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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보낸 편지]...아 ! 그람시...!!

  • 등록일
    2009/06/17 17:58
  • 수정일
    2009/06/17 17:58

그람시를 읽었다.....

 

원래는 옥중수고를 읽을까 하다가

요즘 날도 너무 덥고 몸도 많이 피곤한 터라

쉽고 편한 책 중심으로 읽자..!!...라는 생각에서

그냥 이 책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읽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람시가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서 감옥에 감금된 11년동안에

그람시가 지인들에게 쓴 편지글 모음 책이다.

 

[옥중수고]가 전문적인 사회과학적 작품이라면

이 책은 그의 삶을 보여주는 문학 혹은 자서전이랄까...?

감옥에 철저히 고립되고 격리된 삶을 살아가는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삶들을 읶르어 나가고 [옥중수고]와 같은 원대한 연구들을 진행하였는지

그 수감기간 동안 어떻게 버티면서 자신의 주체적인 삶들을 구성해 나가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게 만든 책이다....^^;';

 

오히려 [옥중소고]에서 보여주는 명철한 사상가로써의 모습보다도

이 책에서 보여주는 강인하고 흔들림없는

그리고 언제나 현실에 기반한 운동을 고민하고 정리한는 그의 모습은

새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내가 어떻게 운동이라는 삶을 나의 주체적인 삶으로 재구성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마음에 그 치열함이 지독하게 각인되는 그런 책이다.

 

읽으면서

쉽고 편하게 읽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많은 현실적 활동들을 내 삶의 기반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반성을 하게 만들어 준 그람시에게

언제나 흔들림 없는 존경을 보내본다....ㅎㅎ...(받아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ㅎㅎ)

 

-- 일반적으로 숙명적인 사회적 후진성의 표현으로 간주되었던 바로 그 범죄들(가정파괴)은

    사르데냐에서의 자본주의적 착취가 진전됨에 따라 무서운 증가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증가세는 보다 선진적인 경제 질서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그것은 사르데냐 경제가 사르데냐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적 틀 내의 다른 지역들을 위해 조직되었던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 3년째 되는 해에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이전 활동들로부터 얻은

     잠재적인 자극 덩어리가 꺼지기 시작하고 상투적인 의지가 어스레한 빛을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그나마 이 의지는 결코 실현될수 없는 거창한 계획들과 공상들 속에서

     스스로를 고갈시킵니다.

 

--  지루함은 저의 최악의 적입니다.

     하루종일 읽거나 쓰는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특별한 종류의 지루함으로서 게으름에서 비롯된것이 아니라

     (왜냐하면 저는 계속 일을 하니까요...)

     바깥세상과의 접촉의 부재에서 오는 것입니다........

     ..........

     그것은 그저 지루함이었습니다.

     외로움에서, 그리고 항상 똑같은 것을 보고

     항상 똑같은 일을 하는데서 오는 끔찍한 지루함이지요

 

--  솔직하게 말하면 희원적 사고가 구체적인 의지력의 자리를 차지하는 걸 볼 때 만큼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런 일이 내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나 <쓸모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생기면

     나는 부화가 치미는 정도지만, 이런 현상을 나와 가까운,

     내가 그 사람의 <쓸모>에 대해 거의 객관적일 수 없고

     내가 격려해 주고 싶은 누군가에게서 목격하게 되면

     그때는 나는 고통스럽습니다......

     .............

     눈을 뜬채 꿈을 꾸는 대신 우리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들만을 설정하고,

      그것들을 이루는 최선의 수단들에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문제의 일부는 당신이 나에 관해 너무 진지하고 열심이라는 점이고,

     이것은 종종 당신이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낳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동들 가운데 많은 것이 지나칠 정도의 소박성을 드러냅니다

 

-- 나는 당신에게 내가 근본적으로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당신은 그게 무슨 뜻인지를 이해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내 입장에 자신을 갖다 놓을 수도 없어요. 결과적으로 나는 당신에게

    희극 배우들처럼 보일 수 밖에 없지요.

    나는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벽에 내 머리를 부딪히면 벽이 아니라

    내 머리가 부서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당연한 얘기인지 모르나

    자신의 머리를 부딪혀야만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적이 없는 사람,

    그리고 벽을 열기 위해서는 <열려라 참깨>라고만 말하면 된다고

    배운 사람에게는 당연한 얘기가 아닙니다

 

--  사람은 자신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려는>만큼 그 속으로 더 <들어가서> 생활의

     규칙적인 리듬을 받아들일 때에만 큰 고난을 만나도 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1919년에 이해될 수 있었던 것이 1930년에는

     우스꽝스러운 낭만주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지요.

     이 문제는 내가 보기에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기때문에 심각한 것입니다.

     사실, 당신과 내가 그것에 대해 무어을 할 수 있겠어요 ?

     잔소리와 경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겁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상황들에서 유일한 방법은 설득과 강압을 함께 쓰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

 

그는 아마도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철저한 고립에 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순간도 자신의 삶을 놓지 않았고

한순간도 자신의 신념을 내려 놓지 않았다.....

 

나는...?

나는 그 만큼 괴롭고 외롭고 아팠을 까...?

 

오늘따라 나 스스로가 너무 어리고 유치한 듯해서

부끄러워졌다는 거다...이 책을 읽는 내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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