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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5호] 국내작 소개 - 고양이들

양이들  (풍경/2008/극/62분)

  연기자와 스탭이 모두 활동가로 구성된 제작 자체가 극적인 극영화. 비혼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세 여성의 삶은 세상의 틀에 박힌 시선 속에서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자유로운 일상과 꿈은 당당하다.

독 인터뷰

<고양이들>은 13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중 몇 안되는 극영화입니다.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인 ‘언니네트워크’가 제작한 첫 작품입니다. 화창한 일요일 오후, 언니네트워크 사무실에서 풍경 감독을 만났습니다.

감독님은 운동의 일환으로 영화를 만드셨습니다. 운동으로서 영화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일단 13회 인권영화제, 축하드립니다. 인권영화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은 영화를 통해서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고양이들>에 비혼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 영화를 통해 질문을 시작하고 이어가고, 또 고민하고 소통하게 되는 것이 영화가 운동으로서 갖는 의미가 아닐까요. 또 지금처럼 이렇게 질문을 받는 것 역시 영화가 갖는 의미중 하나겠지요.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비혼인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딱딱한 정의부터 시작하자면, 비혼이란 ‘미혼’과는 다른 의미이고, 결혼하지 않음을 선택한 것을 뜻하지요. 영화 속에는 세 가지 모습의 비혼인들이 등장하죠. 그 중 레즈비언 커플을 통해서는 ‘결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었어요. 기존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관습이 가지고 있는 틀이 있는데, 영화 속의 비혼여성들은 사회의 결혼제도와 부딪히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비혼인은 제도화되고 관습화 된 틀 안에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삶, 살고 싶은 삶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 삶은 ‘결혼’이라는 이름은 아니고요.

비혼여성이 독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 이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독립심, 용기, 그리고 네트워크라고 저는 생각해요. 일단 독립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겠죠. 스스로 혼자 독립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만들어져서 제시된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용기가 꼭 필요하죠.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없으면 굉장히 힘들고 외롭더라구요. 실제로 비혼여성들을 보면 살아가면서 서로 팁도 나누고, 집 구하기나 안전 문제 같은 혼자 살아가는 노하우도 나누고, 또 제도와 부딪히면서 가족, 결혼을 강요받을 때의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해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야 의지를 갖고 계속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일단 모여야 한다는 거죠. 함께 모이고, 더 나아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어요. 이러한 연대와 네트워크가 <고양이들>의 마지막 장면처럼 치한을 쫓아버리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활동가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처음부터 우리 활동가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연기를 전문연기자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시나리오 쓰면서 누가 어울릴까를 생각했었어요. 출연자 대부분이 연기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더라고요. 두렵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고요. 연기를 하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어요. 그리고 그게 이 영화와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또 영화에 출연하신 모든 분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언니네트워크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이었어요. 자신들의 자원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거죠.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영화를 찍을 때 화면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겹쳐서 안 보이는 경우를 ‘더블된다’고 말해요. 그런데 출연하신 분 중에 계속해서 더블이 되는 분이 있었어요. 일부러 하려고 해도 그렇게는 안 됐을 텐데, 덕분에 많이 웃었죠. 또 어느 날은 스탭을 하다가 어느 날은 배우를 하고, 엑스트라도 하고... 멀티플레이어가 많았죠.

누구나 영화에 출연해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여기서 재밌게 놀아볼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하다보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습니다. 이 점은 비혼이 진지하게 정치적 쟁점으로써 논의되지 않고, 한 개인의 일탈적인 행동으로 치부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비혼이 왜 정치적 쟁점이 되어야 하며, 최근 비혼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무엇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영화가 사실 에필로그가 있었어요. 그 에필로그에서는 세 에피소드 각각의 인물들이 원한 방향의 결말을 보여줘요. 사실 촬영을 하면서 내내 고민을 했는데,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의 경우의 수는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이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단하고 제시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얻었으면 하는 것이 공감과 문제의식인데, 그 다음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에필로그를 빼게 되었어요.

비혼이 왜 정치적 쟁점이 되어야 하는가의 경우, 사회가 말하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것은 인간의 권리잖아요. 권리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여성에게는 말이죠. 비혼 여성이 늘어나는 현상은 점점 더 결혼이라는 제도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지 고민하고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정해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질문을 통해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알고, 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왜 개도 아니고, 토끼도 아니고, 늑대도 아닌 고양이인지요?

가장 큰 이유는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이미지에 있어요. 또 고양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안에서 많이 존재하잖아요. 실제 고양이뿐 아니라 각종 문화에서라든지 말이에요. 그게 저는 정말 친숙했어요. 친숙함과 함께, 보다 더 여자들을 상징한다는 느낌이 있었고요. 그래서 고양이의 이미지를 쓰게 되었어요.

언니네트워크에 대한 소개, 그리고 앞으로의 작품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언니네트워크는 언니네라는 사이트를 기반으로 2004년에 만들어진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하는 단체에요. 성적 차별이 종식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올해 언니네트워크 영상팀이 생겨서 여성주의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 예정인데요, 올해도 하반기에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 있는데 아직 구체적이진 않습니다. 저는 여성주의 영상을 한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상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인권영화제 거리 상영에 대한 지지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제 13회 인권영화제가 올해도 작년에 이어서 뚝심 있게 거리 상영을 선택하였는데, 정말 지지합니다. 이렇게 좋은 영화제가 올해도 열림으로써 보석 같은 영화들이 관객과 만나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고, 늘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영화제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뚝심 있게 영화제 잘 치러내시고, 내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와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지지합니다!

인터뷰: 민지, 연주 /영상 편집: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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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4호] 해외작 소개 - 헤어 인디아 (Hair India)

Hair India (Marco Leopardi, Raffaele Brunetti/2008/이탈리아/다큐멘터리/75분)

  Sangeeta는 현대 인도의 커리어 우먼을 대표하는 부를 거

머쥔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길게 하기 위해 헤어 살롱에서 머리카락을 붙이게 된다. 같은 시간 이탈리아에서는 붙임용 머리카락을 만드는 공장이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한편, 인도의 벵갈 서쪽 지방에서는 한 빈민층 집안의 소녀가 고이 기른 머리카락을 사원에 바치려고 한다. 소녀가 바치는 머리카락은 어디로 가서 어디로 돌아가는 것일까? 헤어 인디아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상품화되는 머리카락을 소재로 지구화, 시장, 그리고 종교적 의식이 한 데 모여 상품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통하여 어떠한 것이든 상품화시키는 현 세계의 상황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조명하는 영화이다.

연주



터뷰 / Serena Podano (Hair India production co-ordinator)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화의 배경으로 인도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우리는 로마에서 ‘Great Length’사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머리카락 회사이다. 우리는 이 회사가 인도인의 머리카락을 서구의 고급 미용실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은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아랍권 국가들, 호주, 러시아, 그리고 심지어 인도에까지도 머리카락을 수출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모순을 통해 오늘날의 인도를 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계화의 시대에, 인도에는 현대성과 고대성이 공존하고 있다.

인도의 저소득층에게 머리카락은 어떤 의미인가? 그들이 머리카락을 모두 신전에 바칠 때의 종교적 의미는 무엇인가?

인도 신화에서 Vishnu신은 Padmavathi여신과의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들의 회계원인 Kubera에게 큰 빚을 지게 된다. Kubera는 자신이 제시한 이자가 너무 높다고 생각해서, 몇 세기에 걸쳐 자손들이 빚을 갚을 수 있게 해주었다. 몇 백년 동안 신자들은 돈이나 보석을 바쳤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유일한 것을 기꺼이 바쳤다. 매일 40000명의 순례자들이 정화의 의식으로 머리카락을 바친다. 아름다움은 인도인들에게 거의 신성한 가치이다. 그리고 긴 머리카락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머리카락을 바친다는 것은 큰 희생이고, 그들이 신에게 바치는 선물의 의미를 더 크게 만들어준다.

영화에서는 고소득층 여성과 저소득층 가족의 모습이 대비된다. 이 영화를 통해 제기하고자 했던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머리카락을 따라가 보면 현재 인도의 모순들을 관통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첨단기술의 발달과 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부를 만들어 내고, 옛 것과 새로운 것 사이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이 나라에서는 현대적 발전, 고대의 전통 그리고 깊은 영적인 면이 나란히 산다. 우리는 직접적으로 진술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평범한 이야기가 사람들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 이것이 우리의 영화 제작 방식이다. 언론이나 르포는 해답을 연구하고 제시하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다시 말해 이 영화가 사람들을 생각하도록 만들었다면, 우리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머리카락 자르는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순간에 영화 속 가족과 촬영 스태프들 모두에게 긴장감이 쌓여 있었다. 길고 피곤했던 여행, 아름다움을 잃는 것에 대한 엄마와 딸의 걱정, 사원 안 촬영 허가 문제 등.. 가족이 머리카락을 바친 직후, 이 모든 긴장이 사라졌고 우리 모두 평화로운 기분을 느꼈다.

인권영화제에 대한 지지의 말을 해준다면?

문화와 인권은 깊은 관련이 있다. 현재 영화 제작과 배급 분야가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의 영화제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는 작품들을 널리 퍼뜨릴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작성: 영은 / 번역 : 민지

 


 

고보면 더 잘보이는 영화 "머리카락을 둘러싼 종교와 모발산업의 거래"

 

 

  에 출연하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과 머리카락을 붙이는 사람이다. 이 둘이 움직이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은 종교에 충실한 사람이다. 인도 민중 대다수가 믿는 힌두교에서 신에게 두발을 바치는 것이 자신의 일부를 바치는 것과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뭔가 기원하고자 할 때 머리카락을 많이 자른다. 그 기원은 주로 돈과 연관되어 있다. 가난함은 사람을 더욱 종교적으로 만든다.


  한편 머리카락을 붙이는 사람은 아름다움에 충실한 사람이다. 머리 모양이 사람의 외모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리카락은 쉽게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긴 머리로 변화를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덧붙이고 싶어 한다. 이를 간파한 세계 모발산업에서는 진짜 머리카락을 덧붙이는 헤어 패션을 유행시켰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덧붙일 수 있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부유한 사람으로 제한되어 있다. 머리카락을 덧붙이는 것은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부유함은 사람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이 두 부류는 묘하게 이어져 있다. 진짜 머리카락 중 최상급으로 취급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도인의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은 출처는 힌두교 사원이다. 사원에서는 신자들이 자른 머리카락을 고스란히 모아 모발산업의 원자재로 만들다. 인도 정부에서는 힌두교 사원의 두발 거래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그 대신에 판매액의 2/3은 자선사업과 기부에 쓰도록 했다. 나머지 1/3은 사원의 개·보수 등으로 쓰인다. 이처럼 머리카락은 가난한 자들의 머리를 떠나 공장에서 가공되어 어느 미용실에서 부유한 자들의 머리에 덧붙임을 반복하며 종교와 모발산업에 봉사하고 있다.


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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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4호] 국내작 소개 -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김경만/2008/다큐/17분)

  2007년 대선, 두 친구가 대선방송을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눈다. 둘의 대화를 내레이션 삼아 과거 대선방송과 과거 정권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영화는 둘의 대화와 화면들 통해 어딘가 많이 닮아있는 과거와 현재의 한국 정치를 풍자한다.


사실, 우리들은 감기에 걸린 줄도 모르는 바보가 아닐까?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로 세번째 인권영화제를 찾는 김경만 감독을 만났습니다. <각하의 만수무강>, <골리앗의 구조>,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등의 영화를 통해 국가보안법, 철거민의 문제, 이주 노동자의 문제 등 이 사회의 정치, 사회적인 부조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통령 선거 있기 몇 달 전쯤 부탁을 했어요.(영화에서 등장하는 두 사람은 그와 같은 단체, 영화제작소 '청년'에서 함께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입니다) 선거를 하면 이명박 되는 것이 기정사실인 것 같은 당시의 분위기를 생각하다가 두 감독에게 개표방송을 보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선거란 게 되게 이상한 거잖아요. 선거전의 분위기라는게... 사회에서 흥분되고 들떠있고, 마치 대통령 하나만 뽑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 그걸 믿는 척 하는 분위기가, 결국 나중엔 속을 것이란 걸 알면서도 여태까지 그렇게 속아왔으면서 또 속는게 이상하단 생각도 들고. 그런데다 이명박이라는 정말 사기에 출중한 사람이 당선될 것이 뻔하다라는 이야기들을 하는게 이상한 현상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게 된 거죠.

제목을 정하시게 된 이유는?

일본 속담입니다. 만화책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더라구요. 제목이 이 계획의 제목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의미를 암호처럼 감추려는 건 아니였고요. 제목이라는 게, 다큐의 경우 내용설명을 위해 요약한 몇 단어인 경우가 많은데, 사실 영화제목은 그렇지 않아도 되잖아요. 제목의 뜻이나 의미나 분위기, 뉘앙스 이런 것들이 영화의 의미를 한정짓지 않고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지었을까라는 의문을 주고 영화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또 선거라는게 이렇게 되풀이되는 것과도 어울린다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선거라는 걸 제대로 하게 된 게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요. 원래 선거가 쇼이긴 하지만 그전의 선거는 더 쇼나 그냥 선거를 흉내내는 거였잖아요.

방송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두 친구의 모습이 극영화 같다는 느낌도 받았는데요. 두 사람의 대화와 관련해서 전혀 연출한 부분이 없는지,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다큐는 다 연출을 하는 거잖아요. 사실 극영화라고 봐도 무방하죠, 두 사람이 연기를 한거나 마찬가지니까. 대본을 준건 아니지만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보니 필요한 게 뭘까라고 생각한 이야기를 열심히 해주신 듯해요. 사실 원했던 건 더 쓸데없는 이야기로 가길 바랐는데, 감독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끌려 간 듯 하구요. 애초에는 영화의 구성이 모호했어요.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장면과의 두 사람의 쓸데없는 이야기들의 결합이 가능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고,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몰랐죠.

영화를 보면 과거와 겹쳐지는 현재의 모습이 또 영화를 찍고 꽤 시간이 지난 지금과도 다시 겹쳐지는 듯합니다. 현 정부를 바라보시는 감독님의 느낌은?

제가 미래를 예측, 예언을 한건 아니고요, 그럴 혜안이 있는 사람도 아니구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잖아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을 제대로 망쳐놓을 것이다.(웃음) 생각대로 아주 속도감 있게 밀고 가는 모습이 한편으론 이 사람의 추진력이란 게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했어요. 질리죠 사실... 이 사람이 흉내내려는 사람이 박정희라 더더군다나 그랬던 것 같고. 계속 몰아붙이는데... 아휴 정신없어요.

감독님의 영화는 풍자와 조소하는 느낌이 잘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 냉소라고 하던데(웃음). 풍자라는 게 제대로 되면 참 좋은 것 같아요. 원래 출발은, 한국에서 살면서 많이 보게 되는 게 말과 내용이 너무 다른거예요 .원래 말이란 게 내용과 상관이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어야 납득이 가잖아요. 근데 한국은 너무 대놓고 사기가 범람하니까 어떻게 이런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럴 수 있는 이유가 - 편집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 사람들이 정치인들의 말이란게 말을 하고 한참 후에 밝혀지게 되니까 잊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한 것 같다고 생각한거죠. 그렇다면 붙여서 보여주면 그 사기들이 드러나니까 사람들이 받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또 그런게 내가 느끼는 느낌이랑도 닿아있는 것 같고... 만드는 사람들의 의도라는게 내 느낌을 알아달라는 거잖아요. 근데 또 그게 내 느낌만은 아닌 것 같고...그렇게 붙여 놓으니까 웃기게 되는거예요. 눈앞에서 대놓고 사기를 치는게 기분이 나쁜 일이기도 하고.

감독님은 영화를 운동으로서 생각하시나요? 영화가 운동으로서 가질 수 있는 힘은 어디까지 일까요? 또, 대한뉴스와 같은 기록 영상들을 매 작품마다 활용하시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운동으로서 생각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어떤 효과를 주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지만요. 내 느낌을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심보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운동은 아닌 것 같아요. 운동이라면 오히려 많은 숫자의 액티비즘 다큐가 스스로를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운동이라기보다는 그냥 만들고 싶은걸 만든거죠. 하도 답답하다 보니까. 영화가 가지는 힘은, 많이 생각을 해본 것 같아요. 옛날 필름에 관심을 가진 이유 중 하나도 사람이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예를 들면 이명박을 지지하게 되는 사람들의 행동의 이면에는 그에 대한 어떤 인식이란게 있잖아요? 세계란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그런거라는...제가 볼 때 이명박이라는 분명한 사기꾼을 지지하게 되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는 원인이 바로 이 인식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의 실체를 전혀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인 거라는 거죠. 결국 이 인식이란 건 사람이 얻게 되는 정보가 원인인 거잖아요. 제대로 된 정보만 있으면 바른 인식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 동안은 정부에 의한 정보의 통제와 왜곡이 심했죠. 그런 수단들의 하나가 영화였던 거구요. 옛날 필름이란 게 다 국가가 만드는 거였잖아요. 당시 거의 유일한 정보인 것들이 대한 뉴스 같은 필름이었던 거죠. 그런 것들이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그런걸 보면서 영화란 게 영화를 사람들에게 실제처럼 인식시키는 힘이 있구나 생각했고 그 힘에 관심이 간거죠.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선택하게 되신 이유는 있으신가요? 인디다큐 페스티벌의 프로그래머이시기도 했었는데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다큐멘터리란 무엇일까요?

특별한 이유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법들을 찾다보니 그 선택한 방법들이 사람들에게 다큐로 분류된 것인 것 같아요. 자기 나름의 기준이라 생각하는데요. 제 생각은 인디다큐에서 틀었으면 하는 작품들은 방송다큐와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방송다큐는 정보전달이라는 확실한 목적이 있다면, 인디다큐는 자기생각에 대한 고민이 보여야 하고 그 고민을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인 담겨있는 것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영화 제작소 '청년' 이란 곳에 소속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청년'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90,91년쯤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란 운동권영화를 제작하고 상영하기 위해 모인 것이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당시엔 상영금지가 되어 도망다니고 몰래 상영하고 그랬죠. 필름으로 영화를 찍던 시절이고 영화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때라 서로 모여서 함께 작업하기 위해 모이게 되었죠. 경제적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스탭으로 참가하기도 하고. 비디오가 일반화 되고는 조금 달라졌어요. 주로 독립적으로 작업들을 하죠. 많은 감독들이 거쳐갔어요. 현재는 5명의 회원이 활동중이구요. 이전에는 극영화 위주였지만 지금은 다큐를 하는 사람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획하고 있는 차기작이 있으신가요?

장편이구요.(웃음) 이 영화 역시 이상한 풍경의 나열일 것 같아요. 4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벌어지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미국에 대한 인식이랄까. 미국대통령의 한국방문 한국대통령의 미국방문 등... 이 영화도 기록영상위주가 될 것 같지만, 아직 확실한건 아니에요.

인권영화제 거리상영에 대한 지지 메세지 부탁합니다.

인권영화제가 거리에서 상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인권영화제답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해요. 남들은 이제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자기가 원래 원하던 기준을 다 버리는데, 인권영화제 만이라도 그런 기준같은 것들을 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터뷰: 화신, 성기, 호야 /영상 촬영 및 편집: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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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4호] 국내작 소개 - 레즈비언 정치 도전기

즈비언 정치 도전기 (홍지유,한영희/2009/다큐/117분)

 

  '한국 최초의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후보 최현숙입니다' 지난 18대 총선, 파격적인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한나라당의 텃밭인 종로구 국회의원에 도전한 성소수자가 있다. 영화는 성 소수자 후보 최현숙과, 그녀와 함께하는 선거운동본부 사람들의 20여일 동안의 선거과정을 담아낸다.

화신

 

 '진보정치를 꿈꾸는 레즈비언'을 지지합니다!

  성적소수환경 문화단체인 ‘연분홍치마’가 <마마상>,<3×FTM>에 이은 세 번째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를 관객에게 선보였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신촌 아트레온 근처의 한 카페에서 홍지유, 한영희 감독을 만나보았습니다.

최현숙씨의 선거과정을 다큐로 찍으시게 된 동기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홍지유(이하 홍): 저희는 연분홍치마의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하는 활동가입니다. 성소수자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오다가 2007년 5월에 최현숙씨가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를 접했어요. 계속 연대활동을 해오던 분이기도 했기에 그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머릿속에 그림이 상상이 되더라고요. 한국 최초라는 말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지금까지의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사회와 소통하고 부딪혔던 그 어떤 기회보다도 최현숙씨의 출마가 훨씬 더 파괴력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선거가 어떻게 한국사회에서 자리하고 어떤 성과를 남기느냐가 저에게도 연분홍치마에게도 그리고 성소수자 인권운동에도 굉장한 전환점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고, 다큐멘터리 이전에 선거를 같이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죠. 그런 이후에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이 선거를 함께 뛰는, 지지하는 시선으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록촬영을 제안받은 거죠. 최현숙씨뿐 아니라 선거를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 작업에 대해서 적극적인 동참을 해주었고, 그래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감독과 선본원 활동을 함께 하면서 감독과 선본원 활동의 무게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한영희(이하 한): 어느 쪽에 무게를 뒀었는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 다큐를 찍겠다는 것이 활동가라는 위치에서의 결심이었고 그 결심은 선거를 먼저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다큐멘터리스트가 가져야 할 고민들은 당연히 가져갔던 것이지만, 성소수자 활동을 하는 위치라는 게 분명했었어요. 그 위치에서 외부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가 선본 내에서와 다큐과정에서도 고민했었던 부분이었고요. 물론 두 가지 정체성들이 부딪히거나 충돌하는 과정이 당연히 있었죠. 그렇지만 점점 더 카메라를 두고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경계가 무너졌어요. 끊임없이 카메라에 비춰지는 사람과 대화를 한다거나 개입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형태로 드러났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 스스로 오히려 그런 측면들을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홍: 조금 재밌게 얘기하면 되게 고민됐다, 갈등됐다라고 얘기했던 에피소드가 있는데요(웃음). 최현숙씨가 후보사진을 위해서 두꺼운 화장을 한 날이 있었어요. 집에서 화장을 지워야하는데, 화장을 해주신 분이 오일로 지우라고 했거든요. 근데 최현숙씨가 집에 와서 물로 먼저 씻고 물 묻은 얼굴에 식용유를 발라서 지우시더라고요(웃음). 너무 답답해서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하다가 그냥 찍었던 적이 있었어요. 또 출마선언 당일 아침에 화장하고 머리 만져주던 장면이 있어요. 다른 감독이었다면 서툴게 화장을 하고 화장을 하는 최현숙씨를 더 담았을 텐데 그걸 못 참고 저희가 뛰어들어 머리를 해주고 화장을 해주는 장면이 저희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줬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계속 갈등이 있었던 거고. 그 긴장감이나 갈등 같은 부분들은 계속 있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대중에게 기대했던 파급효과는 무엇이었나요?

한: 선거기간 동안 선본원들끼리 농담처럼 왜 테러가 일어나지 않는지 궁금해 했었어요. 우리는 호모포비아적 테러이든, 열렬한 지지이든 간에 어떤 피드백을 원했던 것 같아요. 레즈비언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반응을 가져온다면, 선거 이후 운동이나 진보에 대한 실천의 기준, 혹은 출발이 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했죠. 다큐를 만들면서 기대했던 것은 선거과정의 고민과 조금 다른 측면이 있어요. 영화에서는 최현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성’을 부각하고 싶었죠.

홍: 최현숙은 ‘진보정치를 꿈꾸는 레즈비언’이에요. 성소수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성소수자에게는 불편한 상황인데, 최현숙씨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선택했고, 자신의 삶을 투쟁하는 삶으로 만들어 왔어요. 최현숙을 지지하는 집단도 그러한 점을 지지했던 것이고, 진보정치를 구체적 개인의 삶 속에서 말하고 싶었을 거예요. 이점을 사회와 소통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한국사회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고, 그 이유가 바로 우리가 영화에서 중요하게 말해야 할 부분이었던 거예요. 성소수자를 대하는 한국사회는 논쟁적이지 않고, 솔직하지 않은 것이죠. 이것을 어떻게 전달했을 때 다큐멘터리가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었어요. 좌절스러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한: 성소수자들의 현실이 선거라는 틀 안에서 잘 전달되길 바랐었어요. 또 이 선본의 활동을 지지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던거죠.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잊혀질 수 있었던 사건을 재현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를 되돌아보길 바랐습니다.

첫 상영 이후 관객 반응은 어땠나요? 예상한 반응이었나요?

홍: 저희가 코믹물을 만들었나 싶었어요.(웃음) 여성영화제에서 첫 상영할 때 그렇게 뜨거운 반응이 나오리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어요. 많이 웃어주시고, 또 많이 울었다고도 하시더라고요. 성소수자의 삶을 이야기하는 꽤 무거운 이야기에 관객들이 함께 웃고 몰입했다는 것이 참 감사해요. 어떤 분이 영화를 보고 ‘나는 레즈비언이다. 이 영화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셨다고 해요. 특히 성소수자들이 많은 힘을 얻었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큰 의미가 있어요.

실제 선거에서 사람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했지만, 다른 면으로 선본 내부에서 얻은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한: 드랙쇼 장면에서처럼 같이 춤추고 노래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모습, 그런 해방감을 본 적이 없었어요. ‘기호6번 최현숙입니다’라는 말은 사실 너무나 식상한 말인데,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자신들의 모습, 표정, 몸짓으로 그 말에 담긴 열의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또 성소수자인권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서로를 잘 알아가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사회와 부딪힐 때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를 더 잘 알게 되었어요. 다른 이들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점도 저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죠.

홍: 선거 결과가 물론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치였어요. 종로구에서 얻은 1138표에 전국 지역구를 곱하는 단순 계산을 해 보면, 정치의 영역에 처음으로 성소수자가 뛰어들었던 결과로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성소수자 운동이 정당정치와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이 선거를 통해 정당정치와 연대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 선본을 지지해주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당정치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편견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요.

촬영 후에 생각하는 ‘레즈비언의 정치’란 무엇인가요?

홍: 저희가 지지할 수 있는 레즈비언의 정치가 무엇인지 말씀드릴게요. 레즈비언이라는 위치를 스스로 자신의 삶의 문제로 설정하고, 실천하고 싸우는 것. 소수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하는 정치 중의 하나가 레즈비언의 정치가 아닐까요. 성이라는 문제가 정치의 문제로 이야기 될 때도 성과 관련되어 차별받는 사람들, 이슈들을 나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남성중심주의, 가부장적 문화는 모든 사람과 관련되는 것이고, 문화, 사회 등 모든 삶의 문제와 결부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레즈비언 정치가 말하지 못할 주제는 없고, 모든 영역에서 레즈비언 정치가 말해지고 실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능교육 노조와 연대하는 장면이 바로 레즈비언 정치가 실천해야 할 현장인 것이죠.

군소정당 후보로서의 고충이 있었다면?

한: 다음 검색어 1위를 하기도 했었지만, 그게 끝이었어요. 한국사회의 이 무관심은, 결국 군소정당 후보는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이거든요. 언론 보도도 선정적 보도에 그쳤구요. 영화 중에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는데 기자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장면이 있어요. 이것이 바로 성소수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시선이에요. 안타깝죠.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선거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던 사실이기도 해요.

연분홍치마가 다큐멘터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분홍치마의 차기작을 소개해주세요.

한: ‘연분홍치마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단체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저 여성주의문화운동을 하는 단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2003년 기지촌에서 활동하면서 만났던 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들을 가능한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마상>을 만들었어요. 또 그 마음가짐으로 <3×FTM>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최현숙씨와 함께 활동을 했었어요. 활동을 해가면서, 이 현실을 알리는 데 있어서 좀 더 대중적인 파급력을 불러올 수 있는 소중한 도구이자 방법으로서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어왔어요. 무엇보다도 성소수자들이 자기 발언을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라는 매체를 고민하고 미디어를 고민하게 된 것이죠.
차기작은 <종로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게이 커밍아웃 프로젝트이구요, 지금 제작중입니다.  

인권영화제 거리상영에 대한 지지 메세지 부탁합니다.

한: 거리상영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현재 심의제도에 대한 부분들을 알리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의 폭을 더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영화제 앞으로 더 열심히 발전하는 모습 옆에서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홍: 준비하시는 분들의 투쟁을 계속 지지해왔구요. 투쟁하는 인권영화제에서 저희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를 초대해주셔서 너무 영광이고, 앞으로 함께 같이 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영화제, 투쟁!

인터뷰: 민지, 화신, 호야  /영상 촬영 및 편집: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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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상황속보]경찰은 인권영화제에 대한 침탈을 중지하고 광장에서 철수하라 !

경찰은 광장에서 철수하라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인권영화제 방해를 중단하라

 

 

 

1. 인권영화제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정당하게 청계광장 사용승인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6월 3일 갑자기 공단으로부터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6월 4일 오후 8시 경 공단이 주변 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다시 사용 승인 공문을 보내옴으로써 현재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을 사용하는 데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2. 이에 따라 인권영화제는 예정대로 오늘 아침 6시 경부터 청계광장에서 무대설치를 진행하는 등 영화제 준비를 진행하였으나, 곧바로 청계광장에 경찰 차벽이 6대 설치되었고, 6시 25분 경 경찰 병력이 무대 설치를 막았습니다. 인권영화제측은 어제 팩스 수신한 공단의 사용 승인 알림 문서를 경찰에게 제시하였음에도 경찰은 봉쇄를 풀지 않았고, 이후 경찰 병력이 200여명으로 더욱 증원되어 인권영화제 측의 무대 설치를 계속해서 봉쇄하였고

 

 

 

  현재 오전 9시경, 경찰 병력은 철수 하였으나, 소라탑 뒤편에 경찰버스 3대 포함 버스 10대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3. 영화제측은 예정된 12시에 행사를 시작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하나,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행사시작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음을 관객분들께 알려드리며,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4. 인권영화제는 막중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2조에 따르면 경찰은 직권을 남용해서는 안되며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자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경찰의 이러한 초법적인 업무방해에 엄중히 항의하는 바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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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에서 '그대로' 진행됩니다!

녕하세요,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영화제 입니다.
먼저, 제13회 인권영화제의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3회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개최 관련 경과 상황]


2009년 1월 23일    서울시에 청계광장 사용 신청

2009년 2월 17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 시설사용 허가> 결정

2009년 2월 26일    서울시 공유재산 사용비 1,276,380원 납입

2009년 6월 1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 결정

2009년 6월 3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 

                                 공문 우편으로 인권운동사랑방 사무실에 도착

2009년 6월 4일   시설관리공단이 제 13회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것을 허가함,

 

 

  오늘(6월4일) 저녁, 시설관리공단과 만나서 제 13회 인권영화제가 청계광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쟁취했습니다.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은 4일 저녁, 팩스를 보내 "청계천 인권영화제에 대하여 주변 여건 변화 등으로 행사진행을 승인" 한다는 내용을 보냈습니다. 이에, 인권영화제와 인권운동사랑방은 기존 계획 대로 인권영화제를 개최할 것입니다.

  마음써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일, 탁 트인 청계광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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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3호] 해외작 소개 - Another planet

Another Planet 

(Ferenc Moldovanyi / 헝가리, 핀란드, 벨기에 / 2008 / 96분)

영화   멕시코, 에콰도르, 콩고,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동노동과 아동성매매의 문제 등 오늘날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우리 행성 이면의 끔찍한 현실을 아이의 눈으로 본 일곱 개의 이야기를 통해 다루고 있다. 영화는 충격적 이미지들을 통해 지구 곳곳에서 자행되는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 존재와 발전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 조명을 비추고 있다.


- 연주

 

알고보면 더 잘보이는 영화 , 'ANOTHER PLANET'

 

영화 ANOTHER PLANET  영화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세 대륙의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세계노동기구(ILO)의 추산에 의하면 전 세계 5세 이상 14세 이하의 어린이 중 2억명 이상이 가난 때문에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노동에 동원되는 지역이다. 또한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에 동원되는 어린이의 비율이 2004년 기준으로 약 26%에 달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처럼, 세계 각지에서 아이들은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구두를 닦는 일, 쓰레기를 뒤지는 일, 공장일, 품팔이, 성매매 등에 종사하고 있으며, 각종 분쟁 지역에서 소년병으로 동원되기도 한다. 노예의 형태로 고용되어 있거나, 빚의 대가로 담보가 되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이 어린이들이 하는 일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노동강도도 세며, 일을 하면서 신체적, 정신적,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게다가 가족들은 이들의 노동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중남미 일부 지역의 경우, 어린이들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가구수입의 1/3에 달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어린이들이 노동에 내몰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빈곤이다. 이 아이들의 생활환경은 매우 열악하며, 어른들에 의해 노동을 착취당하면서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속 어린이들처럼 침묵과 무관심, 냉담함의 벽에 둘러싸인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운명으로 여기고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전 세계는 이 어린이들이 사는 곳을 ‘다른 행성’으로 치부하며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묵인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보자. 이 아이들은 분명 우리와 같은 행성에 살고 있다.


- 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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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3호] 국내작 소개 - 작은 새의 날개 짓

작은 새의 날개 짓  (김수미/2008/다큐/14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자립을 한다. 자립은 부모로부터 독립함과 동시에 ‘나’라는 사람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감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 자립은 장애인들에게는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닌 듯 싶다. 자전적 다큐인 '작은 새의 날개 짓'을 통해 감독은 자립을 해야만 하는 이유와, 현재 중증 장애인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에 대해 담담하게 보여준다.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 앵글속의 그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둘씩 알아간다. 그리고 감동받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날아가려 하는, 그들의 작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날개 짓에...

-연아

 


 

 

감독인터뷰 (김수미 감독)

 

영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말하고 있는 자립은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많은 비장애인들이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거나 혼자 살면서 자립을 합니다. 하지만 유독 장애인에게만 자립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장애인들도 몸이 좀 불편하다 뿐이지, 생각은 비장애인들과 다를 것이 없거든요. 비장애인들의 자립이 당연하듯이 저희의 자립 또한 그런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에 자립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 이라든지 주변의 시선은 어땠나요?

어떻게 저렇게 몸이 불편한 세 사람만 같이 살 수 있나 하며 많이들 의아해 하곤 했어요. 부모님도 처음에 많이 놀라셨어요. 30년동안 함께 살던 애가 혼자 살겠다며 멀리 떠나니 서운해 하시면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죠. 하지만 일단 제 결정을 존중해 주셨고, 힘들면 언제나 돌아오라며 격려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 수십 번씩 집에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요. 여기서 포기해 버리면 앞으로는 아무것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을 것 같아 계속 참고 견뎠어요.

함께 사는 친구들하고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민들레 야학에서 함께 만났어요. 원래 야학에 있던 친구 한 명과 저보다 2달뒤에 한 친구가 왔는데 시설에서 10년 살다가 나온 애였어요. 이렇게 2명의 친구 그리고 저까지 해서 3명이 함께 살게 됐어요. 특히 시설에 오랫동안 있었던 친구가 자립생활하면서 많이 행복해 해요. 시설에서는 장애인들이 개, 돼지 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사람답게 살지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나와서 자립을 해서 살면서 사람이 되는 기분을 느껴서 너무 행복하다고 이야기해요.

친구들이 영화 찍는다고 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점점 연기들도 잘하고 많이 도와줘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영화에서 보면 활동보조 시간(나라에서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인이 필요한 시간을 할당해 주어서 그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보통 어느 정도 받게 되죠?

한 달에 50시간 받는 분도 있는데, 하루에 1시간 반 밖에 안 되는 시간이에요. 이 짧은 시간동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쌀 씻고 밥을 해놓는 정도에요. 만약 비장애인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하루에 1시간 반만 활동보조인이 와서 도와준다고 생각해보세요. 화장실도 못 갈 것이고, 아무것도 못 먹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기저귀를 차고 있는 분이라면 일을 본 다음에도 하루 종일 활동보조인이 올 때까지 기저귀도 못가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제도가 충분히 정착이 안 된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그럼 이런 활동보조시간은 어떻게 책정되는 건가요?

2007년도에 시범시간이 끝나고 5월쯤 보건소 직원들이 와서 설문조사를 했어요. 설문지도 굉장히 애매하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눈으로 직접 보면 아무것도 혼자서는 하기 힘든 중증장애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에 나온 제 친구는 0시간 나왔어요.저는 20시간 나왔고요. 0시간 나온 장애인들이 인천에 몇 명 있었는데 모두가 중증장애인이에요. 아무것도 혼자서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0시간 나왔는지 저희로서는 정말 이해가 안가요. 저희들끼리 0시간 나온 친구들에게 “너희는 비장애인이냐?”며 우스갯소리도 하곤 해요.

활동보조 시간의 부족 말고도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많은 점이 불편할 것 같아요. 조금 얘기해 주실 수 있을 까요?

사실 장애인들은 하루 종일 방안에 갇혀있어요. 학교에서 잘 받아주지도 않아서 공부도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 안으로 들어가기가 더욱 힘들어졌어요. 공부를 제대로 못한 사람이 어떻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많은 장애인들이 일을 하지 못하고 한달에 50만원도 안 되는 돈(소급비)을 받아요. 한 달에 50만원 가지고 살수는 없죠. 주거의 경우만 생각하더라도 장애인용 편의시설을 갖춘 집에 살아야 하는데, 그 주거비 월세만 하더라도 40~50만원이에요. 결국 방값만 내고 굶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그래서 여러 중증장애인들끼리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요. 저 또한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요즘 복지부 앞에서 지역사회주거대책에 대해 투쟁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문제 때문에 투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나라에서 인천에 새로운 시설을 하나 지으려고 해요. 그것 때문에 투쟁을 하고 있어요. 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가요. 나라에서 시설 쪽으로만 지원할 게 아니라 차라리 그 돈으로 아파트를 매입해서 각 아파트 한 채당 2~3명씩 장애인들이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저희한테 훨씬 좋은 대안이에요. 그리고 시설을 만들면 나라에서 돈을 계속 그 시설에 지원해 주는데, 그 매달 나가는 지원비를 아파트 안에 사는 장애인들한테 주면, 우리들도 얼마든지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 갈 수 있어요.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시설에만 공을 들이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해 내는데 정부에 그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왜 이런 생각을 못하는지...... “장애인들은 사회 안에서 살지마라.” 이런 뜻인 건지...... 왜 많은 돈을 들여서 오히려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촬영 중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은데 소개 좀 해주세요.

너무 많은데, 아쉬웠던 점을 하나 말하고 싶어요. 원래 영화뒤쪽에 사진을 스냅으로 연결시키려고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야학의 모습, 특히 야학 친구들을 인터뷰하는 모습들을 담고 싶었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갈 때마다 비가 오거나 행사가 생겨서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어요. 영화제 출품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할 수 없이 사진으로 대충해버렸지 뭐에요.

이번 영화가 첫 작품이잖아요. 앞으로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혹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요?

아직 진행 중인건 없지만, 이쪽에 관심이 많아요. 영화를 만드는 일이 신기한 것도 많고 무척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영화를 조금씩 해볼 생각이에요. 사실 감독님이라는 호칭도 굉장히 어색해요.

감독님이 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애인들이 자립생활하기위해 부딪칠 일들이 너무 많은데, 그 분들이 포기하지 않게 조금만 더 옆에서 살펴주시고 힘이 될 수 있게 같이 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나라 제도도 빨리 제대로 정착이 되어야 하구요. 오히려 지금 정권이 들어서면서 장애인인권이 후퇴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앞으로 나아가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죠.

인권영화제 거리상영에 대한 지지의 메시지

인권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신데, 저도 꼭 참석 할테니 많은 분들 모이셔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권 없는 사회가 되지 않게 많이 힘써주시기 바래요. 아자!



인터뷰: 연아, 성진, 호야 /영상 촬영 및 편집: 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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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울림 3호] 인권영화제에 보내는 지지메시지

인권영화제도 거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

 

올해 인권영화제를 청계광장에서 한다는 말을 들으며 걱정보다는 설레임이 앞섭니다. 작년 인권영화제에서 만났던 영화 ‘파벨라 라이징’이 저에게 선사했던 신선한 감동은, 거리의 공기를 타고 전해졌기에 더 오래 남아있거든요. 아무렴, 영화는 거리에서 봐야 제 맛이죠! 저는 광장이 살아있고 거리가 춤추는 나라가 부러웠습니다. 인권영화제 거리 상영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게 하고 광장의 문화를 만들어가게 할 것입니다. 어쩌면 MB 정권에서 인권영화제가 거리를 선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틈새의 자유에 만족하지 않고 거리 상영을 선택하는 인권영화제도 거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인권이 존엄의 문제에서 생존의 문제로 절박해지는 요즘입니다. 존엄을 위해서 영화를 봐왔던 제가 살면서 만났던 가장 아름다운 작품들은 생존을 다루는 인권영화제의 영화들이었습니다.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올해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영화들로 거리의 밤하늘을 수놓아주길 바랍니다.



-멀뚜기(인권영화제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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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13회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사용 불허통보!

어제 천둥, 번개와 비가 엄청나게 내렸습니다. 세상이 말도 안 되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날씨도 갑자기 변했나 봅니다.

오늘(6월3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우편이 왔습니다. 사랑방 활동가들은 영화제를 준비하는 도중에 편지를 받았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뜯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이었습니다.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제13회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청계광장이 최근, 시민단체들의 집회장소 활용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설보호의 필요성을 느껴 인권영화제의 청계광장 상영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은 이러한 부당한 불허통보에 대응하는 기자회견을 내일(6월4일)10시 30분, 청계광장 앞에서 합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하실 수 있는 분들은 함께 참가하셔서 인권영화제의 불허결정을 규탄해 주십시오.

 

 

또한, 13회 인권영화제가 잡혀있는 6월 5, 6, 7일에 인권영화제는 개막을 할 것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추후공지를 할 테니 제13회 인권영화제에 많은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시설관리공단의 문건을 첨부합니다.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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