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나체로 다니라면
모든 집을 유리로 짓는 거다. 가구고 생활용품이고 뭐든지 다 유리로 만드는 거다. 색이 들어가 있으면 안 되고 투과율도 높아야만 한다. 어느 위치에서든 지금 현재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느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거다.
기록은 모두 공개한다. 일기고 뭐고 간에 다 공개한다. 비밀문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록은 모두 컴퓨터에 집적시키고 누구든지 필요할 때 어떤 문서든 다 볼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옷도 입고 다니지 않는 거다. 빤스도 절대 불가다. 실오라기 하나도 걸쳐서는 안 된다. 청년이 되어서까지 없어지지 않은 몽고반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려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몸이 보고 싶을 때는 언제나 누구든지 그의 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이렇게 되면 이 사회에 범죄가 없어지지 않을까? 약물로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이퀼리브리엄의 세계보다 훨씬 인간적이지 않을까? 수사하기에는 얼마나 편할까? 정보기관이라는 것은 필요 없지 않을까? 그럼 국정원은 망하는 거야?
똥뚜깐의 칸막이는 똥냄새를 막기위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나체가 되어야 하는 알궁둥이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다. 똥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궁둥이가 부끄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 부끄러워할 필요가 있나? 다 보여주면 좋잖은가? 똥도 궁둥이도 죄다 말이다.
연일 통신비밀보호법 관계 회의를 거듭하면서 왜 이런 말도 되지 않은 법안으로 인해 이 생고생을 하고 난리를 쳐야 하는가라는 회의가 몰려든다. 차라리 나체생활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홀라당 벗고 다니라면 그게 더 낫지 않겠나? 괜히 인권보호하는 척 할 필요도 없고.
국정원의 놀랄만한 로비 덕분에 통신비밀보호법이 누더기로 변질되면서 통신비밀공개법이 될 위기에 처했다. 초원복집 사건으로 인해 허겁지겁 만들어진 이 법률의 말로는 결국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는 법무부와 국정원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걸레법이었다.
부서확장과 예산확충을 위해 벌어지는 기관의 배불리기가 수사효율성 담보라는 거창한 포장지로 뒤덮인 채 인권을 위협한다. 좀 치사하지 않은가? 지들은 지들의 치부를 국민에게 드러내보여주고 있나? 이주노동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검찰이 배후조종해서 노동자 파업을 분쇄하는 그 상황을 저들이 국민에게 홀딱 벗고 공개한 적이 있던가? 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곤란하게 해오던 저 정보기관은 언제 한 번 제 몰골을 속속들이 드러내보여준 적이 있던가?
국정원의 농간에 놀아나 법률심사조차 엉망진창으로 해버린 국회나 도대체 이 법안이 향후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정부나 아주 웃기고 자빠졌다. 대통령도 한 몫 했다. 국정원 3국장이라는 박병준이라는 자가 법안심사소위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통령께서도 할 것은 해야 되지 않느냐, 왜 못하고 있느냐 이렇게 자꾸 질책을 하시기 때문에..."
장하다 노무현. 형사사법통합망사업도 추진단장의 뻘소리를 검토 한 번 하지 않고 빨리 추진하라고 주접을 싸더니 통비법마저 그 따위로 달리는구나. 한미 FTA 이고 지고 달릴 때 알아봤다만 나가도 너무 나간다. 도대체 노무현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걸까?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각종 통신을 감청해보고 싶은 생각이 마구 솟구친다.
종전, 놈현의 생각 99% = "조선일보가 너무 자기를 깐다는 생각"
FTA 마구잡이로 달리다보니 속이 좀 편해지면서
현재, 51% = "진보진영이 너무 자기를 깐다는 생각"으로 변질.
여전히 조선일보가 자기를 깐다는 생각이 있어, 끝까지 달리는 중.
not/ 그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