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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

며칠 전 모임에서 진보의료 연구회 해산을 결의했다.

 

지난 남유럽 출장 때 '혹시나' 해서 대책을 논의했던 바대로...

 

연구회 구성원 대부분이 이미 탈당한 데다, 진보정치연구소 성원들도 모두 자리를 뜬 상황에서 당 소속으로 더 유지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당에 남겠다는 분들도 일부 있었다.

 

그간의 많은 연구회들과 달리 당과의 연계 속에서 조직적 활동을 도모했던 이 모임의 성과와 한계 (연구회 자체 뿐 아니라, 당의 정책 생산 기전까지 포함하여) 는, 다른 자리에서 평가가 될 것이다. 해소 단계에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수 있겠지만, 해소나 당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 때문에 이는 쉽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새로운 진보정당과 연계된 모임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이를 평가하게 될 것 같다.

 

이러한 연구회가 당의 정책 결정 구조와 좀더 유기적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나, 참여하는 개인의 결의 수준이 이전보다는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은 대략 공유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 동안 모임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던 Y 샘은 회한, 허탈, 그리고 약간의 분노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한???)를 느끼는 듯 보였다.

 

나는...먼 옛날에 경험했던 한 해산의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이번 해산 결정이나 그에 임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참으로 깔끔하고 민주적이라고 생각되었고, 그래서 그닥 회한이 크거나 허탈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동안 당의 모습을 생각하면 왜 아쉬움이 없겠냐만...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그 옛날, 내 평생 이렇게 지루하고 답 없는, 토론아닌 토론은 다시 오지 않을거라 주문을 외우기도 했었다. 헤어지는 마당에 서로 의심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위기를 기회 삼아, (이름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연구회가 외연도 넓히고, 당 구조 속에서 실천적/이론적으로 좀더 활발한 활동을 하는 모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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