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지침

파업지침을 준비해야하나...

 

두 달여를 끌어온 단체협상, 완전 엉망진창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당)측은 준비가 안 된 것은 물론이려니와 개념없는 발언조차 심심찮게 내놓는다. 자기들끼리 입장정리조차 해오지 않아 노조측을 앞에 놓고 서로 설왕설래를 벌인다. 기가 찬다. 뭔가 이야기가 진행될 쯤 하면 난데없이 조사가 필요하다는 둥, 다시 논의를 해야한다는 둥의 이야기를 한다. 어쩌자는 건가?


 

바쁘단다. 안다. 얼마나 바쁘겠나? 노조측 교섭위원들도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쁜데, 하다못해 지도부씩이나 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바쁘시겠는가? 그런데, 바쁘면 단가? 누군 뭐 한가해서 탱자탱자 하면서 다른 일 할 거 없어서 단협사항 정리하고 그러나?

 

단체협상에 대해서는 양측이 성실교섭의 의무를 진다. 이건 기냥 원칙이다. 여기에 무슨 이론이고 나발이고 갖다 붙일 계제도 없다. 그냥 당연한 거다. 이걸 우습게 여긴다. 말 그대로 불성실한 교섭자세를 가지고 있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다음 주 한 번 더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또 이런 식이라면, 별 수 없다.

 

실효성 있는 파업지침을 준비해야겠다.

 

과거 HID가 격렬시위에 나서면서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우리는 국가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다."

 

이 선언을 보면서 온 몸에 경련이 일어나는 경험을 겪었다. 그들이 국가로부터 배운 방법이란 게 뭔가? 찌르고, 베고, 쏘고, 꺾고, 자르고, 죽이고, 묻고, 터뜨리고, 태우고...

 

우리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동안 투쟁의 현장에서 배운 모든 것을 동원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기왕 해야한다면 다 던져서 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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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1 17:10 2007/05/21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