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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기록

지난 달에 산수유 매화 보러 남도에 다녀왔었다. (그걸 이제 올려...ㅡ.ㅡ )

꼭 포스팅을 해야 한다고 누가 쪼아대는 건 아니지만,

일더미에 묻혀 있다가도 문득 돌아보는 나들이 포스팅들이

상큼한 자극이나 한숨 돌리게 하는 위안이 된다는 점에서 '저축' 삼아 올린다.

 

#1. 구례 산수유 마을....

 

아침 7시 반에 양재역에서 버스에 올라 잠시 휴게소에서 화장실 다녀온 것 말고는 정말 눈 잠깐 붙였을 뿐인데,  벌써 구례에 도착해 있었다.

당시, 꽃샘 추위 때문에 산수유가 완전히 만개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평일, 조용한 마을,

따뜻한 기운과 함께 나른하게 피어오르는 산수유 무리는 

'봄'을 실감케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산수유는 학생 때 국어교과서에 나온

"...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붉은 산수유 열매..."

근데 정작 같이 간 주먹도끼는 이걸 기억하지 못했다. 나만 이상한 사람 됨... ㅡ.ㅡ

 

기이하게 촌스러운 산수유 열매 동상 (?) 도 나름 귀엽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멀리서 바라본 산수유 대형 동상도 유쾌 ㅋㅋ

돌담길의 예쁜 그림도 정감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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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양 매화마을

 

매화마을로 이동하는 동안 도끼와 나는 창밖 도로변 하얀 꽃의 정체를 두고 갑론을박했다.

먼저 주먹도끼는 그것이 매화라고 주장했지만,

내가 그럴리 없다. 내가 아는 매화는 좀더 분홍색이라고 반박했다. 그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 그것이  '배꽃'이라고 추정했다.

근거는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시조에 따라 배꽃은 봄에 피고, 또 하얀 색이며, 과수원처럼 생긴 곳에 중점적으로 피어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둘다, 자신은 없었다.

버스에서 열심히 아이폰을 검색해봤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양쪽 다 근거가 부족했다.

 

남한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섬진강변을 열띤 토론(?)과 함께 지나며 매화마을에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은...

매화가 눈처럼 하얀 것부터 빨간 색까지 아주 다양하더라는.. ㅡ.ㅡ

내가 예전에 낙안읍성에서 본 분홍 매화는 그 중 하나...

 

매화는 한심했을 것이다.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들이 꽃구경이랍시고 천리길을 달려왔다니.. ㅜ.ㅜ

 

매화는 아름답고,

매실을 담가둔 항아리들의 풍경은 평화로웠으며,

작은 대숲은 청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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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봄 향기를 실컷 맡고,

심지어 현지에서 지인들에게 엄청 자랑질 문자를 날려댔으나,

약효는 믿을 수 없을만큼 짧았다.

정말 일주일도 안 가..... ㅜ.ㅜ

 

약발이 짧은 만큼,

자주 다녀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보아하니 지구 멸망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올해 목표 중 하나인 한 달에 한번씩 나들이 간다는 꼭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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