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정치..... 쑈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났다. 노무현, 극비리에 자이툰 부대 방문~!
그 위험하기 짝이 없는 포연 가득한 전장의 한 복판에 국가원수이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납시었다. 그리하여 황량한 사막의 한 복판에서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게릴라들의 로켓포탄의 두려움 속에 한치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던 장병들은 아버지를 만난듯이 환호한다. 환호의 끝에서 돌아오는 길, 짚차 안의 대통령은 눈시울을 붉히고, 그 감동적인 사진은 온 언론을 도배질한다.
노무현은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자이툰의 평화 재건 활동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치하했다. 더불어 자이툰이 흘린 땀이 대한민국의 외교력이라고 평가했다. 낯선 이방의 땅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에게는 엄청난 위로와 힘이 되었을 것이다. 노무현, 수고했다. 그러나 그 수고의 효과는 딱 여기까지다. 수고한만큼 보람이 있어야할 것인데, 그 보람 기껏해야 현지 장병들에게 "로또 1등 당첨된 것보다 더 큰 기쁨" 안겨주는 선에서 그치고 만다.
자이툰, 그동안 한 일이라고는 진지구축, 영내 경비,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호떡 만들어 주는 것이 다였다. 자이툰 구성원은 모두 특별한 훈련을 받은 정예요원들로 알고 있었는데, 그 특별한 훈련이 호떡 만드는 것이었다. 자이툰 지원 자격을 취사병으로 한정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하긴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재건 사업이 있겠는가.
호떡을 생산 배포함으로써 받는 지역주민들로부터의 호응은 무척 클 것이다. 그 전란의 와중에 호떡은 커녕 식량보급이 끊겨 고생한 이라크 인들이 한둘이겠는가? 이들에게 호떡을 전하기 위해 이역만리 달려간 정예취사부대 자이툰의 노력은 가상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수행하고 있는 호떡보급작전은 물론 치하할만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노무현이 자이툰을 방문한 모습을 스케치한 기사들을 보면서, 추수감사절날 극비리에 이라크 주둔군을 방문했던 부시의 모습이 자꾸 겹쳐지는 것은 행인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현지방문을 위한 긴박한 작전의 구사, 갑자기 나타난 대통령의 모습에 환호하는 장병들, 식판을 들고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 병사들의 발언... 왜 똑같게만 보이는 것일까?
부시의 이라크 방문은 전장의 장병을 위문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라크가 완전히 미국에 지배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상한 것이었다. 즉, 부시는 단지 미군의 통수권자로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배자로서 그 자리에 섰던 것이다. 이라크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석유를 차지한 강도들의 축제에 강도들의 우두머리로서 부시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노무현은? 결국 그 자리에서 노무현이 보여준 것은 부시의 모사. 그럼으로써 부시에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우리 너네 우방이야, 끝까지 자이툰 여기다 놔두겠어, 그러니까 좀 봐줘. 노무현의 이 가당찮은 정치쇼에 결국 자이툰은 조연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오늘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 절묘한 타이밍...
정리해보자.
노무현의 자이툰 방문. 긍정적인 효과는 하나, 장병들의 사기진작.
부정적인 효과, 첫째, 이제 대한민국은 확고한 테러대상국가로 세계에 우뚝 섰다.
둘째, 파병연장동의안은 기냥 통과되게 생겼다.
셋째, 노무현은 부시의 그림자임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넷째, 북핵 6자회담과 연계지으려던 한미동맹강화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어떤 미친 놈이 자기 그림자와 동맹을 맺나??
다섯째, 전범국가의 국민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신사참배하는 고이즈미에 대해 욕을 할 자격을 상실했다.
이라크인의 주검 앞에서 저런 표정이 나올까...
아래 엔트리로 트랙백을 보냈습니다. ☞ 행인님의 "감동의 정치..... 쇼" 역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평가 이전에 아마도 가장 약장수같은 대통령을 고르라면 노무현대통령을 꼽을 수 있을 듯
눈물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본눈물, 반사눈물, 감정눈물 따위이다. 항상 눈을 촉촉히 적셔주는 기본눈물은 한쪽 눈에 보통 6-7밀리리터 정도 고여 있다가 평균 5초에 한 번 눈을 깜빡거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