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의 기획특집
새벽길님의 [세상 참견 2007-05-05] 에 관련된 글.
아무래도 밥벌이가 그렇다보니 새벽길님의 글 중 일본헌법개정에 대한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사설이 궁금해졌다. 일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일본의 평화헌법 폐기를 요구하는 우익의 목소리들이 심상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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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평화헌법조항의 폐기는 일본사회는 물론이려니와 아시아 각국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국 평화헌법 발효 60주년 기념으로 아사히신문이 특집으로 꾸민 새로운 일본 전략(strategy)에 관한 사설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실제 신문 8면에 걸쳐 게재된 21개의 사설은 2006년 4월부터 아사히 신문이 연재한 "새 전략을 찾아(新戰略を求めて)"라는 기획특집을 총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은 분은 아사히신문의 특집페이지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이다. 워낙 분략이 많아서 죄다 긁지는 못하겠다.
아무튼 5월 3일, 이 특집을 게제하면서 밝힌 아사히신문의 총론적 입장은 다음과 같다.(원문을 긁어왔는데, 도저히 눈이 어지러워서 그냥 지웠다. 그래서 번역본만 맛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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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일본의 신전략, 헌법 60년
일본국 헌법이 오늘 만 60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개헌론의 시련에 노출되어왔지만, 이 헌법이 일본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지하는 기반이 되어왔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헌법기념일은 "언론자유"의 기념일이기도 하다. 신문은 일찌기 그 자유를 박탈당하거나 혹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한 쓰라린 과거가 있다. 그리고 아사히신문에 있어 오늘은, 기자가 흉탄에 의해 생명을 빼앗긴지 만 20년이되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그러한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사설 21 제언-일본의 신전략"이라고 하는, 한꺼번에 21개이 사설을 게재한다. 작년 4월부터 전개해온 시리즈 "새 전략을 찾아"의 집대성이다.
신문을 여는 독자는 놀랄 것이다. 8페이지에 걸쳐 사설을 싣는 것은 전대미문의 시도다 신문이 가지는 언론의 역할을 깊이 자각하고 싶다. 그러한 결의의 표현으로 받아주셨으면 한다. (논설 주간 若宮啓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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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헌국가(地球貢獻國家)"를 목표로 하자.
이것이 "신전략"의 키워드다.
지구온난화와 인구급증, 글로벌화에 따른 폐해…. 이래저래 닥친 지구상의 어려움에 대하여 에너지 절약, 환경기술을 시발로 특기를 살린 공헌을 한다. 다양한 국제활동의 도우미역할로 결과를 만든다. 그것이 일본의 국익에도 직결된다.
"전쟁포기"라는 제9조를 가진 일본의 헌법은, 그 때문에 귀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바뀌어선 안 된다. 그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다만, 준 헌법적인 "평화안전보장기본법"을 제정하여 자위대를 제대로 위치지워, "전수방위", "비핵", "문민통제" 등의 대원칙을 삽입하는 것이 어떨까. 헌법의 조문으로부터 자위대를 읽을 수 없는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溝'を埋めるための) 고려이다.
유엔 주도의 평화구축활동에는, 일반군대와는 다른 자위대의 특성을 지키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부가해가는 것도 기본법으로 구가하는 것이 좋다. 내전이나 기아 등으로 파탄한 국가의 존재는, 테러나 전쟁 뿐만이 아니라 마약이나 전염병 같은 공포를 확산한다. 이러한 것의 방지도 또한 "지구공헌"의 중요한 일환이다.
이상이 "사설 21"의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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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일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려하는 것인가"
최근 외국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무리도 아니다. 예를 들어 나카소네 정권 때에 수상은 아시아의 화해를 구하는 한편, 아시아 외교를 파괴하면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반복했다. 지금, 밖을 향해 일본의 "자유와 민주주의"나 "전후평화외교"로 팔을 벌리는 아배수상은, 그 토대에 있는 헌법을 자랑하기보다는 "개헌"이나 "전후 레짐의 탈피"를 내건다.
테러와의 대결도, 일·미 안보의 중요함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의 오류는 말하지 않고 "일미동맹강화"를 강조할 뿐이다. 이라크파견 자위대가 한발의 총알도 쏘지 않았던 것을 기뻐하면서도, 집단적 자위권으로 피를 할릴 각오를 요구하고, 군대를 가지자고 한다. 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중국이나 인도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경제대국 니뽄에는 아직도 활기가 없다. 더욱이 지구온난화에 있다. 도쿄의정서의 무대가 된 일본이지만, CO2 감소 목표의 선도적인 달성에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에너지와 물, 식량은 이후에도 확보할 수 있을까? 그런 불안은 끝이 없다.
잘못하면, 21세기의 미로에 빠져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일본의 지혜와 특기를 잘 살리면 세계의 어려움을 끊어내는 힘이 될 것이다. 우리가 "신전략"에 임한 것은 그러한 생각에서이다.
헌법에 대하여 실제 아사히신문도 큰 과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걸프전쟁, "911", 이라크 전쟁, 복한의 핵개발 …. 냉전종결시의 기대는 배신당했고, 세계에는 평화를 위협하는 사건이 겹쳐왔다. 국내에서는 개헌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 생각도 다양한 가운데, 특히 제9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금 질문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시작부터 "호헌"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일본이 취해야할 방향을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본다. 9조에 대한 시비는 그 위에서 판단하자. 연재 시리즈로 "신전략"을 고민한 이면에는 그러한 의도도 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사설이 되었다.
헌법과 자위대나 일미안보조약. 우리의 선배도 전후 이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했고 고민이 계속되어 왔다. 최근에는 "전후 50년"이 되는 95년에 사설 특집을 마련하여, "비군사(非軍事)야말로 공생의 길"이라고 호소했었다. 거기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국가"라는 생각으로 자위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국토방위에 한하여,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는 별도의 조직파견을 주장했었다.
그로부터 12년. 세계정세는 크게 변화했다. 막혀버린 평화로부터 만들어 내는 평화로 국민의식도 변화해 왔다.
PKO에 대해서는, 축적된 실적을 발판으로 02년 9월에 이를 자위대의 역할로 하도록 사설에서 주장을 바꾸었다. 유엔의 평화구축을 존중하는 오늘의 제언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일본의 특색은 "비군사"에 있다고 하는 점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대체로 군사에 한정되기(사로잡히기) 쉬운 "국제공헌"의 발상을 "지구공헌"으로 넓혀, 일본의 활로를 다각적으로 고려한다. 사설을 다채롭게 전개한 의미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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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언은 논설위원실이 정리했습니다만, 전제가 된 시리즈 "새 전략을 찾아"는 각 전문분야의 편집위원과 해위특파원 등도 대거 참여해 지혜를 서로 모으고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그동안 내외 식자의 의견도 넓게 물어 독자의 소리를 참고했습니다.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리 큰 연휴 중이라도, 사설을 한번에 읽는 것이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않습니다.(아마도 시리즈 전체를 한번에 다 읽어보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인듯) 조금씩 읽을 수 있게 발췌보존이 가능하도록 꾸몄습니다.
자 페이지를 넘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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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사설은 3일 오전 10시 반 이후 "신전략"(http://www.asahi.com/strategy/)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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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의 전반적인 논조는 헌법 제9조(평화헌법조항)를 지키자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사회가 세계적으로 공헌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고민하자는 취지도 돋보인다. 1년 간 연재했던 시리즈를 한번에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시도임에 분명하다.
허나 몇 편 훑어본 바로는 평화헌법 폐기를 요구하는 세력에 대해 보다 단호한 어떤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신문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기때문이겠지만 조금은 아쉽다.
한국에서 벌어졌던 최근의 개헌논란에 대해 어떤 언론사도 이러한 정리된 입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조중동은 기왕에 지들이 예전에 떠들었던 사설들을 갖다 붙이면 결국 조삼모사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번복했던 전력이 드러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신문들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기획을 한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어쨌든 일본의 개헌논란의 한 가운데서 아사히가 보여준 이 특집은 매우 신선한 것임에 틀림 없다. "시작부터 "호헌"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일본이 취해야할 방향을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본다. 9조에 대한 시비는 그 위에서 판단하자"는 그들의 자세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을 해볼 필요는 있겠지만.
아사히 신문의 사설 논조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마도 일본의 정치지형이 그 만큼 보수화되었다는 반증이겠지요. 저는 사실 21개의 사설을 한꺼번에 실었다는 형식에 더 주목했어요. 그에 걸맞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가 여부는 행인님이 말씀하신 대로인 듯하고요.
새벽길/ 지난 기획기사, 기획사설을 모아서 정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런 형식은 산뜻했습니다. 내용도 제가 볼 때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만하구요. 특히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약간은 부럽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더군요. ㅎㅎ
전문성 이야기하시니까 조금 찔린다는^^
marishin/ 전문성이야 뭐 아사히라고 특출난 게 있겠어요? ^^ 글을 올렸던 사람들-이른바 전문가들의 공력이 보였다는 것인데, 제가 부러웠던 것은 자기 분야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자신과 비교되었기 때문이죠. 음... 그러고보니 앞에 덧글이 아사히신문과 한국의 신문들을 비교하면서 신문 자체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는 투로 읽힐 수 있었군요...
글에 링크 좀 걸어놓았습니다^^;
NeoPool/ 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