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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리디]와 [싫어]

  • 등록일
    2009/06/08 12:53
  • 수정일
    2009/06/08 12:53

나라는 놈이 내 삶만큼이나 인간적인 냄새가 안나는 듯

조금 건조해져 버린 것 같아서

아니 갈수록 딱딱해져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조금은 나도 말랑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이런 생각을 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막상 조금 말랑해지려면 언제나 지랄같은 성격탓에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예전처럼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많이 듣고 ...뭐 이런 저런 문화적인 소비 좀 해볼까나 싶다가도

언제나 절대적으로 궁핍한 시간탓에

행하질 못하면서 점점 삭막해져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음...짬짬이 소설책이라도 보아야 겠다...라는 생각에서

진짜로 짬짬이 소설책을 읽었다.

 

[방드리디, 태평양의 끝]을 읽었다...ㅎㅎ

나의 사진기에 이름붙인 [방디드]의 원래 이름이다...ㅎㅎ

방드리디인데 발음하기 힘들어서 내식으로 방디드라 부른다...?....ㅎㅎ

여하튼 읽었다....ㅎㅎ

 

 

예전에 한번 청소년 도서로 개작하여 나온

[방드리디, 원시의 삶]을 읽은 적이 있어서 대략적인 이야기틀은 알고 있었는데도

실종일관 킥킥대며 읽었다.

 

로빈슨이 태평양의 섬에 홀로 난파해서

혼자의 힘으로 문영세계(?)를 개척하는 이야기 초반부는 그야말로 압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를 그리고

집을 짓고....그렇게 공간들을 점유해가는 로빈슨이

결국 다음으로 행하는 시계제작하는 장명ㄴ은

결국 인간의 문명화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점유에서 가능한 것이고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욕망과 믿음에 기초한다는 것이

절시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가장 큰 반전은 결국

원시의 삶인 방드리드가 이 로빈슨의 문명화 된 사회라는 것을

큰 웃음소리 한방으로 뒤엎어 버리는 장면이 아닐까...?

 

결국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를 뒤엎는 것은

거리낄것 없는 웃음소리....삶 자체에서 나오는 유쾌함인 것 같다...ㅎㅎ

 

뭐 여하튼 짬짬이 읽은 소설책이지만 나름 너무 재미있었던 책이다....ㅎㅎ

(근데 이 소설 다읽고 바시 반성한 것은 ...??...

내가 이래서 말랑해질 수 있겠어...?...하는 자책이다....?...푸하하

말랑해지는 것은 어저면 이렇게 힘들까 하는 생각을 했다는...크크크)

 

그러고 보니

차라리 나를 약간은 말랑하게 해준 것은 이 [방드리디]를 읽기전에

진짜로 재미로 생각없이 즐기며 읽자고 선택했던 [싫어] (클라우디아 프렌첼 작)이었던 것 같다.

 

[싫어]는 그냥 쿨한 한 여자의 이야기다...ㅎㅎ

 

 

 

 

--- 책소개 --

  네 시간의 각성기, 그 뒤 찾아오는 두 시간의 수면기
삶을 거꾸로 사는 이웃사이더의 신나는 수다
멀쩡하고 지루한 것들을 마음 놓고 모독하라

보통 사람들과 다른 수면 주기로 네 시간 깨어 있다가 두 시간을 자야 하는 미리암은 밤 세시에 빨래를 하고, 아침 일곱시에 스파게티를 먹고, 초저녁에 잠들었다가 자정부터 다시 뮌헨 시내를 돌아다닌다. 그녀는 럭키스트라이크를 즐겨 피우고,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잠 때문에 후드티를 즐겨 입는다. 백화점의 양탄자 더미 사이에서, 지하철역 공구실에서, 병원 복도의 빈 침대에서, 교회 바닥에서 깨언나 적도 있다. 이 증상의 이름은 '비조직적 유형의 다상성 수면 패턴' 열두 살 때 불현듯 찾아온 이 병은 미리암의 삶을 남들처럼 평범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지 않아도 될 인생으로 바꾸어놓았다. [예스24 제공]

 

실은 이 책.....각성과 수면이라는 광고문구에 혹해서

그야말로 충동구매...?...푸하하하...여하튼 생각없이 읽자라는

무개념으로 읽었는데...읽다보니 나름 재미는 있었다.

그냥 밤에 출근해 차고지에서 멍하니 시간죽이기보다는

무엇이라도 읽자 라는 생각에서 읽기에는 충분한 즐거움을 주었던 책이다.

 

특히 끊임없이 조잘대는 미리암의 삶이 참 쿨하다고 느껴지기보다

왠지 불안불안한 경계의 삶을 산다고 느꼈던것은 나만의 오해일까...?

여하튼 불안불안한 삶속에서도 뭔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미리암이

가끔은 매혹적이지만 실은 묘한 닮음을 나에게서 발견한 즐거움이랄까.....?

뭐 여하튼 이 책 읽고 조금은 말랑해(?)졌다고 생각했었다는 .....크크크

 

(...웃긴 건....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사람들의 반응...?....ㅎㅎ

어..?...니가 왜...?....이런 책도 읽냐...?...안 어울린다..?....

...??...푸하하하.....나름 반응들도 재미있었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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