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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감상들

블로그를 워드프레스로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차이피일 새 글쓰기를 미루었는데, 결국 시작도 못하고 글만 밀린 셈이 되었다.

올해 연말  프로젝트로 블로그 업데이트를!!!

 

#. 영화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2014)

 

인터스텔라

 

인셉션 때도 들었던 의문인데 굳이 저렇게 개고생하며 메시지 전달해야 함?  그냥 첨부터 설계도를 마이클 케인 할배한테 쏴주면 되잖아 ㅠㅠ

시각효과와 쌍둥이 역설 보여주는데 너무 정성 쏟느라 나머지 플롯은 모기장 정도가 아닌 물고기 그물 수준 구멍이 숭숭...
과학자들은 어쩜 하나같이 정념의 화신들.... 불쌍한 맷 데이먼 어쩔 거냐고 ㅜ.ㅜ

 

게다가 행성 그 자체는 물론 빛조차 흡수해버린다는 대마왕 블랙홀 지나는데 사람이 멀쩡하고 심지어 교신도 잘됨 ㅋㅋ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 할배가 중력장 찌그러지는 거 보여줬잖아...

그리고 공부 잘하고 똘똘하다고 그렇게 대놓고 딸만 좋아해도 되는겨? 살림 돌보느라고 개고생한 아들내미 불쌍함...  게다가 매튜 매커너히는 [컨택트]에서 하도 미운 털이 박혀서 뭘 해도 좋아보이지가 않음...

 

그래도 하나 건진 건... 타스 너무 갖고 싶어!!!!! 아이슬란드 꼭 가야해!!!

 

#. 영화 [액트오브킬링] (조슈아 오펜하이머, 크리스틴 신 감독, 2012년)

 

 

액트 오브 킬링


아......멘탈이 바스라짐
첨에는 아무리 저들이 가해자라지만 감독이 윤리코드를 위반해가며 찍고 있는게 아닌가 의심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감독이 이용당할 수도 있는 상황?

국영방송의 토크쇼는  보다 정말 쓰러질 뻔함.


인터스텔라는 허구인데 진짜같아 보이려 애쓰고 이 영화는 오히려 실제인데 더 허구같아 보임.

정말 저럴 수가 있을까 싶은데 변영주 감독 이야기를 들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했음. 옳은 일을 했다는 개인적 믿음과 사회적 합의 때문에 굳이 그들이 도덕적 딜레마를 겪을 이유가 없다는 것....

하지만, 도대체 인간 본성에 자리한 '양심'이란 그토록 취약한 것이란 말인가??? 나치스의 만행이나, 이스라엘의 또라이짓들을 보면,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정말 서글픈 사실...

안와르 콩고의 마지막 흔들리는 모습이 진심의 반성, 혹은 자기 향위의 정당성에 대한 의심이었는지는 감독도 모르고, 관객도 모르고, 아마 본인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

 

영화가 정말 무서웠던 것은 그 현실이 남한 사회와 백짓장 한 장 차이라는 점 때문. 서북청년단이, 광주 계엄군이 토크쇼에 나와서 대놓고 우리가 학살 저질렀어요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방청객들이 박수치며 웃지는 않지만, 그들이 엄연하게 현실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들의 시선으로 역사를 다시 쓰려 하고 있다는 점....

이런 걸 보면 도대체 역사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깊은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고, 사회정의나 민주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취약한 생명체인지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음...

너무도 우울하고 무서운 영화....

 


#. 영화 [언더 더 스킨]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 2014년)

 

언더 더 스킨

 

보는 내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솔라리스가 자동 연상.....

스칼렛 요한슨 너무 좋아... 그런데 가만, 한국어 포스터 좀 보소... '그녀가 벗는다'라니.... ㅋㅋ

외계인도 물리치는 지구인 남성의 '성폭력'이 아주 후덜덜하기는 했음....

원작 소설도 역시 다른 측면에서 완전 훌륭하다고 하던데 한 번 찾아봐야겠음...

 

#. 영화 [보이후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2014년)

 

보이후드

 

12년이라는 '리얼타임'으로 한 소년의 성장을 재구성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영화의 미덕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평이 좋았던가 정말 의아했음.

리얼타임으로 쫓아간 걸로 치면, 사실 해리포터 시리즈가 훨씬 더 성장의 재미가 쏠쏠했는데 말이지...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이고, 갈등이나 시대상의 스냅샷도 너무 전형적이라 밋밋하게 그지 없더란 말이지... ㅡ.ㅡ 지금 40대 중후반의 미국 리버럴 중산층들이, 아 저 때는 그랬지... 딱 내 이야기네 하면서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돌아볼 수 있는 매끈한 추억팔이 영화라고 평하면, 나 너무 비뚤어진 사람인감???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이제 겨우 10-20년이 지났을 뿐인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가 아름다웠지 회고하는 것은 지나친 퇴행이라고 생각함. 90년대 한국사회에는 대중문화가 만개했고, 정규직 일자리가 젖과 꿀처럼 넘쳐나는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환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된 건지 모르겠다고... ㅜ.ㅜ 

 

#. 아트 스피겔만. Maus (1부 1986년, 2부 1992년 발간)

 

이 명작을 지금에서야 보게 되다니...

더 황당한 것은 아마존에서 주문해봤는데, 바로 얼마 있다가 국내에 번역서가 출판되었다는 것... ㅡ.ㅡ

 

현재 세계에서 아빠의 고집불통 구두쇠 성격을 세밀하게 그려낸 것이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을 더 잘 설명해주는 효과...  가혹한 폭력과 난데없는 운명의 향방에 대한 공포가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었음.


그러면서도 작은 자원 하나, 숨겨온 금시계, 빵 덩어리 하나가 때로는 삶과 죽음을 가르고,

같은 이웃이고 민족이고 없이 오로지 혈연이라는 일차적 관계망, 여전히 물질적 자원이 중요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역사의 소용돌이 여파도 계급에 따라 차별적이라는 점이 너무나 씁쓸....

유대인이라는 '동포' 사회에 연민이나 연대는 존재할 여지조차 없었던 것 같은 정황이 진정한 공포.... 정말 각자 도생의 지옥도에서 누구는 운 좋게 살아나고 누구는 연기 속으로.....

하지만, 2차 대전, 아우슈비츠와 나치스의 만행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자동으로 이어지는 한숨....

이런 난데없는 폭력과 희생을 경험한 인간들이 왜 오늘날 저런 쓰레기 짓을 저지르냐고!!!

인간에게 염치를 빼면 뭐가 남는가 말이지....

 

 

#. Neil Gaiman, P Craig Russell. Graveyard Book graphic novel 1, 2 (2014)

 

 

아름답고 따뜻한데, 사실 엄청 잔혹한 동화.... 원작은 안 읽어봤지만 그래픽노블로의 변환은 정말 짱인듯...

Silas 멋지다고!!!

닐 게이먼 내 월급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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