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SF 영화 세 편

마감이 임박하면 또 뭔가 딴짓이 하고 싶어지는...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이 영화이야기들을 해야 하는 걸까? ㅡ.ㅡ

* The Animatrix (2003) - Peter Chung 등등등

 

 

1. Final Flight of the Osiris

2. The Second Renaissance Part I

3. A Detective Story

4. Kid's Story

5. Program

6. The Second Renaissance Part II

7. Matriculated

8. Beyond

9. World Record

 

2003년도 발표되었을 당시, 몇 편은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얼마 전에야 나머지 편들과 함께 이전 것들을 다시 DVD도 보게 되었는데... 크고 선명한 화면이 좋기는 하더만!!! 비주얼은 그야말로 극한에 이른 듯하고, 예정된 파국의 전사가 갖는 그 음울하고 필사적인 플롯들도 다들 훌륭해보였다.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이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매트릭스의 탄생을 이야기한 "세컨드 르네상스 1부"와 종이 만화의 비주얼을 그대로 가져온 음울 덩어리 "형사 이야기", 일본 애니를 초현실적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 그리고 가장 슬픈 이야기 "Maticulated" 등등이 훨씬 좋았다.

써놓고 보니 대부분 좋았다는 이야기로구나. 테크닉도 훌륭하고, 그 테크닉을 공허하지 않도록 만들어줄 이야기마저 훌륭했으니 가슴에는 슬픔이 차올라도, 머리 속에는 뿌듯함이 솟아오르더라. 워쇼스키 형제 (듣자하니 성전환수술 덕분에 이제 남매라고 하던데?) 대단해!



* Avalon (2000, 오사이 마모루)

 

오사이 마모루의 전작 공각기동대의 경우, 매트릭스를 보고 난 후 보았기 때문에 비주얼과 상상력의 충격은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만큼 크지 않았었다. 그저, 아 저 장면이 매트릭스에서 오마주했던 장면이구나 정도... Avalon 은 원래 극장에서 보려다 놓치고 VTR 로 보았었는데, 당시 "이제 비주얼은 끝에 도달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물론 그 이후 애니매트릭스 같은 작품들이 나오기는 했다만.. ㅡ.ㅡ

허나, 이 작품을 보고 잊지 못한 건 그 강력한 비주얼이 아니라 음악이었다. 마치 "각인"이라도 된 것처럼 머리 속에서 음악들이 떠나지를 않는 거였다. DVD 를 느즈막히 다시 구입한 것도 OST 음반을 구할 길이 없는지라, 꿩대신 닭 심정으로...

 

사실 게임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서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멀리는 "트론"에서부터, "Nirvana", "Existence" 등등, 생각나는 것만 해도 여러 편이다. 게임은 아니지만 가상현실이라는 점에서 "매트릭스"도 이 계보에 들 것이고... 글쎄.. 이 중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Nirvana 가 가장 애틋(?) 했다고 할까? 반복되는 가상현실에서 자신을 구해달라며 애절한 표정을 짓던 그 아자씨(디에고 아바딴뚜로)의 모습은 좀처럼 잊혀져지 않는다. Avalon 에서 주인공 Ash 와 친구 Murphy의 총격씬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애절하고, 그 배경에서 울려펴지는 아바론의 성가는 매혹 그 자체... special class A 를 깨뜨린 그들은 과연 Avalon 에 도달한 것일까????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가스 제닝스)

 

젠장, 극장에서 봤으면 완전 열받았을 뻔했다. 아서 덴트와 포드가 만나는 첫 장면부터 시작하여 줄줄이 어색 그 자체였는데, 아마도 예전에 BBC 시리즈 일부를 보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연기력이나 연출이 후져서인거 같기도 하다. 괴이하다. 괴이해. 이게 그리도 높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작품이었더란 말이냐... 영화는 책의 1,2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버무려놓았는데, 도대체가 책이나 TV 시리즈의 그 황당무계하고 까칠한 맛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어 보는 내내 한숨이 절로... 기술과 자금력은 진보했으나, 상상력은 퇴보했도다!!!

 

그리고 사족인디.. 영어자막으로 봐서 번역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단 제목부터 맘에 안 든다. "히치하이커를 위한 은하계 가이드"  정도로 하면 되지 않았을까? 이게 론리플래닛의 패러디인 점을 감안한다면, '배낭족을 위한 유럽 가이드" 이런 식으로... 은하수(milky way)와 은하계(galaxy)는 영 다른 느낌이잖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