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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을 보다....[한국유학사상사]를 읽고

  • 등록일
    2005/03/06 06:29
  • 수정일
    2005/03/06 06:29

 

한때

심심할때마다

이 책 저 책 마구 읽었던 적이 있었다.

 

남이 뭐라든

맑스도 읽고 푸코도 읽고 데리다, 네그리, 그람시....

퇴계, 율곡, 남명, 기대승도 읽고.......

추리소설, 무협지, 만화도 읽고.......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 임꺽정, 장길산도 읽고...... 

 

이렇게 읽고도

뭐하나 아는 것 없어

묵묵히 술만 마실때도 있었다.

 

뭐 그렇다고 지금 많이 아는 것도 아니지만

어느 순간

이런식의 책읽기에 질려갈 때쯤

손에 잡힌 것이 이 책이었다.

그땐 이것보다도 약간 두깨가 앒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증보판이라 좀 더 내용이 채워진 것 같다.

 

윤사순 교수가 쓴 [한국유학사상론].........!!

 

실제로

우리가 주리론이니 주기론이니 심성론이니

뭐 이런 것들을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도 못할뿐만 아니라

한창 영어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던 시기에

뒤늦게 한자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이해하기 힘든 이런 책을 붙들고

며칠을 끙끙 앓다보면

잡생각 사라지게 하고 잠 많이 자게 만들어 주는데는 딱이다....헤헤헤

 

뭐 읽다보면

무슨 수가 생긴다고

며칠동안 읽고 또 읽다보니

그럭저럭

뭔 말인지는 아는 정도가 되었고

그런 초보적인 지식으로 그 후에

여러 지역의 한옥이니 문화재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많은 도움도 되었던 것 같다.

그러기를 몇년...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읽게 되었다.

 

순전히 심심해서

책장에 꽂혀 있은지 몇년되는 책을 끄집어 내어

술먹은 정신에 쳐다보고 있자니

술기운인듯 예전보다는 읽는 것이 한결 편해지고

읽는 속도도 그럭 저럭 소설책 읽는 정도는 되는 듯하니

그 사이 나도 모르게 옛 것에 대한 이해가

제법 도통한 듯하여 히죽거리며 웃었다.

 

뭐 !! 어떠랴

지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내가 아는 만큼의 이해정도에서

나 정도면 도통했다 말한들.....남이 알리도 없고 말이다.

 

솔직히

여전히 한문에는 잼병인 수준이고

현실에 대한 이해도 그냥 그런 정도인데

이렇게 제법 알아듣고 이해하는 정도가 나아진 것은

아마도 역사, 혹은 세상에 대해서 바라보는 몇가지 원칙들이

바뀌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맑스가 준 절대적인 영향때문인지

혹은 내 주변의 친한 사람들이 워낙 강성(?)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몇 년째 특별한 변화등을 겪지 못해 답답한 상황들에

억눌려서 그런지

역사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뀐 것같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떨치려했던

어떤 조건이나 과정에 대한 집착과 법칙화 혹은 결정론적 시각을

최근들어 거의 하지 않게 된 탓이 많은 듯 하다는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한나 아렌트라는 사람이 이야기한 것중에

역사를 역사적 사실들의 재발견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 사건의 발생과 진행 과정 즉 역사법칙에 의한 과정으로만 인식하다보니

전반적으로 현실에서 괴리된

그야말로 역사적 법칙과 과정을 위한 역사만이 남은 것

이런 결정론적 시각이 확대되어 폭력과 전체주의와 같은 극한의 상황이 나타난 다는 지적.

이런 무정치적 상황의 연속이 현대사회라는 것......!!

 

뭐 솔직히 전적으로 한나 아렌트에게 동의하진 않지만

이런 사실에 대한 접근 시각과 방식은

어느정도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

다만 적절히 표현하지 못했을 뿐.........!

 

노동자들의 책무니

원시공산제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까지를

그리고 다양한 반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들속에서

최근 나 스스로도

그런 결정적인 어떤 조건과 과정의 국면, 책무등

이런 것들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제대로된 고민들의 정리가 없어서

어떤 식으로의 결정을 유보한 채 이런 저런 고민들많이 진행하고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이런 생각에서 읽게된 한국유학사상론이라는 책은

오랫만에 다시 만난 잼나는 친구였다.

 

그덕에 연달아서 몇 권의 책을 더 읽었다.

 

조광조와 사도세자와 영정조 시대 사상들, 율곡학파 등......!!

 

아 무엇 보다도 격몽요결을 다시 읽은 것은 진짜로 행복했는데....?

헤헤헤

 

다음에 시간되면 이런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것들을 적어볼 생각이다....아 ! 물론 기대하진 마시길.....!!

 

강건하시길....다들.......밖이 좀 추워졌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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