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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비폭력대화, 오락(?) 영화

흥미롭게 빠져들었던 책인데, 기록 안 해두면 또 까먹는다.

 

0. 강양구 저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프레시안 2007

 

 

예전에 강릉 출장 다녀오던 날, 오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그리고 커피가 맛나던 그 다방에 앉아 다 읽어치운 책. 고종석 류의 감칠맛 나는 문장이야 없지만,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정확하고 쉬운 표현으로 전달해낸 점을 높이 평가.

 

목가적 낭만주의로 경도되지 않으면서, 문제 혹은 해결책이 가진 맥락과 그로부터 비롯된 가능성들을 꼼꼼하게 짚어주었다고 생각됨. 이를테면 바이오 연료 문제 - 브라질 출장 갔을 때 매연 하나 없는 에탄올 차량과 사탕수수 노동자의 처참한 현실, 사탕수수 밭에서 솟아오르는 (보름달을 가리고 온 도시에 화산재처럼 내리던) 시커먼 연기와 잿가루, 그리고 식량 문제.. 설명하기 쉽지 않았던 이 복잡성을 쉽고도 조리있게 풀어내고 있음. 

 

무엇보다 장점은 책이 가볍고 한 손에 꼭 들어온다는 점 (저자가 들으면 기분나쁘겠다 ㅡ.ㅡ  이걸 칭찬이라고....)

놀라웠던 점은, 이제 중 3에 올라가는 연정이가 이 제목을 보고 '코난? 명탐정 코난?' 하길래, 내가 '아니, 미래소년 코난!' 했더니 못 알아듣더라는... ㅡ.ㅡ

어떻게 우리의 미래소년 코난을 모를 수 있어? 왕 섭섭했음.

 



0. 마셜 로젠버그 저, 캐서린 한 옮김. [비폭력 대화] 바오 2003

 

 

"장난하나? 좀 재수로세!"로 시작했지만, 책장을 덮을 때는 호기심과 반성, 그리고 변화에 대한 작은 열망을 느낄 수 있었음.

 

물론 비폭력 대화에 대한 의문과 문제의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 

현실의 인식과 소통 방법을 바꾸는 것이 현실 그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닌 바, 개인들 사이의 깊은 연민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는 있겠으나 자칫 '일체 유심조요~'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 + 비폭력대화를 지속하려는 노력이 일종의 강박이 되어  또다른 '감정노동'의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

 

우쨌든, 나처럼 문제해결 지향적 대화가 유전자에 아로새겨진 이들은 깊이 되새겨볼만한 책이로다. 안부 전화한 이들한테 '근데 무슨 용건으로 전화했어?"라고 묻는 건 이제 좀 그만 하자... ㅡ.ㅡ 

 

0.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2007

 

 

제목을 어째 저렇게.. 그냥 '고아원'하면 될 것을... ㅜ.ㅜ

아 씨,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지지난 주에 연정이 데리고 갔다가 둘이 후덜덜...

뻔히 짐작가는 내용인데 왜 그리 오싹오싹하던지...

어쨌든 상당히 짜임새도 있고, 나름 울컥하는 감동도 있음.

가족과 함께(?) 볼만한 영화.... 참, 영화 보는 내내 만화 [몬스터]가 떠올랐음.

 

0. 덕 라이먼 감독 [점퍼] 2008

 

 

지난 일욜에 건물 공사 때문에 정전된다고 해서 나갔다가 본 영화.

이 영화 보면서 진짜 심각하게 '자원의 낭비적 활용'에 대해 고민했음.

하다못해 권선징악의 수사학이나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오로지 개인의 욕구만을 위해 초능력이 쓰이고 (어쩌면 현실적!) 그걸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물량을 동원한 세계 곳곳에서의 촬영....

주인공 애들 즐기는 통에, 무고한 시민들 죽고 자동차 뻥뻥 날아다니고 문화재는 막 파괴되고....  아무리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라는 것이 즐기기 위한 것이라지만 이렇게 아무런 이유없이 돈 쓰는 영화는 보다보다 첨 봤음. ㅡ.ㅡ 

그래서 더욱 헷갈림.  먼지만큼의 감동이라도 주고, 구태의연한 권선징악이라도 이야기했다면 마음이 덜 불편했을까???  우쨌든 영화를 보고 '죄책감'이 드는 건 예상치 못했었음. 

 

참,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그나마 스타워즈 때보다 연기력이 아주 쪼금 나아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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