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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이란 무엇일까..??

  • 등록일
    2009/04/30 13:39
  • 수정일
    2009/04/30 13:39

아침부터 술을 한잔했다.

자주 먹는 술이지만 가끔은 피하고 싶을때도 있는데

그 날이 오늘이다....

 

음식물쓰레기 치우는 일이라는 것이

누구나 생각하듯 거의 생(?)노가다  막일(?)이다보니

특별히 머리쓰는 일 없이 몸만 잘 굴리면 되는 것 같아도

실은 몇가지 규칙(?)아닌 규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속도 혹은 리듬이다

우리는 기본 일하는 단위가 세명... 운전원 1명과 나같은 수거원 2명이 기본인데

골목길 코스라는 것도 차를 중심으로 양 옆 골목들을 수거원들이 수거해와서

차에 실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차와 양 옆의 속도가 맞아야 일하기 편하다.

 

차가 가고 운전원이 내려서 자기 코스를 처리하는 동안

수거원들은 낑낑대며 양 옆의 골목들을 재빨리 수거해서 차에 싣고

다시 자기코스로 흩어지는....이런 일의 반복을 밤새하는 거다.

 

이러니 양옆의 수거원과 운전원의 속도가 일정정도 맞아야 하는데

오늘은 일하는 내내 그 속도가 맞지 않아서 운전원이 무척 힘들어 했다는 것.,.

그래서 술자리가 만들어졌다.....

 

5톤차가 골목길을 이리저리 비집고 다니다 보니

운전원은 운전원대로 스트레스가 쌓이고...(운전원은 거의 주차와의 전쟁이다..)

수거원은 각 집의 대문마다 있는 그 작은 음식물쓰레기통과의 싸움이랄까..?.....ㅎㅎ

뭐 여하튼 수거원들은 수거원들만의 스트레스가 있는 법이라서

언제나 술자리에서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이런저런 불만들이 터져나와서 시끄러워진다는 것....

그래서 가급적 일과 관련된 아침 술자리는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여하튼 어제 밤은 무엇인가 상당한 엇박자의 일들이 일어났다.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형이

음식물쓰레기통의 위치와 수거 코스를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유도 있고

(버리지 않을 곳에서 버리려고 한참을 기다린 모양...

그래서 차가 좁은 골목길을 후진으로 한참을 내려가서 받아준 모양...운전원이 노발대발..

그 덕분에 나는 오지 않는 차때문에

그 형의 코스와 운전원의 코스까지 거의 삼중으로 일을 했다...)

 

앞 골목에서 나올 쓰레기의 양을

그날 그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일해야 함에도 생각없이 일했다는 이유

( 한참을 애먹이고 이동한 다른 지역에서 아마도 형이 양이 너무 적다고

버리지 않고 다음 코스로 들어가셔서 수거통이 가득차는 바람에

골목을 나오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었던 모양.....^^;;

물론 그 덕에 운전원이 다시 그 형을 찾으러 가고

덕분에 나는 다시 우리 세명의 모든 코스를 근 30분가량

혼자 치우는 말도 안되는 일이 생겼다는....크크....^^;;)

 

뭐 여하튼

일끝나고 점검회의 할때 말들이 많았다.

나야 워낙 그런 식(??)의 일들이 한두번도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운전원은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작심하고 문제제기를 했더랬다.

뭐 여하튼 그 형의 사과와 일에 대한 숙지..?...재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는데

문제는 그 재교육 담당이 나라는 거다.

(.....그 형이 입사했을 때 교육 담당이 나였던 모양....그 책임으로 내가 가르치라는 결정

...뭐 항상 그렇지....크크)

에구구...다음주 낮에 2-3일동안 그 형을 데리고

또 다시 낮에 수거코스들을 돌아봐야 한다는 사실이 약간 짜증이 나기도 하고

밤새 오바해서 일한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 술한잔은 그야말로 으악인데...여하튼 그 형과 그 운전원과 술한잔을 했다는 거다.

 

술한잔 하면서

주된 이야기는

" 형...제발 리듬좀 타며 일하죠 우리...?..."   뭐 이런 거다.....ㅎㅎ

 

리듬.....^^;;

 

몇주전부터 시작한 학습...그 학습 내내 이야기되었던 리듬이라는 게

이런 자리에서도 언급된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며칠전부터 [리듬]에 대해서 공부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조금 더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여하튼 술덜깬 지금

[리듬]이라는 것이 정리되진 않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우선 [리듬]은 속도의 문제는 아닌듯하다.

그 형이 어제밤에 일종의 빵구(?)를 낸 것은

단순이 그 형이 일의 속도가 늦었다기 보다는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아직도 몸에 배지 않은 탓이리라...는 거다.

그 형이 자꾸 내가 속도가 느려서....라고 변명(?)을 하시지만

아마도 그건 속도의 문제가 아닌 몸이 아직도 익숙해하지 않은 탓인 듯 싶다는 거다.

 

즉, 리듬이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의 속도가 맞는 것이 아닌

일의 익숙함....몸이 반응하는 어떤 교감의 비슷함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 학습을 같이하고 있는 종민샘과 도 그런 이야기를 한듯하다.

능력과 속도가 다르지만 리듬은 맞출 수 있다는.....

 

리듬이란 어쩌면

우리가 일을 구성할때 작거나 혹은 미약, 능력 부족과 상관없이 스스로도 같이 구성하는 것.

우리에게 잠시 정리의 시간이 필요할때 같이 정리하는 것

우리가 실행할때 양과 질 혹은 능력과 상관없이 같이 실행하는 것...

일 혹은 공동체로 보면

이런 어떤 사건의 국면(?)들을 함께하는 것이라는 이야길 했더랬다.

 

아직까지

[리듬], [맬로디], [하모니]...뭐 이런 음악적인 요소들이

우리들의 일 혹은 삶에 어떤 작용들을 하는지

구체적인 공부들을 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전이 [리듬]은 중요해 보이고또 공부해야하고

또 잘 익혀야 하는 무엇인듯 싶다.

 

그 형.....

앞으로 3개월을 더 나랑 일해야 하는 그 형....

조금은 편하게 일하며 머리가 아닌 몸이 익숙해지셨으면 하는 바램과

너무 힘들어 하거나 스트레스받기보단 조금 더 동료들과 교감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램과

다음주 낮에 즐겁게 코스탐방 다니자는 바램.....ㅎㅎ

 

역시

음식물쓰레기 수거라는 것은

그냥 저냥 몸 잘굴리면되는 일이라는 결론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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