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전북에서도 희망버스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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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어우~ 갑시다~ 갑시다~

 

 

 

2011/06/30 16:51 2011/06/30 16:51

지나간다김진숙

김주익열사가 돌아가시고, 그해 11월,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곳곳에서 김진숙씨의 추모사를 들으며 울먹 였던 그 밤을 잊을 수 없고,

다음 날 벌겋게 불타던 서울 거리를 잊을 수 없고,
김진숙씨가 어느날 강연에서 김주익 열사가 돌아가시기 전날이던가.. 짬뽕을 먹고 싶다 해서 밑에서 짬뽕을 올려보내려 했는데 국물이 흘러넘쳐 결국엔 못올렸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던 것을 잊을 수 없고,

김진숙씨가 2003년 이후 보일러 한 번 틀지 않고 생활했다는 말에 가슴이 무너내리던 걸 잊을 수 없다.

 

김진숙씨가 정리해고를 막아야한다며 노숙농성을 했을 때, 50먹은 사람이 한겨울 길거리에서 자야하는 현실이 증오스러웠고, 그 증오 전에 난 그렇게 할 수 있을까를 물었다. 못나게도 그렇게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 무서웠다.

 

감정이 복받치니,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축 쳐져서 하루를 힘겹게 보냈다. 강해져야 한다고, 그러니까 정말, 강해져야 한다고 되뇌인다.

 

괴물같은 자본과 공권력보다, 이렇게 무기력한 내가, 공장 담벼락 너머에 주저앉은 운동세력이 더 한스럽다.

2011/06/27 20:02 2011/06/27 20:02

지나간다채식

육류를 안 먹은지(아예 한조각도 입에 안 넣은 건 아니지만)  만 5년이 거진 다 됐다.

어느 때부턴가, 너무 익숙해져 육류를 안 먹는다는 게 특별히 의식되지도 않게 됐다.

요즘은 음식에 고기가 들어있는지 모르고 먹다 삼키게 되면 속이 불편하다.

해산물도 별로 안 댕겨 거의 풀만 먹고 산다. 이게 편하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 육식을 안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민이 든다.

무언가 절제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아니다보니, 그만큼 경계를 쉽게 넘나든다.

방금도 빵조각에 햄이 들어있는데 이걸 골라내려니 귀찮아서 그냥 입에 넣을까 싶었다.

먹으면 배아플까봐 빼냈는데, 음, 이런 채식은 그냥 입에 맞는 맛난 거 찾아먹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2011/06/24 15:32 2011/06/24 15:32

지나간다2011/06/22

5월 말부터 6월 초반까지, 상승세였는데,

요즘 뚝 떨어져있다.

몸도 어딘지 불편하고,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꼬여간다.

 

내가 잘하고 있나를 끊임없이 묻는데, 갈수록 대답에 자신이 없다.

오늘은 꽤 심각한 일이 있었다.

내가 알고 있어야할, 그리고 했어야할 기본적인 조치들을 놓쳤다.

상태가 악화되는 걸 늦추거나 더 빨리 적절한 처치를 받게할 수 있었을텐데, 하지 못했다.

 

지금 난 사기치고 있는 것 같다.

워낙 사기가 몸에 밴 거 아닌가 싶어서 더 좌절스럽다.

2011/06/22 17:38 2011/06/22 17:38

지나간다MTB

어쩌다, MTB 자전거가 하나 생겼다.

이름도 몰라서, 한참 뒤적뒤적 하다 비슷하게 생긴 걸 찾았는데,

게리피셔 타사자라 2005년 쯤 모델인 것 같다.

(설마 껍닥만 같은 거 붙여놓은 거 아니겠지?)

아래사진은 디스크 브레이크지만, 내가 받은 건 보통 브레이크(림 브레이크라고 하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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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쌩쌩 잘 나간다. 큰 도로에서 열심히 달리니 시속 50km는 거뜬히 나오는 것 같다.

좋다고 타고다니는데, 핸들이 너무 낮게 느껴져서 보니,

앞 쇽이 완전 납작해져있다.

자전거포에 가보니 이건 고치는거보다 중고로 사는 게 더 쌀거라고 한다.

열심히 자전거 동호회 사이트 중고장터를 뒤졌다.

무슨 쇽 하나에 백만원 넘는 것도 있고, 신천지다.

그러다 허름허니 3만원에 팔고 있는 걸 발견해, 얼렁 댓글을 남기려 했더니만,

가입한 후 2주일이 지나지 않으면 안된단다.

쇽을 파는 장터를 그곳밖에 못찾았는데..

앞으로도 2주간은 구부정하게 타고 다녀야나보다.

 

엉결에 생긴 자전거,

잘못하면 배꼽이 더 크겠구나 싶어 걱정이다.

나 이런 데 돈들일 생각 없었는데..

그냥 앞으로만 잘 굴러댕기는 자전거면 좋은데.

이건 아무데나 막 세워놓지도 몬하겠어서 보관에도 신경쓰이고.

 

그리고 쇽에 압력을 채워보아도 핸들 높이가 낮아서 자세가 불편하다.

내 앉은키가 커서 그런가..ㅠ

지난번에 주워와서 타던 자전거 잘 굴러댕기고 좋았는데,

이 자전거가 손에 들어온 날, 그 자전거 어떤 분이 고이 들고가셨다. 쩝.

 

쇽을 찾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모르는 용어도 많고, 막 공부하고 있다.

이런 자전거로 계단을 '오르'내리나 보다. 어떻게???????

내려가는 거야, 뭐, 그냥 내려간다 치고..

올라가??? 음. 아주 신천지네.

2011/06/18 09:13 2011/06/18 09:13

지나간다2011/06/17

넘의 컴퓨터에 윈도우 새로 깔아놓았다가 엄청 혼났다.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모면할 궁리만 했는데,

이제 곰곰히 떠올려보니, 무슨 이렇게 개념 충만한 경우가 다 있담.

왜 넘의 가게 가서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 태평하게 있었을꼬..

간혹 세상 모두가 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며 살거라고 당연하게 여겨버리는 때가 있다.

그리곤 꼭 사고를 치고서야 현실로 돌아온다.

 

사람들을 살펴보다 깨달은게

내가 도무지 못견뎌 하는 사람들의 유형이 있듯,

나같은 인간을 못견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 둘이 같지 않다. 그래서 관계는 꼬리를 무나봐.

아무튼, 나를 못견뎌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난 전체가 같이 책임져야할 것을 혼자 깨트리는 사람인듯 하다.

대충 그려지긴 하는데 구체적으로 서술해보려니 턱 막히네..

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을 벌이는건데,

그이들이 보기엔 내가 공유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 있고, 벗어나는 것에 대해 합의를 구하지 않았다.

난 내가 하는 것도 공유할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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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분히 의기소침.

한진중공업에 대한 안좋은 소식들이 들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것도 걸리고,

 

뭐 하나 할수 있는 것도 없어 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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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사는 게 뭐 이리 고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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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7 12:56 2011/06/17 12:56

지나간다졸업

 

코드가 어렵지 않아 쉽게 칠 수 있는 곡..
그러고 보면 코드를 많이 알아야 좋은 노래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ㅠ
 
 
 
그 어떤 신비로운 가능성도
 
희망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은 쫓기듯 어학연수를 떠나고
 
 
 
꿈에서 아직 덜 깬 아이들은
D                                E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듯
                               G
 
짝짓기에 몰두했지
      A              Dsus4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D                                 Em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G            A           D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 보며
D                              Em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G               A             D     A
 
 
G - A - B - C# - D - E(맞는지 모름. 대충 맞을 듯?)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D                                      E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G           A  D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D                                      E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G           A      D      
 
낯설은 풍경들을 지나치는 오후의 버스에서 깨어
D                              E                            G
 
방황하는 아이같은 우리
      A                     D
 
어디쯤 가야만 하는지 벌써 지나친건 아닌지
D                        E                             G
 
모두 말하지만 알 수가 없네
       A                        D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D                                 Em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G            A            D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D                             Em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D                                      E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D                                      E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G             A      D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G             A  D              A
 
(D - E - G - A - D)졸업 -                              songs / lyrics / 윤덕원
 
그 어떤 신비로운 가능성도
희망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은 쫓기듯 어학연수를 떠나고
 
꿈에서 아직 덜 깬 아이들은
D                                E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듯
                               G
짝짓기에 몰두했지
      A              Dsus4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D                                 Em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G            A           D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 보며
D                              Em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G               A             D     A
 
G - A - B - C# - D - E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D                                      E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G           A  D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D                                      E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G           A      D      
낯설은 풍경들을 지나치는 오후의 버스에서 깨어
D                              E                            G
방황하는 아이같은 우리
      A                     D
어디쯤 가야만 하는지 벌써 지나친건 아닌지
D                        E                             G
모두 말하지만 알 수가 없네
       A                        D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D                                 Em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G            A            D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D                             Em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D                                      E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D                                      E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G             A      D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G             A      D              A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D                   E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G             A  D              A
 
(D - E - G - A - D - A) X 2
 
(D - E - G - A - D)
2011/06/15 22:35 2011/06/15 22:35

지나간다희망버스

부산 한진중공업에 다녀왔다.

 

사다리를 타고, 공장 담벼락을 넘어, 정문으로 달려가, 용역깡패들을 밀어내고,

1박 2일, 공장은 해방구였다. 김진숙씨 표현대로, 혁명전야.

 

사회운동의 이정표가 되리라 싶다.

지역과 직종을 넘어서는 연대. 상급단체의 지침에 따라서가 아니라 수평적인 제안과 참여에 따른 연대.

숫적으로도 민주노총에서 지침 때린다 해서 천 단위 전국집회 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이렇게 모인 이들이 공장 담벼락을 넘었다는 데 있다.

넘었다는 그 사실보다, 어떻게든 넘었으리라는 데 있다.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대중 속으로 후퇴해 버린 운동과 그 반경향으로 현장을 외치다 종국엔 현장에 같혀 버린 운동. 이렇게 민주노총을 이야기하면 억울해 하려나? 어쨋든 어느 쪽도 공장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안에서 밖으로도, 밖에서 안으로도.

 

대중이데올로기를 직접 파고들고, 그 균열 속에서 형성되는 운동을 사회운동이라고 부르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밀물 밀려들 듯 모였다 흩어지는 운동을 사회운동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다. 그 균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짧았지만, `1박 2일 공장 노숙 투쟁은 그런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야당 정치인들에게는 한 번도 마이크를 넘기지 않았고, 이 전선을 후퇴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론, 아직은 모른다. 이 1박 2일 희망버스가 이대로 끝난다면, 하나의 이벤트로 남을 뿐이다. 다만 이 희망버스가 언제든지 다시 조직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돌아왔다.

 

잘은 모르지만 희망버스가 어제 공장에 들어간 것과 유사한 예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 현대중공업 골리앗투쟁이 떠올랐다. 전노협 선봉대가 원천봉쇄를 뚫고 물과 식량을 고공농성단에 전달했을 때, 그 위에 있던 이들은 내려가면 다른 건 몰라도 전노협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골리앗투쟁과는 투쟁의 결의와 강도가 또 달랐겠지만, 희망버스가 전노협 선봉대와 같은 효과를 남기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나를 버리며 연대하는 운동. 그것이 복원되어야 하고, 그것만이 살길이다.

 

김진숙 지도위원 발언

6월 12일 새벽 http://www.youtube.com/watch?v=Nwloxtf7k8Q

6월 12일 오후 http://www.youtube.com/watch?v=z1RC3CBnG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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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정문에 있던 용역깡패들과, 그들을 밖으로 몰아내고 정문을 탈환한 희망버스 참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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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로 장식한 85호 크레인

 

밀물 밀려들 듯 다 흩어지는 운동을 사회운동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다. 
밀물 밀려들 듯 모였다 흩어지는 운동을 사회운동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다. 
2011/06/12 22:33 2011/06/12 22:33

지나간다반'값'등록금

연일 반값등록금 문제가 이슈로 터져나오고 있는데, 떠오르는 생각들을 짤막하게 남겨둬야겠다 싶다.
어느정도는 실제보다 더 과도하게 바라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막대구부리는 셈 치고...

우선 반값등록금 이야기는 꽤 불편하다. 아니, '값'이라니. 등록금을 반절로 내리자는 주장은 고등교육이 상품이라는 희극적인 증명으로 시작한다. 교육의 문제를 등록금으로 치환시킨 채 이야기 하면 당연히 교육의 원가와 학생이 지출한 비용과 그에 상응하는 기회비용 등이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등록금을 지출하고 얻은 유형/무형의 상품으로는 자신의 노동력가치를 충분히 상승시키지 못해 미래 임금이 등록금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우리라는 게 일반적 정서 혹은 근거인 듯 하다. 요지는 감당하기에 비싸다는 것이다. 언론이 다루는 방식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20대 취업률을 이야기하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대려면 얼마나 일해야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런 시각에서는 등록금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던지지 않는다. 교육 상품이 저렴하게 공급되면 좋고, 혹여 완전 공짜로 공급되면 더 좋을 뿐이다.
등록금에 복지예산이 지원된다 했을 때, 이미 오래전부터 등록금을 재산축적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사학재단들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후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등록금 지원은 교육재벌들과 권력층 사이의 카르텔을 견고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각 학교에서 등록금을 어떻게 썼는지 밝히고 쓸지 결정하는 것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지출항목이 무엇인지, 다시말해 교육의 구성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수반한다. 부르주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이들은 반값등록금을 수용할지언정 이 질문은 허용할 수 없다. 이 질문은 반값등록금이 실현된다 해서 자연스럽게 제기될 가능성은 전혀 없고, 되려 교육 '원가'를 계산하는 통에 그 너머의 질문은 철저히 봉쇄될 것이다. 이 질문은 지금 당장 던져져야 하고, 그래서 전선은 반값등록금 실현 여부가 아니라, 교육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느냐에 존재한다.

내가 경험했던 등록금 투쟁은 등록금 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이었고 인하는 현실의 요구가 될 수 없었다. 그러면 반값등록금이 등록금동결보다 더 급진적인 구호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은 게, 교육이 왜 상품이 아닌지, 교육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설득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몇 년전이 훨씬 치열했다.(물론 그 때도 %싸움에만 매달려 교육의 공공성을 놓치고 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곤 했었다.) 지금은 등록금의 값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지 대학의 기업화, 학문의 신자유주의적 재편 등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교육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거라면, 그 상품의 사용가치가 무엇인지 정도는 얘기가 나와야한다. 별 필요도 없는 상품 강매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와 같은 기초적인 질문말이다. 상품의 값이 비싸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그 상품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두리뭉실하다. 돈 내고 취업설명회 들으면서, 일류대는 일류대끼리, 지잡대는 지잡대끼리 신분 나눠주고 라인 세워주는 게 대학 아니던가.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을 그 이야기가 지금껏 '값'에 묻혀있는 것은 반값등록금 운동이 현재 질서를 재생산하는 세력들과 동맹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왠지는 모르지만 돈을 내고 있으니, 그 돈을 줄여 가계에 보탬을 주자는 게 되서는 안될일이다. 등록금이 물가인상률 이상으로 올라왔던 건 사실이지만, 그 과도한 인상 때문에 상품의 가치와 가격사이의 괴리가 심해진 게 핵심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교육이라는 상품의 특수성 때문에 그런 과도한 인상이 가능했던 것이 문제이다.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놓는 이상 반값등록금이 2011년에 실현된다 해도 입시경쟁 때문에 새벽까지 학원에 묶여있고, 취업경쟁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현실이 바뀔 리 없다.

이렇게 말 꺼내면 교육의 공공성 부터 해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겠지만, 이건 그간 나온 이야기들을 찾아보면 될일이고(게으름, 무책임...;;), 말하려는 요지는 내가 뭘 사서 쓰는지는 놓아둔 채 비싸다고 얘기해봐야, 조삼모사 되기 십상이라는 거다. 실제 정치인들은 반값등록금을 위해 대학 구조조정을 더 파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 지금 주류 운동세력(민주당을 포함해)은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럼 등록금은 반값하고,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며 지연된 등록금 내는 꼴 되는 거다.(대학의 구조조정이 사회 곳곳의 구조조정과 맞닿아 있음은 자명하다.) 반값등록금과 대학 청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이 충돌하는 상황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학점과 연계한 반값등록금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반값등록금' 자체보다 그것이 무엇을 지향하며 실현되고 어떤 효과를 남길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다.(서울대 법인화 저지 투쟁은 시기적으로 반값등록금과 겹치지만 결과 효과는 다르다. 구호선정은 운동에서 거의 모든 것이다.)

반값등록금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의 선정적이고 대중적인 파급력이 있는 이슈를 장악해 쪽수를 모으는 활동방식도 탐탁치 않다. 2008년 촛불의 재현을 꿈꾸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때 촛불이 무엇을 남겼는지에 대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2008년처럼 촛불이 모이면 등록금이 낮춰지고, 교육이 바뀔까? 2008년 촛불은 정말 무엇을 바꿔내긴 했던가? 야당까지 동원해 판을 키워보려 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현재 운동이 전선에 한참 미달한다는 증명이다. 2008년 촛불의 실패도 전선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사람만 많이 모인다고 세상이 바뀐다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가서 모으면 될 일이다. 반’값’등록금은 그들과 달라보이게 하면서, 동시에 손잡을 수 있게 만드는 구호다. 이런 구호를 선정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언제나 감탄이 나온다. 동시에 우울하다.

2011/06/09 15:59 2011/06/09 15:59

지나간다신약

신약을 읽기 시작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예수는 스스로를 '사람의 아들'이라고 칭한다.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음을 보여주마. 가슴이 두근거린다. 

 

예수는 구약을 자주 인용한다.

신약과 구약에 단절이 있으리라는 나의 억측은 시작부터 어긋났다.

예수는 구약을 단지 자신의 방식대로 이해한 게 아니라, 구약의 뜻이 예수의 뜻이겠네..

내가 이해하려는 예수의 뜻이 실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훨씬 오래전부터 면면이 이어지는 어떤 것.

어떤 것을 미리 세워 놓고 눈을 부릅뜨고서 찾으려는 태도가 건방지고 괘씸해 보이네.  끌끌

 

 

11.6.21

예수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일지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건 악령이거나 제자들이거나 등등. 그리고 예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훨씬 더 귀하다.

http://www.newsnjoy.co.kr/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24143

2011/06/04 11:24 2011/06/04 11:24