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안해지고 싶을 때...

하루 아침에 집회 두 탕을 뛴다는 것이 이제는 버겁다...

줸장할...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나이 먹었다는 증거"인가??

 

삼성 SDI 앞에서 홍성태교수와 이종회소장이 보여준 노익장(???)은 나이 먹었다는 변명은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 노익장이란 표현은 나보다 나이가 많으시다는 이야길 뿐 그 냥반들이 늙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뭐 늙었다고 해도 할말들은 없겠지만서두...

 

여의도에서는 한청이 국보법 철폐 전국 도보순례 발대식을 가졌다.

여기엔 진짜 노인네들 왕창 모였다. 할배들... 할매들... 도대체 어디서 저런 힘이 솟는 걸까나...

행인이 저 나이 들어도 저렇게 땡볕에서 집회할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도 든다.

 

음... 결론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어제 밤을 새서 그런 거 같다.

밤새지 마란 마리야...

 

암튼 몸이 축축 처진다.

이럴 때는 생각나는 먹거리가 있다.



굴 국밥이다.

 

굴 듬뿍 들어간 시원한 국물에 시뻘건 깍두기 한조각. 이게 또 피로를 푸는데는 대끼리인 거다.

당사 앞에 조흥은행이 있고 그 건물 지하에 굴국밥집이 있다.

이 집에 자주 가는 이유는 국밥도 맛있지만 쥔장의 친절함 때문이다.

 

이 아자쒸, 얼핏 보면 막 산에서 나무 한 짐 해서 내려오는 나뭇꾼같이 생겼다.

키도 훤칠하면서 참 시골 동네 형님처럼 생긴 분이다.

근데 생긴거하고는 별도로 참 친절하다.

 

인사가 너무 깍듯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다.

게다가 부지런히 실내를 돌아다니면서 반찬이 떨어진 상이 있는지를 본다.

사람이 북적거릴때는 좀 뜸하긴 하지만 한산할 때는 아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식단은 단촐하다.

부추 겉절이 약간, 고추와 양파와 된장, 깍두기가 반찬의 다다.

깍두기는 맘대로 퍼먹을 수 있다.

 

메인 메뉴인 굴 국밥은 아주 담백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원래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행인이지만 이렇게 순한 맛의 음식을 먹고 나면 왠지 푸근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암튼 굴 국밥, 국물도 맛이 있지만 밥이 풍성해서 한끼 식사로 넉넉하지만 혹 모자란다 싶으면 공기밥을 무료로 더 내준다. 그러나 국밥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굴 국밥은 소화가 잘 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날도 덥고 짜증도 나지만, 담백하고 달짝지근한 굴 국밥에 아자쒸의 친절한 접대를 받고 나면 짜증도 가시고 더위도 가신다. 하긴 배가 부르면 만사가 편안해지는 것도 있게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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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2 13:12 2004/07/22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