의 원류들이다. 쿠데타를 해도 좋다, 정권만 잡자. 국민들 다 때려 죽여도 좋다, 정권만 유지하자. 국민들이 굶어 죽어도 좋다, 재벌들부터 먹여 살리자. 이거 다 누가 한 짓인가? 바로 한나라당의 정신적지주 박정희, 한나라당의 후원자 전두환, 거기에 빌붙어서 부귀 영화를 누렸던 조선일보 등의 수구세력들. 얘들이 한 짓이다. 그러니 이 세태의 본질이 드러나는 짓을 하면 절대로 안 된다. 나쁜놈들은 컨닝한 놈들이다. 이놈들만 매우 쳐라!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규칙과 법을 지키는 선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를 본다는 또 하나의 법칙을 우리사회에 ‘새로운 규칙과 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 이거 압권이다. "만일"이라는 가정법은 항상 튀어나온다. 그러므로써 한나라당은 현실을 초월하여 추상속에 자신들을 감출 수 있게 된다. 그 더러운 현실과 자신들은 관계가 없다. 그들은 구름 위를 노닐며 이슬만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를 본다는 이 법칙, 이거 별로 '새로운 규칙과 법'이 아니다. 이거 이미 이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규칙과 법'이다. 이런 '규칙과 법' 가르쳐 준 거 다름 아니라 한나라당의 정신적 지주, 후원자 여러분이었다. 박정희, 민주주의고 나발이고 필요없다, 총칼을 들고 정권을 전복하자! 이러고서 한강다리를 건넜다. 전두환, 광주 금남로를 시체로 덮어버리면서 지 정권을 확보했다.
이 와중에 선한 사람들이 이익 본 거 있나? 얘네들과 얘네들에게 빌붙은 넘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선한 사람들 지금까지 피땀만 흘려왔다. 민주인사를 때려잡고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민중들을 학살한 자들이 고민했던 것이 선한 사람들의 이익이었던가? 이런 거 보고 자란 애들이 배우는게 뭐였을까? 선하게 살면 성공한다는 확신? 아니면 선하게 살면 쪼다라는 사실?
이 수능부정시험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기에 앞서 법을 무시하고 조롱한 정치적인 수사 한마디, 규칙을 준수한 사람들을 비웃어온 쓰디쓴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 지금까지 규칙을 준수한 사람들 비웃어온 넘들이 바로 군사정권 하에서 호의호식 하던 넘들이다. 그리고 그 전통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정신 발휘해서 규칙알기를 쓰레기 알듯이 여기던 넘들이 한나라당 의원나리들이었다. 이넘들은 있는 법 제대로 지키는 건 고사하고 법 같지도 않은 법들 만들고 지키느라 여념이 없다. 일반 민중들은 규칙을 지키지 못하도록 규칙을 만들어 놓고, 그 규칙 안지킨다고 주둥이 내밀고 있고. 뭐하자는 건가, 지금?
모든 법과 규칙의 목적은 선한 사람, 정직한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있는 것이다.
2004. 11. 30
한 나 라 당 대 변 인 전 여 옥
= 말 잘했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함 생각해봐라. 지금 이따위 현란한 "정치적 수사 한마디" 날릴 주제가 되는지 스스로 검토 함 해봐라. 니덜 언제는 선한 사람, 정직한 사람들 보호하는데 노력이라도 해본 적이 있나? 국회에서 맨날 저주나 퍼붓고, 국가보안법으로 사람들 옭아맬 생각이나 하고, 쿠데타 세력들 밥먹여가며 보호해주고.
아무튼 지들이 뭔 짓을 했는지도 모르고 떠드는 듯한 이런 논평. 아주 코메디다. 그런데 전혀 웃기질 않다. 지들 딴에는 굉장히 웃겨볼라고 한 거 같은데 오히려 열받는다. 이제 이런 코메디 중단해주었으면 한다. 아니, 아예 코메디계를 좀 떠났으면 한다. 아직 YS 옹 건재하다. 대한민국, 이 YS 한 사람의 코메디만으로도 웃다가 기절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