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해먹으라고 해요~~"

통합형사사법시스템 구축사업이 검찰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이미 이 사업이 제기될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는 상관 없이 검찰은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고 현재 시스템구축을 위한 사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검찰은 또 범죄자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관한 법률, 즉 "유전자감식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안을 만들어 최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12가지 유형의 수십가지 종류에 달하는 범죄를 정하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저질렀다는 의심이 들기만 해도 다른 증거물의 확보와 상관 없이 무조건 유전자정보를 채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작년 2월에는 검찰이 모든 인터넷 망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 한다는 기사가 중앙 일간지에 게재되었었다. 검찰은 펄쩍 뛰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자료까지 뿌렸었다. 그런데 그 해명이라는 것이 우습게도 이미 민간업체에 위탁해서 수행하는 사업을 예산절감차원에서 직접 구축하려 했었다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문제로 사업계획은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쨌든 검찰은 이미 인터넷 망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사례였다.

 

이쯤되면 도대체 검찰이 어느 정도로 정보수집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닌 말로 검찰은 이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듯 하다. 그러한 강박관념 속에는 기관 간의 이해관계는 물론이려니와 인민들의 인권이라는 것도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현재도 검찰은 어느 기관보다 더욱 막강한 정보망을 가지고 있으며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향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 권력의 칼끝에 서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노동자, 농민, 서민이었다. 또는 평택에서 평화운동을 하던 인권활동가들이었고 또 때론 권위주의적 정부를 비판하는 민주세력이었다. 검찰은 이렇게 자신들의 정보력을 이용해 사법기관으로서의 힘을 마음껏 향유했다.

 

그러나 그 칼자루의 뒤에는 언제나 자본과 권력이 있었다. 그 칼자루 근처엔 항상 떡이 놓여 있었고, 삼성 등 거대자본의 자상한 보살핌 아래 하루 하루 자본의 충복으로 길들여져 가는 장학생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검찰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정보력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떡값과 장학금을 지급하는 집단에 대해 철저하게 이해관계를 보장해왔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권력을 갖겠다고 아예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검찰. 얼마나 더 가져야 만족할 것인가? 얼마나 더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국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길 원하는가? 인권의 최후보루라고 자임하는 검찰. 도대체 얘네들이 말하는 인권은 누구의 인권인가?

 

통합형사사법시스템 구축에 대해 불만 가득한 한 현직 경찰관과 이야기를 했었다. "형, 이거 되면 경찰은 다 검찰의 하인이 되는 거거든요." 그러고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쭉 하다가 결국 이넘, 이렇게 말을 끝맺었다. "다 해먹으라고 하세요. 까짓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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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15:48 2006/07/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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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이거 아침 뉴스에서 잠깐 본거로군요. 정신 나간 >_<

  2. 에밀리오/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