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다사다난(多事多難)인지 다사다난(多死多難)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다사다난한 한 해가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사실 뭐 뾰죽이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하고픈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뭔 이야기를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2004년만큼 다사다난이라는 단어가 실감 나는 한 해가 또 있었던가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렇게 버라이어티하게 온갖 사건들이 호화찬란하게 연속된 해가 언제 있었던가? 전무할 뿐만 아니라 제발 후무하길 바란다. 이렇게 몇 년 살면 거의 미쳐버리지 싶다. 지금도 반쯤 미쳐있다...

 

마지막 날은 그저 덕담이 오고가는 그런 날이 되길 바랬다. 바랬다기 보다도 쫌 다른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으면 했다. 더럽고 시끄러운 이야기, 가슴 아프고 서러운 이야기, 열받고 분통터지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안 들었으면 했다. 그러나 손꾸락은 자동적으로 인터넷을 뒤비고 보고싶지 않았던 뉴스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까지 현란한 뉴스들이다. NLL에서는 또다시 총질이 있었고, 남녘에서는 눈때문에 난리가 났단다. 아체에서는 40만명이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썰이 난무하고 있고, 버어마(미얀마)에서는 아예 숫자파악조차 하고있지 않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회에서는 아직도 치졸한 쑈프로그램이 진행 중이고 여의도 천막농성장 앞에서는 사람들이 쓰러져간다. 이 글을 치고 있는 순간에도 당사 아래 도로로 "국가보안법사수"를 큼지막하게 써붙인 다 늙은 트럭이 볼륨을 한없이 키운채로 "코리아. 코오리~~이아"하는 노래를 틀고 돌아다닌다.

 

희안한 일이다. 엄청난 무기력증이 밀려온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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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1 15:32 2004/12/3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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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기력? 그런것과 가까이 지내면 안좋아요~
    산오리님의 충고처럼 뉴스와 담을 쌓던가...
    새해복많이 받으시구요~ 내년 포스팅엔 해피한 일들이 그득그득 올라오길 희망해드릴께요~

  2. 미갱/ 감솨여~!~~~~!!! 미갱님도 새해 모든 원하시는 일들 성취하시기를 바람돠~~~ ^^

  3. 연말 마무리 잘 하셨으리라 믿으며.. ^^;; 2005년에도 멋? 활약상 기대할께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