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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과 갈레아노

'램'이라고 쓰니까 양고기 같아... ㅡ.ㅡ

 

원래 지난 주에 반납했어야 하는데, 쥐20 때문에 책단비 서비스 (지하철역 무인반납기)를 중단해서

반납 연기를 했더랬다. 평일 저녁에 그 산꼭대기 도서관까지 가서 직접 반납하기란 불가능... ㅡ.ㅡ

우리 동네서 쥐20 행사장까지는 천리길... 도대체 왜 책단비서비스까지 중단해야 하는 건지 원...

테러범이 정신이 있다면, 굳이 이 동네 와서 도서반납함에 폭탄 넣고 갈리는 만무한데 말여....

 

#1. 우주비행사 피륵스 (오멜라스)

우주비행사 피륵스
우주비행사 피륵스
스타니스와프 렘
오멜라스(웅진), 2009

 

아이쿠나 유쾌하고 심오하기도 하여라...

아시모프의 I, Robot과 비슷한 발전적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심지어 코믹하고 엉뚱한 상황들 속에서 말도 못할 엄청난 고민거리들을 던져준다.

기억이라는 것, 인식이라는 것, 인간이라는 것, 열망이라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무엇이란 말여....

어떻게 한 작가가 [솔라리스]와 [사이버리아드] 같은 극단적으로 다른 두 소설을 쓸 수 있나 했더니만,

그 사이에 피륵스가 있었어... 그랬어....

램의 다른 책들도 얼릉 번역해서 나오면 좋겠구먼.....

 

솔라리스 (반양장)
솔라리스 (반양장)
스타니스와프 렘
오멜라스(웅진), 2008
사이버리아드 (반양장)
사이버리아드 (반양장)
스타니스와프 렘
오멜라스(웅진), 2008

 

 

 

 

 

 

 

 

 

 

 

 

 

 

 

 

 

 

#2.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르네상스, 2004

기억해둘 구절이 참 많다...

  • 20년 혹은 30년 전만 하더라도 가난은 불의의 산물이었다. 좌파는 그것을 고발했고, 중도파는 인정했으며, 우파는 아주 드물게 부정했다. 세월은 너무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지금 가난은 무능력에 대한 정당한 벌이다. 가난한 자에겐 연민이 일어나지만, 더 이상 가난이 의분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이건 알랭 드 보통이 나중에 '불안'에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함)
  • ... 늘 그렇듯이 가난한 사람 대 가난한 사람들의 투쟁이다. 가난은 너무도 작은 담요라서, 각자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기에 바쁘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 운운 하는 논의들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다니엘 드루가 증명했듯이, 법은 거미줄과 같아서 파리 같은 작은 곤충은 잡지만, 커다란 짐승의 진로를 방해하지는 못한다. (탁월한 비유로세)
  • 요즘과 같은 민주주의 시대에는 국제적 전문 기술관료들이 원정군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이제 공여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선언한 참이니, 한국의 기술관료들과 전문가들도 때로는 불타는 사명감에, 때로는 개념없음을 통해 가난한 나라 시민들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일이 좀더 빈번해질 것이다.)
  • 소득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사회화된다. (이토록 간명하게 요약할 수 있다니!!!)
  • (우루과이의 경우) 대학교수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1995년 중반, 신문에서 몬테비데오 심리학 대학이 낸 모집 공고를 본 적이 있다. 윤리학과 교수 한 명이 필요했는데, 100달러의 월급을 준다고 했다. 그 정도 돈으로 부패하지 않으려면 몸과 마음이 부서져라 윤리학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도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구조적 저투자는 부정부패와 질의 하락을 낳는다. 이것이 공교육을 망하게 하는 악순환의 지름길)
  •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들은 나를 성인이라 부릅니다." 브라질의 주교 엘데르 카마라가 말했다. "그런데 왜 먹을 게 없냐고 물어보면, 날 빨갱이라고 해요"  (이 구절은 예전에 보스턴 빈민활동 차량에서 본 적이 있다. 원조가 여기였구나...)

갈레아노처럼 날카롭고, 그리고 재밌게 글을 쓸 수 있으면 참 좋겠구나...

그는 사회비평가이자 문학인 같아... ㅡ.ㅡ

가르시아 마르케스까지 언급하며, 이건 남미 글쓰기의 놀라운 전통이야 라고 이야기하면 지나친 단순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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